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전기차 배터리 투자 동참한 LG화학·삼성SDI·SK이노베이션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CI. /각 사 제공

[한스경제=고혜진 기자]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이른바 ‘빅3’ 정유·화학 업체들이 배터리 사업에 각축을 벌이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전기차 배터리에 투자를 늘리며 승부수를 던졌다.

15일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LG화학이 올해 1분기 글로벌 전기차 탑재 배터리 사용량 점유율 27.1%로 1위, 삼성SDI는 6%로 4위, SK이노베이션 4.5%로 7위를 차지했다. 한국계 3개 업체 총합 점유율은 전년 동기 16.4%에서 37.5%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유럽연합의 환경 규제 강화로 전기차 수요가 많아져 기업들이 배터리 산업에 눈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경제통신 연구업체 블룸버그NEF는 지난 9일(현지시간) 리튬이온 배터리 수요량을 오는 2030년까지 2000기가와트시(GWh)로 내다봤다.

정유·화학업체들은 배터리 산업에 총력전을 펼쳤다. LG화학은 중국 화학소재 업체 산산(Shanshan)과 11억달러(약 1조3000억원)에 액화표시장치(LCD) 편광판 사업을 매각했다고 10일 발표했다. 편광판은 LCD 패널 앞뒤에 부착해 빛 통과 혹은 차단을 가능하게 하는 필름이다. 

LG화학은 지난해부터 편광판 매각 입찰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사업성이 낮은 LCD 사업을 정리하고 배터리 사업으로 전환하려는 전략으로 보고 있다. 올해 배터리 사업에 3조원을 투자하고 오는 2024년까지 자동차 전지사업에 전체 매출 50% 수준인 31조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9일 발표를 통해 자회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의 내년 코스피 기업공개(IPO) 추진했다. SKIET는 전기차용 2차전지 배터리의 핵심소재인 리튬이온 배터리 분리막(LiBS)에서 유리를 대체하는 플렉서블(휘어지는) 커버 윈도우(FCW)를 생산한다. 

SK이노베이션은 SKIET의 기술력을 토대로 2차전지 수요 확대를 대응하고자 충북 증평과 중국, 폴란드 등 국내외 공장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3~4조원 대로 예상한 설비투자비(CAPEX) 중 60%를 배터리 사업에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삼성SDI도 배터리 사업에 파트너와 첫 발을 뗐다. 지난달 13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삼성SDI 천안 공장에서 배터리 기술을 논의하며 사업 범위를 넓혔다. 특히 올해 삼성SDI와 조인트벤처를 설립한 전기차배터리소재업체 에코프로비엠의 금일 거래일 중 코스닥 시총이 7위로 뛰면서 배터리 사업이 주목받고 있다.

삼성SDI는 세부적인 증설 계획을 밝히지는 않았으나 국내 울산과 시안, 헝가리 등 자동차 전지 사업장이 형성돼 있어 추가로 배터리 사업을 확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일각에서는 배터리 사업의 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정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정유·화학산업은 수요가 탄탄하지만 혹여 분기 실적이 좋지 않더라도 배터리 다각화 사업은 투자해야한다”며 “친환경 에너지 전환 시대에 배터리 산업은 가치가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상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배터리 산업은 시장 성장에 맞춘 공격적인 증설로 매출 성장과 함께 이익 성장 가속화가 기대된다”며 “가파르게 성장하는 전기차 시장에서 최대 수혜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연간 누적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순위. /SNE리서치 제공

 

고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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