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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경제=고예인 기자] ‘창녕 프라이팬 학대’ 부모가 초등학교 4학년 딸에게 평소 쇠사슬 목줄을 채우고, 물고문까지 했다는 피해자 진술이 나왔다. 경찰은 A양(9) 목에 난 상처와 집에서 발견된 목줄 등을 토대로 사실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다.

10일 경남지방경찰청과 창녕경찰서에 따르면 A양은 “부모가 평소에는 쇠사슬로 된 목줄에 묶어뒀다가 청소나 설거지 등 집안일을 할 때 풀어줬다”는 취지로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진술했다.

11일 경남지방경찰청은 지난 5일 계부 A씨의 협조를 받아 집을 압수수색을 시행해 학대 도구로 의심되는 다수 물품을 확인했다. 압수품은 10개 정도로 물품은 프라이팬과 쇠사슬, 자물쇠, 플라스틱 재질 막대기 등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계부와 조현병을 앓는 친모가 이 도구들을 이용해 실제 A양을 학대하는 데 이용했는지를 조사 중이다.

A양은 아동보호전문기관 조사에서 “집에 있는 몽둥이 같은 것으로 맞았다”며 “욕실에서 물에 머리를 잠기게 해 숨을 못 쉬게 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A양 머리에는 찢어진 상처가, 눈에는 시커먼 멍 자국이 있다.

이밖에 A양은 “부모가 자주 밥을 주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A양은 최근 병원으로 옮겨졌을 때 빈혈증세가 나타나 수혈을 받았다.

A양은 지난달 29일 온몸에 심한 상처를 입은 채 맨발로 경남 창녕의 거리를 배회하다 시민 신고로 경찰에 구조됐다. 머리에서는 피가 났고 손에는 심한 물집이 잡혀 있어 오랜 학대에 시달려온 것처럼 보였다. A양은 경찰에 “계부가 프라이팬에 손가락을 지졌고 2018년부터 최근까지 상습적으로 학대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A양 가족은 지난 1월 경남 거제에서 창녕으로 이사를 왔고, A양은 2년 전부터 부모로부터 학대를 당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 결과 계부 A양이 평소 '말을 듣지 않고 거짓말을 해서 지난 2018년부터 상습적으로 학대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현병 환자인 친모도 증세가 심해지면서 계부와 함께 지난해부터 딸을 학대한 것으로 조사 결과 밝혀졌다.

한편 A양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학교에 가지 않고 외출도 하지 않아 주변에서 학대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고예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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