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4경기 무승에서 2연승 질주까지
대구FC가 14일 홈에서 FC서울에 6-0 대승을 거뒀다. /한국프로축구연맹

[한국스포츠경제=이상빈 기자] 프로축구 K리그1(1부) 대구FC가 실전을 거듭할수록 강해지는 면모를 드러내고 있다. 올 시즌 초반 4경기 무승 늪에 빠졌던 대구는 이어진 두 경기에서 내리 승리하며 반전을 시작했다. 모두 완벽하게 상대를 압도하며 일궈낸 결과다. 지난해 상위 스플릿 파이널 A에 진출해 최종 5위로 마쳐 ‘달구벌 돌풍’을 일으킨 대구의 축구가 마침내 부활을 알렸다.

대구의 2020시즌은 순탄치 않았다. 올 1월 중순 중국 윈난성 쿤밍으로 전지훈련을 떠났던 대구는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최초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다. 한 달간 예정된 전지훈련을 마무리하지 못한 채 귀국해야 했다. 그러는 사이 안드레(48ㆍ브라질) 감독이 팀을 떠났다. 더 문제는 그 이후에 벌어졌다. 돌아오자마자 코로나19 확산 사태가 신천지 집단 감염으로 이어져 연고지인 대구광역시를 덮쳤다. 당시 2000명 이상이 확진 판정을 받아 도시 전체가 마비됐다. 15일 0시 기준 대구시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6894명으로 전체 1만2121명의 56.9%를 차지할 만큼 여파는 여전하다. 선수단은 클럽하우스에 갇혀 강제 격리 생활을 했다. 훈련이 제대로 이뤄질 리가 만무했다.

이병근(47) 감독대행이 지난달 9일 인천 유나이티드와 하나원큐 K리그1 2020 1라운드 원정경기를 마친 뒤 “다른 팀 상황은 모르지만 대구처럼 힘들지는 않았다고 생각한다. 1월부터 중국, 남해, 대구 너무 오랜 시간 한 곳에 묶여 있었다. 한 달 만에 나가는 상황도 있었고 연습경기를 할 때 쉽게 대구로 오려는 팀이 없었다”며 “자체 1ㆍ2군 경기로 했는데 그것도 한계가 있었다. 코로나19로 그 어느 때보다 선수들이 힘들었다”고 털어놓을 만큼 대구는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시즌 개막 이후에도 4경기에서 승점 3 수확에 그쳐 올해 초부터 팀을 덮친 악재가 이어지는 듯했다. 훈련을 정상적으로 소화하지 못한 여파는 예상보다 크게 팀을 흔들었다.

세징야. /한국프로축구연맹

반전의 서막이 열리기 시작한 건 7일 성남FC와 리그 5라운드에서다. 세트피스로만 두 골을 터뜨리며 무패를 달리던 성남을 2-1로 잡아냈다. 이날 2도움으로 역전승 발판을 마련한 ‘에이스’ 미드필더 세징야(31ㆍ브라질)의 활약은 시즌 첫 승만큼 값졌다. 공격수 에드가(33ㆍ브라질)도 골 맛을 보며 부진을 씻었다. 성남 원정으로 예열을 마친 대구는 14일 FC서울과 6라운드에서 마침내 완벽히 부활했다. 지난 시즌 안드레 감독 체제에서 완성한 빠른 역습 축구를 마음껏 선보이며 서울의 수비진을 파괴했다. 무려 4골을 퍼부어 상대 자책골까지 묶어 6-0 대승을 거뒀다. 지난 시즌 측면에서 주축으로 활약한 김대원(23)과 정승원(23)이 맹활약을 펼치고 영입생 데얀 댜마노비치(39ㆍ몬테네그로)도 데뷔골을 터뜨려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특유의 역습 축구가 부활하자 거짓말처럼 2연승을 질주했다. 지난겨울부터 이어진 예기치 못한 변수로 힘든 시기를 보낸 대구가 라운드를 소화하면서 조금씩 경기력을 되찾고 있다. 어느새 리그 5위까지 뛰어 올랐다. 17일 주중 경기로 치러지는 7라운드 부산 아이파크 원정에서 3연승에 도전한다.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고 성장해 나가는 ‘K-대구’의 이야기가 K리그1을 아름답게 수놓는다.

이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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