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올 여름 개봉을 앞둔 영화 ‘승리호’가 웹툰으로 대중을 먼저 만나고 있다. 카카오페이지X다음 웹툰 ‘슈퍼웹툰 프로젝트’ 승리호가 지난 달 27일 첫 공개됐다. 2회 차만에 열람수 200만 건 기록하며 독자들의 뜨거운 지지를 받고 있다. 웹툰의 흥행이 영화로도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되는 이유다.
■ “웹툰 영상화 NO”..시나리오에서 출발
웹툰 ‘승리호’는 웹툰의 영상화라는 기존 문법에서 벗어나 영화 시나리오에서 비롯된 작품이다. 완결 웹툰이 극화된 사례는 흔하지만 시나리오에서 웹툰을 만든 건 거의 드문 일이다.
투자배급사 메리크리스마스가 개발한 ‘승리호’ 시나리오를 보고 카카오페이지가 영화투자 제작 결정과 함께 웹툰까지 제작을 도모했다. 마블시리즈와 같은 ‘IP(지적재산권) 유니버스’를 함께 도모하고자 출발한 프로젝트다.
카카오페이지 측은 “웹툰 ‘승리호’는 카카오페이지가 ‘IP 비즈니스 사업자’로서 첫발을 내디디며 선보이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페이지는 다양한 스토리 포맷을 확장하며 ‘승리호’의 IP를 확장시킬 계획이다.
‘승리호’는 2092년, 우주쓰레기 청소선 ‘승리호’의 선원들이 대량살상무기로 알려진 인간형 로봇 ‘도로시’를 발견한 후 위험한 거래에 뛰어드는 이야기를 그린다.
미래와 우주를 접목시킨 매력적인 세계관과 개성 있고 독특한 작화로 유명한 ‘홍작가’의 작품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승리호를 총괄하는 다음웹툰의 박정서 대표는 “홍작가의 작화 스타일이 우주활극과 잘 부합했다”며 “그러나 무엇보다 ‘승리호’의 세계관과 개성강한 캐릭터, 속도감 있는 전개가 잘 어우러지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영화가 우주 쓰레기 청소선 승리호 선원들이 대량살상무기인 인간형 로봇을 발견하고 거래에 뛰어드는 과정에 치중한 반면 웹툰은 선원들의 전사에 집중했다. 휴머노이드 로봇 업동이 등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이 운명에 이끌리듯 승리호에 모이는 모습이 그려진다.
■ 웹툰 ‘승리호’ 인기..영화 흥행 바통 이어질까
웹툰으로 먼저 기대감을 높인 ‘승리호’가 영화로도 흥행할 수 있을지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웹툰 ‘승리호’는 ‘슈퍼웹툰 프로젝트’의 3번째 작품으로 앞서 ‘이태원 클라쓰’, 윤태호 작가의 ‘어린-남극편’이 ‘슈퍼웹툰 프로젝트’로 소개됐다.
‘이태원 클라쓰’는 웹툰과 함께 드라마로도 인기를 끌었다. 최고시청률 16.5%(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로 종영한 이 드라마의 주인공 박서준은 ‘박새로이’ 신드롬을 일으키며 현재 김수현과 함께 ‘러브콜’ 1위 배우로 꼽히고 있기도 하다.
영화 ‘승리호’ 역시 ‘이태원 클라쓰’와 같은 흥행 양상을 띨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송중기와 김태리 주연작 ‘승리호’는 제작비만 240억원이 넘는 블록버스터다. 극장 손익분기점은 약 700만 명에 달한다. ‘신과함께’ 시리즈로 유명한 VFX(시각 특수효과)회사 덱스터 스튜디오와 약 27억 원 규모로 VFX 공급 계약을 체결한 작품으로 뛰어난 영상미를 과시할 예정이다.
사실 국내에서 SF 장르물이 흥행에 성공한 사례는 드물다. ‘인랑’(2018) ‘루시드 드림’(2017) ‘인류멸망 보고서’(2012) ‘7광구’(2011) 등이 모두 흥행에 참패했다.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2013) 만이 국내에서 930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했다.
SF 세계관을 영화와 웹툰으로 유니버스를 구축하며 다양한 콘텐츠를 창조하는 시도는 참신하다. ‘승리호’가 국내 SF 장르물은 흥행에 실패한다는 편견을 깨고 탄탄한 스토리와 영상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사진=카카오페이지 제공·'승리호' 예고편
양지원 기자 jwon04@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