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이성우. /OSEN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LG 트윈스의 베테랑 포수 이성우가 프로 데뷔 첫 역전 결승포를 터뜨리며 팀의 더블헤더 싹쓸이를 이끌었다.

LG는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0 KBO 리그 SK 와이번스와 더블헤더 2차전에서 3-1로 이겼다.

앞서 열린 1경기에서 7회 말 라모스의 역전 투런포에 힘입어 승리한 LG는 하루에 2승을 거뒀다. LG는 지난달 16일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더블헤더도 모두 잡은 바 있다. 올 시즌 리그에서 유일하게 더블헤더를 두 차례 치른 LG는 한 차례도 패하지 않았다.

LG는 NC 다이노스, 두산 베어스에 이어 세 번째로 20승(12패) 고지에 올랐다. SK는 11승 22패가 됐다.

1차전서 기분 좋은 역전승을 거둔 LG는 1회 말 1사 3루에서 채은성이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선제점을 뽑으며 기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3회 초 선발 임찬규가 김성현에게 중전 안타, 김강민에게 역전 투런 홈런을 얻어 맞아 1-2로 역전당했다. 임찬규는 6회 초 정진기에게 또 한 번 솔로 홈런을 허용했다.

5회까지 1점에 그친 LG 타선은 6회 타올랐다. 김현수의 2루타, 채은성의 볼넷으로 만든 1사 1,2루서 1차전 역전 결승포의 주인공 라모스가 우월 2루타를 작렬하며 3-3 동점을 만들었다.

분위기를 바꾼 LG는 이번에도 7회 말에 홈런포로 승기를 가져왔다. 해결사는 베테랑 이성우였다. 이날 8번 포수로 선발 출장한 이성우는 SK 투수 정영일을 상대로 볼카운트 2스트라이크 2볼에서 5구째 129km짜리 체인지업을 공략해 큰 타구를 날렸다.

라인드라이브성으로 날아간 타구는 왼쪽 담장을 향했고, SK 좌익수 최지훈이 점프를 해서 잡으려 했으나 펜스를 살짝 넘어간 뒤 다시 그라운드로 떨어졌다. 3루심은 홈런을 선언했고, 3루까지 전력질주한 이성우는 심판의 홈런 신호를 보고 홈으로 천천히 들어왔다.

염경엽 SK 감독은 홈런 여부에 대해 비디오판독을 요청했다.

판독 결과 이성우의 타구가 관중석 계단을 맞고 다시 그라운드로 들어온 것이 확인돼 홈런으로 인정됐다.

이성우의 홈런에 힘입어 스코어를 뒤집은 LG는 필승조 진해수와 송은범이 8회와 9회를 무실점으로 틀어막아 승리를 챙겼다. 경기 뒤 류중일 감독은 “선발 임찬규가 6이닝을 잔 던져주었고, 김대현이 위기에서 올라와 잘 막아줬다. 뒤이어 진해수와 송은범이 마무리를 잘해줬다. 공격에선 라모스의 동점 2루타와 이성우의 결승 홈런이 결정적이었다”고 밝혔다.

올해 우리 나이로 마흔이 된 이성우는 놀라운 반전을 보여주고 있다. 2005년 SK에 입단해 프로 생활을 시작한 이성우는 지난해까지 통산 홈런이 4개였다. 그러나 올해는 벌써 3개를 때려냈다. 지난달 27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생애 첫 만루포를 때려냈다.

이성우는 "생애 첫 결승 홈런을 때려서 벅차 오른다. 친정 팀 SK를 상대로 때려낸 홈런이어서 더욱 기쁘다. 선수들에게 피자를 돌릴 생각이다. 올해 저 스스로도 예상하지 못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어서 놀랍다"면서 "겨우내 (박)용택이 형에게 하체 중심이동에 대한 조언을 많이 받았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올해가 선수 생활의 마지막일 수도 있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잠실=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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