[한스경제=박대웅 기자] '끝판왕' 오승환도 근 1년 만에 3안타로 타격감을 뽐낸 강민호도 삼성 라이온즈를 패배에서 팀을 구해내지 못했다. 반면 키움 히어로즈는 꼭 필요한 순간 터진 전병우의 결승 투런포로 기분 좋은 승리를 챙겼다.  

삼성은 9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키움과 맞붙었다. 삼성은 원태인을 키움을 조영건을 선발로 내세웠다. 삼성은 출발부터 불안했다. 선발 원태인이 2사 후 이정후에게 이날 경기 첫 안타를 시작으로 위기를 자초했다. 4번 박병호부터 박동원, 전병우, 7번 이택근까지 네 타자를 연속해서 볼넷으로 내보냈다. 그 사이 밀어내기로 2점을 헌납했다. 개인 최다 연속 볼넷이다. 삼성은 1회말 곧바로 반격했다. 4번 살라디노가 3루수 앞 땅볼로 1점을 신고했다. 이어 3회에도 살라디노가 동점 적시타를 때려내며 경기를 2-2 원점으로 되돌렸다. 

문제는 마운드였다. 삼성은 이날 7회 김윤수가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어내기 전까지 매 회 주자를 내보냈다. 선발 원태인은 4이닝 92개를 투구하며 5회 일찌감치 교체됐다. 결국 불펜 싸움에서 삼성은 키움에 밀렸다. 원태인에 이어 투구판을 밟은 이승현은 5회 전병우게 결승 투런포를 얻어 맞았다. 후속 타자들을 모두 돌려세우며 추가적인 실점을 내주지는 않았지만 경기 흐름은 일순간 키움으로 쏠렸다.  

반대로 키움의 불펜은 위기 속에서도 팀의 승리를 지켰다. 6회 박해민에게 볼넷을, 강민호에게 안타를 내주며 무사 1, 3루의 위기를 맞았지만 김상수의 희생플라이에 따른 1실점으로 틀어 막았다. 

8회 경기의 승패를 떠나 기념적인 투구가 있었다. 2013년 한신 타이거즈 이적 후 7년 만에 KBO로 돌아온 오승환이 복귀 등판을 가진 것. 오승한은 복귀 첫 투구로 시속 145km짜리 직구를 선택했다. 

오승환의 초구는 포수 미트가 아닌 우익선상에 떨어졌다. 박준태는 오승환의 초구 빠른공을 그대로 통타해 2루타를 뽑아냈다. 이후 오승환은 키움의 희생번트로 1사 3루의 실점 위기를 맞았다. 김규민을 땅볼 아웃으로 잡아내며 한숨 돌리는 듯 했지만 서건창에게 볼넷을 내주며 흔들리는 듯 했다. 하지만 김하성을 공 하나로 포수 플라이아웃으로 돌려세우며 위기에서 탈출했다. 

오승환을 대신해 마운드에 오른 노성호는 9회를 깔끔하지 지키지 못했다. 이번에도 전병우였다. 1사 1, 2루 상황에서 전병우와 만난 노성호는 좌익수를 넘기는 2루타를 전병우에게 내주며 2실점 했다. 전병우는 이날 키움이 낸 5득점 중 4점을 혼자 책임지며 훨훨 날았다. 

삼성은 9회말 차세대 끝판왕 조상우와 맞붙었다. 이날 경기 세 타석에서 모두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이성규는 리그 최고의 마무리 조상우를 상대로 안타를 뽑아냈다. 하지만 조상우는 강했다. 다음 타자 김상수를 더블플레이로 잡아냈다. 경기는 그렇게 끝나는 듯 했지만 불씨를 살린 건 대타로 들어선 '한국의 알투베' 김지찬이었다. 김지찬은 볼넷으로 걸어 나가며 불씨를 남겼고 부상 복귀한 구자욱이 적시타로 4번 타자 살라디노에게 기회를 연결했다. 삼성의 4번 타자와 키움의 마무리의 진검 승부에서 웃은 이는 조상우였다. 특유의 빠른 직구로 살라디노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 세우며 키움의 5-3 승리를 지켜냈다. 

대구=박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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