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국내에서 1156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영화 ‘부산행’의 속편 ‘반도’가 여름 시장을 노린다. 광활한 스케일과 체험형 좀비물로 극장을 강타할 전망이다.
16일 오전 영화 ‘반도’ 온라인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강동원, 이정현, 권해효, 김민재, 구교환, 김도윤, 이레, 이예원, 연상호 감독이 참석했다.
‘반도’는 ‘부산행’ 그 후 4년, 폐허가 된 땅에 남겨진 자들이 벌이는 최후의 사투를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다. 2020 칸 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된 작품이다.
강동원은 칸 영화제 초청에 대해 “칸 영화제가 정상적으로 개최되지는 않았지만 정말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외국계 친구들도 다 축하한다고 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정현은 “기뻤다. 칸에 가보고 싶었는데 못 가서 아쉽긴 하다. 칸 초청 영화에 나와서 연기할 기회를 준 연상호 감독에게 감사 드린다”라고 말했다. 이레는 “상상도 못한 일인데, 가게 된다면 언제 어느 작품으로 가게 될까 막연한 상상을 했었다. ‘반도’로 가게 돼 감회가 새롭고 기쁘다”라고 밝혔다. 권해효는 "반가운 소식이었다. 칸 영화제 자체가 작품을 판가름하는 기준은 아니겠지만, 우리가 안도하는 분위기도 있었다. 칸의 심사를 통해 '조금은 검증받았다, 안심하고 관객을 만날 수 있겠다'며 안도했다“고 말했다.
극 중 폐허가 된 땅으로 돌아온 정석 역을 맡은 강동원은 ‘부산행’의 속편에 출연하게 됐다. “시나리오를 재미있게 봤다. 배우로서는 어떤 예전에 있던 작품에 대한 뒷이야기를 한다는 게 약간은 부담일 수도 있고 욕심이 덜 날 수 있었던 게 사실”이라며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이어 “그런데 ‘반도’ 시나리오를 봤을 때 전혀 그런 느낌이 아니었다. 한국에서 포스트 아포칼립스를 보여준 작품이 없었기 때문에 꼭 출연하고 싶었다”라고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정현은 절체절명의 순간 정석을 위기에서 구해준 민정을 맡았다. “원래 좀비를 너무 좋아한다. '부산행'을 너무 재미있게 봤었다. 한국에서 이런 좀비 영화가 완벽하게 나오는 게 너무 좋았다”며 출연 소감을 밝혔다.
연상호 감독은 ‘서울역’에 이어 ‘부산행’ ‘반도’까지 관통하는 자신만의 유니버스, ‘연니버스’를 구축했다. 연 감독은 ‘반도’의 출발점에 대해 “‘부산행’ 촬영 전 장소 헌팅을 다니다가 한국에 폐허가 참 많다는 걸 알게 됐다. ‘부산행’이 잘 되면 이런 폐허에서 영화 한 번 찍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그게 시작이었다”라고 돌이켰다.
‘반도’는 기존의 영화보다 두 배 이상의 CG(컴퓨터 그래픽)가 투입됐다. 연상호 감독은 “CG를 엄청 썼다”며 “프리 프로덕션 기간만 1년이었다. 보통 한국영화가 4개월인데 우리 영화는 두 배 이상의 시간과 공을 들였다”라고 했다.
아역배우 이레는 기존의 귀여운 모습을 벗고 ‘반도’에서 여전사로 변신한다. 연상호 감독은 “‘부산행’에 마동석이 있었다면 ‘반도’에는 이레가 있다”라고 극찬했다. 이어 “이레가 연기한 캐릭터는 ‘반도’에서 전투력 최강 캐릭터다. 처음 구상했을 때부터 작은 체구의 소녀가 큰 좀비를 물리치는 것이었다. 그런 모습을 이레가 완벽히 소화했다”라고 덧붙였다.
독립영화계의 스타로 불리는 구교환은 연상호 감독이 러브콜을 보내면서 출연이 성사됐다. 연 감독은 “구교환의 연기를 보고 호아킨 피닉스가 떠올랐다”라고 했다. 이에 구교환은 “왜 그런 말을 하시는지 당황스럽다”며 “직관적으로 계속 움직였던 것 같다. '슛'에 들어가기 앞서 감독님이 영감을 주는 연기를 보여줬다”라고 했다.
전작 ‘부산행’이 뜨거운 인기를 누렸기에 ‘반도’의 완성도와 재미에 대한 예비 관객들의 관심은 높은 상황이다. 연 감독은 “흥행 부담은 떨쳐내려고 했다”면서도 “영화 자체가 ‘부산행’과 이어지면서도 유니크한 별개의 완성도 높은 영화로 어떻게 만들 것인지에 대한 부담이 더 컸다”라고 말했다.
이어 “‘부산행’의 장점은 실제 관객들이 체험하는 것처럼 느끼게 하는 것이다”라며 “‘반도’에서도 그런 점을 신경 썼다. 미지의 상황들을 맞닥뜨리게 되는 어떤 체험적인 영화를 만들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액션은 ‘부산행’과 전혀 느낌이 다른 카체이싱이나 총기액션이 주가 된다”라고 설명했다.
‘반도’는 7월 국내와 해외 주요 국가들에서 동시기 개봉한다.
사진=NEW 제공
양지원 기자 jwon04@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