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김효준·박동훈·정재희에 이어 퇴진…순탄치 않은 경영 말년으로 씁쓸한 뒷맛
정우영 전 혼다코리아 회장. /혼다코리아 제공

[한스경제=김호연 기자] 정우영 혼다코리아 회장이 19년의 임기를 마치고 공식 퇴임하면서 국내 수입차 1세대 최고경영자(CEO)의 순탄치 않았던 경영 말기가 재조명 받고 있다.

정 전 회장을 비롯해 김효준 BMW코리아 회장, 정재희 전 포드코리아 사장 등은 개인과 회사의 사정으로 씁쓸한 여운을 남기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야 했다.

정우영 전 회장은 2001년 혼다모터사이클코리아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했고 2003년 3월에 혼다코리아로 사명이 변경됐다. 이후 줄곧 대표를 맡아 왔다.

2018년 4월에는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제12대 회장으로 선임됐다.

정 전 회장은 수입차 업계 초창기를 이끌어온 1세대 CEO로 국내 수입차 대중화에 앞장섰다는 평을 받는다. 그는 한때 주력 모델 시빅과 어코드, CR-V 등을 통해 혼다코리아를 국내 수입차 판매 3위, 일본차 브랜드 판매 1위에 올려놓았다.

정 전 회장이 이미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책임질 일은 아니지만 혼다는 일본 경제보복에 따른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의 직격탄을 맞아 판매가 급락했다.

그나마 정 전 회장의 경우는 비교적 순탄한 퇴진이었으나 다른 수입차 1세대 경영인들은 순탄치 않은 행보로 불명예 퇴진한 셈이다.

정재희 전 포드코리아 사장. /포드코리아 제공

정재희 전 포드코리아 사장도 지난 2월 조직개편의 일환으로 1992년 입사 후 27년 만에 은퇴했다.

유콘톤 ‘비키’ 위사드코신(Yukontorn ‘Vickie’ Wisadkosin) 포드 아세안시장 대표는 “한국 시장에서 포드 발전을 위해 27년간 공헌한 정재희 사장에게 감사하다”며 “20년 넘는 시간 동안 정 사장의 리더십은 포드와 링컨 브랜드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정 전 사장 역시 최근 잇따른 품질 논란으로 1년 동안 리콜된 차량이 1만5000대를 넘어가는 등 실적 부진을 겪어야 했다. 여기에 지난 1월부터 본사에서 직무정지 통보를 받기도 했다.

업계에 따르면 포드코리아 모 딜러사가 정 전 사장과 일부 임직원의 업무 비리 관련 투서를 접수해서다. 포드 본사는 이에 따라 감사팀을 파견해 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동훈 전 폭스바겐코리아 사장은 퇴임 후에도 배출가스 시험성적서 조작과 허위·과장광고 등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박동훈 전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AVK) 사장이 지난 2월 6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를 마친 후 법정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박동훈 전 사장은 이로 인해 징역 2년을 선고 받았지만 법정 구속은 면할 수 있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는 지난 2월 배출가스·소음 인증을 받지 않은 차량을 국내로 들여온 혐의(대기환경보전법 위반) 등으로 기소된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AVK) 법인에 벌금 260억원을 선고했다.

김효준 BMW 코리아 회장이 지난해 5월 10일 오전 서울 중랑구 서울지방경찰청 조사실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효준 전 BMW코리아 회장은 지난해 3월 19년 만에 대표이사에서 물러났다.

2018년 520d 모델에서 잇따라 화제가 발생해 소비자의 비난을 받았고, 배기가스 재순환장치(EGR)의 결함을 알고도 은폐한 혐의로 지난해 11월 검찰이 송치됐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BMW는 2015년부터 해당 부품의 결함을 알고도 은폐·축소했다.

지난달 22일에는 BMW코리아에서 제작 또는 수입·판매한 총 83개 차종(모델) 24만1971대에서 결함이 발견돼 시정 조치(리콜)를 진행했다. 리콜을 진행한 차종은 그동안 BMW코리아에서 취급한 차종 거의 전부에 해당하는 규모라 업계에 충격을 안겼다.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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