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생보·손보, 보장범위에 따른 성장여력 차이도 있어
손해보험이 내년에 사상 처음으로 생명보험 수입보험료를 역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그래픽 김민경기자

[한스경제=조성진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생명보험이 큰 타격을 받은 가운데 내년에는 손해보험이 사상 처음으로 생명보험 수입보험료를 역전할 것이란 주장이 나왔다. 생명보험업계는 지난 몇 년간 수입보험료 하락세에 코로나19 사태 등 외적인 요인들까지 겹쳐 사면초가라는 입장이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조영현 보험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지난 10일 보험동향 설명회에서 "생명보험의 경우 작년보다 역성장폭이 커졌지만 손해보험은 자동차보험료 인상과 배상책임 관련 의무보험 증가 등의 영향으로 성장폭이 전년에 비해 늘었다"며 "이 추세대로라면 내년 즈음 손해보험 수입보험료가 생명보험을 앞서는 역전 현상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보험연구원의 '2020년 수입보험료 수정 전망' 리포트에 따르면 생명보험의 올해 수입보험료는 전년 대비 1.8%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생명보험은 특히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대면 영업환경 악화, 보장성보험 증가세 둔화와 지속적인 저축성보험 감소세 영향 등으로 성장률이 하락했다. 생명보험 수입보험료 증가율은 2016년 -0.4%, 2017년 -3.9%, 2018년 -5.1%, 2019년 -1.4%로 역성장이 지속되고 있다.

변액저축성보험은 코로나19로 인한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등으로 전년 대비 8.2%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일반저축성보험은 저금리와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및 신지급여력제도(K-ICS) 도입 부담 등으로 전년 대비 4.9% 감소할 전망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생명보험의 주력 상품이었던 저축성보험이 최근 금리 인하로 어려운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반면 손해보험의 경우 장기 상해·질병보험, 자동차보험, 일반손해보험 등이 고르게 성장해 수입보험료가 전년 대비 5.2%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자동차보험은 자동차 보험료 인상 효과로 전년 대비 8.9% 증가할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5월 공개한 '2020년 1분기 보험회사 경영실적(잠정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의 수입보험료는 각각 26조4456억원, 23조9262억원으로 격차는 2조5194억원에 불과했다. 지난 2015년만 해도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의 수입보험료 격차는 44조8596억원에 달했지만 매년 격차가 줄어들어 지난해 21조7644억원으로 좁혀졌다.

생명보험업계는 최근 몇년간 수입보험료의 감소세에 더해 최근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기준금리 인하와 IFRS17 등 외부적인 요인의 영향에 직면한 상황이다.

생명보험업계 관계자는 "생명보험업계가 사면초가의 위기에 처해있음을 방증하는 단면인 것 같다"며 "특히 기준금리 인하 결정과 IFRS17 등 자체적으로 조율할 수 없는 외부적인 요인들이 맞물리며 큰 타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보험사의 성장여력은 근본적으로 보장범위의 차이에서 발생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생명보험은 사람에 대한 보장만 있지만 손해보험은 기존 자동차보험 뿐만 아니라 드론 등 새로운 기술까지 보장 영역이 폭넓어 성장 여력이 큰 것 같다"며 "한국과 일본을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는 손해보험 시장이 더 큰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조영현 보험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이 내년 손해보험 수입보험료 역전을 전망했다./사진 조성진기자

조성진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