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이흥련(왼쪽)과 키움 전병우. /OSEN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백업 신세였던 야구 인생에 ‘쨍하고 해 뜰 날’이 왔다. 이흥련(31·SK 와이번스)과 전병우(28·키움 히어로즈)가 만년 백업의 설움을 벗어 던지고 야구 인생을 활짝 꽃피우고 있다.

KBO 리그에선 지난해 말부터 올 시즌 초반까지 총 7건의 트레이드가 성사됐다. SK 와이번스(3건), KIA 타이거즈(3건), 롯데자이언츠(2건), 키움 히어로즈(2건), 두산 베어스(2건), 한화 이글스(1건), KT 위즈(1건)가 트레이드 시장에서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총 18명의 선수가 유니폼을 바꿔 입었다. 올해 트레이드 마감일은 8월 15일이다. 5월을 보내며 팀마다 약점이 뚜렷하게 드러난 만큼 추가 거래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현재까지 트레이드 시장의 승자는 SK와 키움이다. SK는 두산에서 영입한 포수 이흥련이, 키움은 롯데에서 넘어온 전병우가 ‘승리를 부르는 파랑새’로 거듭나며 팀 전력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

SK는 부동의 주전 포수인 이재원(32)이 개막 세 번째 경기인 지난달 7일 인천 한화전에서 상대 투수의 공에 맞아 오른손 엄지가 골절되는 부상을 입고 전열을 이탈했다. 주전 안방마님이 부상으로 빠진 그 날부터 10경기를 내리 패하면서 하위권으로 추락했다. 이재원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중량감 있는 포수 영입을 추진했고, 수준급 백업으로 평가 받은 이흥련을 영입했다. 

홍익대 졸업 뒤 2013년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한 그는 진갑용(46ㆍKIA 코치), 이지영(34ㆍ현 키움)이라는 걸출한 포수 틈에 가려 백업 포수에 머물렀다. 군 복무를 마치고 2018년 두산으로 둥지를 옮겼지만 그곳에는 양의지(33ㆍ현 NC)와 박세혁(30)이 버티고 있어서 그는 항상 제3의 포수에 그쳤다.

만년 백업 포수에 머물렀던 이흥련은 새 옷으로 갈아입은 뒤 펄펄 날고 있다. 이적 후 첫 경기인 30일 인천 한화전에서 홈런 포함 4타수 3안타 1홈런 2타점으로 활약을 예고한 그는 다음날에도 선발 포수 마스크를 쓰고 또다시 홈런을 쏘아 올리며 SK가 시즌 첫 스윕을 달성하는 데 큰 힘을 보탰다. 공수에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주전 포수 이재원의 공백을 완벽히 메우며 SK의 새로운 안방마님으로 자리매김했다. 이적 뒤 10경기에서 타율 0.303에 2홈런 7타점, OPS 0.848을 기록 중이다. 시즌 초반 10연패에 빠지는 등 최하위로 추락했던 SK는 이흥련이 합류한 뒤 6승 3패로 정상 궤도에 올랐다. 

기대주에 그쳤던 전병우도 키움으로 이적한 뒤 야구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했다. 키움은 지난 4월 6일 롯데 자이언츠에 외야 유망주 추재현(21)을 내주고 내야수 전병우와 투수 차재용(24)을 받았다. 세 선수 중 현재 1군에서 뛰고 있는 선수는 전병우뿐이다. 

동아대를 졸업하고 2015년 2차 3라운드로 롯데에 입단한 전병우는 한동희(21), 김민수(22)와 함께 3루 유망주로 주목 받았다. 2018시즌 27경기 타율 0.364 3홈런 13타점 OPS 1.048의 반짝 활약을 보여줬다. 그러나 지난해 허리 부상 탓에 29경기 출전 타율 0.098로 추락했고, 한동희, 김민수 등 유망주들에게 밀려 키움으로 트레이드 됐다. 

키움이 전병우에게 거는 현실적인 기대치는 테일러 모터(31·퇴출)와 김웅빈의 뒤를 받치는 백업이었다. 그런데 백업으로 생각하고 데려온 전병우가 주전급 활약을 펼치고 있다. 9일까지 15경기에 출전해 타율 0.317에 12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15로 맹활약 하며 외인 모터가 빠진 3루 공백을 완벽하게 메웠다. 9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선 결승 투런 홈런 포함, 4타수2안타 4타점 맹활약으로 팀의 5-3 승리를 이끌었다. 6월 들어 7경기에서 0.393의 타율과 2홈런, 10타점으로 불망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키움의 복덩이라는 별명이 붙은 전병우는 “‘복덩이’라는 이야기가 계속 나오고 있는데 끝까지 이어나갔으면 좋겠다”면서 “풀타임을 뛰어본 적이 없어서 계속 안타를 치고 페이스를 유지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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