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합병한 빅히트(위)와 플레디스.

[한국스포츠경제=정진영 기자] 문화 콘텐츠 산업은 여타 분야에 비해 압도적인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산업으로 선망의 대상이 된 지 오래입니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은 대중문화의 즐거움을 누리는 수요자에서 부가가치의 혜택을 누리는 공급자를 희망하고 있기도 하지요. 이에 한국스포츠경제 연예문화부 기자들이 나서 그 동안 전문가들이 미처 다루지 않았던 혹은 못했던 엔터테인먼트와 관련된 경제학 이면을 찾아보고 새로운 시각으로 조명하는 코너를 진행합니다. <편집자 주>

최근 방탄소년단의 소속사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이하 빅히트)는 그룹 뉴이스트, 세븐틴의 소속사로 유명한 플레디스의 지분을 인수,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앞서 여자친구의 소속사 쏘스뮤직을 인수합병한 빅히트는 플레디스까지 흡수하며 더욱 화려한 멀티 레이블 체제를 갖추게 됐다. 이처럼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이 코스닥에 상장하고 대형 회사로 커나가면서 서로 간의 지분 인수, 합병 등으로 몸집을 키우는 케이스가 늘고 있다. 이를 통해 서로 다른 소속사에서 시작했던 스타들도 궂은 일, 좋은 일을 함께하는 한식구가 되고 있다.

■ 방탄소년단-여자친구, 엑소-신치림 '우린 사촌지간'

소속사가 커지면서 여러 스타들을 보유하는 건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빅히트의 경우 방탄소년단이 충분히 자리를 잡자 동생 그룹 투모로우바이투게더를 론칭했다.

빅히트에서 론칭한 그룹은 아니지만 인수합병으로 한식구가 된 이들도 있다. 빅히트의 레이블인 쏘스뮤직 소속 여자친구와 플레디스 소속 세븐틴, 뉴이스트, 범주 등. 방탄소년단과 투모로우바이투게더가 형제 그룹이라면 쏘스뮤직, 플레디스 소속 아티스트들은 이 두 그룹과 일종의 사촌지간이라고 볼 수 있다.

그룹 방탄소년단(위)과 여자친구.

윤종신이 이끄는 미스틱스토리도 SM엔터테인먼트와 끈끈한 관계가 있다다. SM엔터테인먼트는 지난 2017년 전략적 투자를 통해 미스틱엔터테인먼트(미스틱스토리의 전신)의 지분 28%를 취득하며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이에 따라 미스틱스토리 소속 가수들인 신치림(윤종신, 하림, 조정치), 정인, 롤러코스터 조원선, 브라운아이드걸스, 민서 등은 모기업인 SM엔터테인먼트 소속 동방신기, 샤이니, 엑소, 레드벨벳 등과 사촌 관계를 맺게 됐다.

모기업과 레이블 사이의 관계가 더 끈끈한 경우도 있다. YG엔터테인먼트와 더블랙레이블이다. 더블랙레이블은 지난 2016년 5월 YG엔터테인먼트의 간판 프로듀서인 테디가 설립한 독립 레이블이다. 사옥은 YG엔터테인먼트 인근에 있으며, 설립 단계부터 YG엔터테인먼트가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할 만큼 끈끈한 관계다. YG엔터테인먼트의 산하 레이블이라고 할 수 있는 더블랙레이블에는 테디를 비롯해 자이언티, 알티, 전소미 등이 소속돼 있다. 따라서 이들은 YG엔터테인먼트 소속 빅뱅, 블랙핑크, 위너, 아이콘, 악뮤 등과 사촌이다.

■ '아는 형님' 알고 보면 다 한식구라고?

JTBC 예능 프로그램인 '아는 형님'은 2015년 12월 5일 첫 방송된 이후 만 4년 넘게 꾸준히 방송을 이어오며 인기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았다. 그런데 알고 보면 이 프로그램의 출연자들 역시 대부분 한식구다.

'아는 형님'의 고정 출연진은 강호동, 서장훈, 김영철, 이수근, 김희철, 민경훈, 이상민 등이다. 여기서 민경훈과 이상민을 제외한 다섯 명은 뿌리가 SM엔터테인먼트로 같다. 강호동과 이수근은 연기자, MC 등 방송인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엔터테인먼트사 겸 제작사인 SM C&C 소속이며, 서장훈과 김영철은 미스틱스토리에 둥지를 틀고 있다. 김희철은 슈퍼주니어를 위해 따로 설립된 SM엔터테인먼트의 레이블인 레이블 SJ 소속이다. 그리고 이런 '아는 형님'의 제작사는 미스틱스토리와 SM C&C다.

'아는형님' 포스터.

한 때 엔터계에서는 매니지먼트사가 직접 콘텐츠를 제작하는 자회사를 설립하는 트렌드가 있었다. FT아일랜드, AOA 등의 소속사인 FNC엔터테인먼트 역시 콘텐츠 제작사인 FNC애드컬쳐를 설립했다.

SM엔터테인먼트는 지난 2018년 FNC애드컬쳐를 인수, 사명을 SM라이프디자인그룹으로 변경했다. FNC애드컬쳐가 매니지먼트사는 아니다 보니 SM엔터테인먼트와 FNC엔터테인먼트 사이의 관계가 빅히트와 쏘스뮤직-플레디스와 같을 순 없지만 최소한의 패밀리십은 만들어졌던 셈이다. 하지만 지난 해 말 FNC엔터테인먼트에서 보유하고 있던 주식 전량(816만308주)을 매도하면서 SM엔터테인먼트와 FNC엔터테인먼트 사이의 관계성은 흐릿해졌다. FNC엔터테인먼트는 JTBC 예능 프로그램 '아이돌룸' 등을 제작하고 있는 FNC프로덕션과 영화 및 드라마 제작 사업에 주력하고 있는 FNC스토리를 통해 콘텐츠 제작을 이어가고 있다. SM라이프디자인그룹은 아티스트의 앨범 및 화보집, MD 등을 주로 제작하고 있으며 지난 해 종영한 SBS 드라마 '황후의 품격' 제작사로도 이름을 올렸다.

사진=빅히트, 플레디스 제공, OSEN, JTBC 제공

정진영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