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지혁. /OSEN

[수원=한국스포츠경제 이정인 기자] 눈물을 흘리며 정든 친정팀을 떠난 류지혁(26ㆍKIA 타이거즈)이 새로운 팀에서 ‘꽃길’만 걷겠다고 굳게 다짐했다.

류지혁은 7일 홍건희(28)와 맞트레이드로 KIA 유니폼을 입었다. 충암고를 졸업하고 2012년 두산에 입단한 그는 내야 전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전천후 내야수다. 주전은 아니었지만 활용도가 커 ‘주전급 백업’으로 평가 받으며 1군 통산 497경기에 나갔다. 2017년 125경기, 2018년 128경기, 2019년에는 118경기에 뛰었다. KIA는 공ㆍ수ㆍ주를 두루 갖춘 류지혁을 영입하면서 취약 포지션인 3루수 자리를 보강했다. 윌리엄스 감독은  “류지혁의 가세로 3루 수비의 안정화를 기대할 수 있다. 그에 대해 많이 아는 건 아니지만, 훈련 때 보니 수비가 매우 좋더라. 또한, 라인업에 좌타자 옵션도 추가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3루수로 만 기용하진 않을 계획이다. 그는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 다른 선수의 휴식이 필요할 때 2루수, 유격수로 나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9일 KT 위즈전을 앞두고 KIA 선수단에 합류한 류지혁은 ‘51번’이 새겨긴 붉은색 유니폼을 입고 밝은 표정으로 훈련에 임했다. 이날 맷 윌리엄스(55) 감독이 지켜보는 가운데 수비와 타격 훈련을 소화하며 구슬땀을 흘렸다. 훈련이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트레이드된다고 처음 들었을 때는 생각이 많았다. 나를 둘러싸고 트레이드 이야기가 많다는 것은 알았는데, 막상 된다고 하니 설렘 반, 걱정 반이었다"고 돌아봤다.

2012년 프로에 데뷔한 뒤 줄곧 두산에서만 뛰었다. 오랜 시간 동고동락한 선후배들과 이별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자칭 '상남자'인 류지혁도 눈물을 쏟으며 뜨거운 안녕을 고했다. "원래 눈물도 없어서 안 울려고 했는데 형들 얼굴을 보니까 눈물이 났다. 형들이 많이 챙겨줬고, 형들 덕분에 실력도 좋아졌는데 떨어지려니 눈물이 났다"며 "(박)건우 형이 많이 울었다. 둘이 껴안고 5분 동안 울었다"며 웃었다.
류지혁은 자신에게 많은 지지를 보내준 두산 팬들에게도 "기대에 충족하지 못해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별의 아쉬움은 가슴에 묻고 간절함을 다시 가슴에 새겼다. 류지혁은 “KIA로 가게 될 줄은 생각도 못 했다"며 "저에게는 좋은 기회다. 외국인 감독님을 만나는 기회도 흔치 않은데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두산 시절 쟁쟁한 주전들에 가려 후보에 머무른 류지혁에게는 KIA 이적은 주전으로 도약할 수 있는 일생일대의 기회다. "KIA로 넘어오면서 '여기서는 꼭 주전을 해야 한다. 백업 말고 주전 하러 여기에 왔으니, 주전을 해서 실력으로 보여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두산 소속) 형들이 꼭 주전하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했다. 그 약속을 반드시 지키고 싶다”고 다짐했다.

KIA는 내야진의 기둥인 김선빈(31)이 9일 경기 도중 햄스트링에 통증을 느껴 교체됐다. 허벅지 근육 파열은 면해 4주 이상 장기 이탈은 피했지만, 10일 부상자 명단의 올랐다. KIA 관계자는 “정확히 왼쪽 허벅지 대퇴 이두근 염좌 소견을 받았다. 찢어지거나 파열된 것은 아니다"면서 "큰 부상은 아니지만 그래도 재발 위험이 있어 10일 부상자 명단에 올라갔다. 이번 주까지 휴식을 줄 예정이다"고 밝혔다. 김선빈의 이탈로 류지혁의 가치가 더 크게 부각될 가능성이 커졌다. 류지혁은 "3루뿐만 아니라 감독님께서 어디를 맡기시든 확실히 하겠다"고 했다.

KIA는 그동안 트레이드 성공사례를 많이 만들었다. 류지혁은 팀의 트레이드 성공계보를 반드시 잇겠다는 각오다. “KIA의 팀 이미지에 맞게 강인하게, 항상 전투적으로 달려드는 팀에 꼭 필요한 선수가 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수원=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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