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영. /OSEN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초고교급’ 유망주 장재영(18ㆍ덕수고)이 미국 무대에 직행하지 않고 한국에 남기로 했다. 또 한 명의 재능 있는 야구인 2세가 다음 시즌 KBO 리그에 데뷔할 전망이다.

15일 한 매체는 고교 최대어로 꼽히며 미국행이 점쳐졌던 투수 장재영이 빅리그 대신 국내 프로야구 도전을 선택했다고 보도했다. 장재영은 최근 아버지 장정석(47) KBS N 해설위원 등 가족과 상의 끝에 국내 구단의 지명을 기다리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재영을 지도하고 있는 정윤진(49) 덕수고 감독은 16일 본지에 “장재영이 KBO 리그 팀으로 가고 싶은 마음이 크다. 최근 아버지(장정석 해설위원)과 상의 끝에 메이저리그 진출 대신 국내에 남기로 마음을 굳혔다”고 밝혔다.

장재영은 괴물 투수의 계보를 잇는 초특급 유망주다. 키움 히어로즈 감독을 역임한 장정석 해설위원의 장남인 장재영은 중학교 때부터 투타에서 재능을 뽐내 최고 유망주로 이름을 알렸다. 덕수고 진학 뒤 거의 투수로 뛰고 있는 장재영은 이미 고교 1학년 때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 사무국에서 신분조회를 요청했을 정도로 국내·외 구단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키 188cm, 몸무게 93kg의 당당한 체격조건을 바탕으로 1학년이던 지난해부터 시속 150km가 넘는 강속구를 던졌다. 최근엔 최고 시속 156km~157km까지 찍었다. ‘역대급’ 구속에 변화구 구사능력과 커맨드도 뛰어나 또래 중 최고의 잠재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기장에서 열린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은 장재영을 보기 위한 빅리그 스카우트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왔던 장재영이 녹록지 않은 현실을 인식하고 KBO 리그 진출로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 환경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급변했다. 빅리그 구단들은 개막이 미뤄지면서 모든 구단이 재정 악화로 큰 타격을 받았다.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지난해 40라운드까지 진행한 신인드래프트도 올해는 5라운드로 축소하기로 했다. 해외 진출을 노리던 유망주들도 직ㆍ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한 메이저리그 구단 스카우트는 “당장 빅리그 스카우트들이 장재영을 보러 갈 수도 없고, 재정 상황 때문에 큰 돈을 줄 수도 없는 상황이다. 장재영을 비롯해 올해 해외 진출을 노리던 유망주들도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재영도 가치를 제대로 평가 받지못하고 태평양을 건너는 것보단 류현진(33ㆍ토론토 블루제이스)처럼 KBO 리그에서 인정 받은 뒤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는 쪽으로 미래를 설계한 것으로 보인다.

장재영이 국내에 남기로 하면서 올해 서울권 1순위 지명권을 가진 키움 히어로즈는 쾌재를 부르게 됐다. 이변이 없다면 장재영은 아버지 장정석 해설위원이 3년간 감독을 역임한 키움 유니폼을 입을 전망이다.

김치현(43) 키움 단장은 16일 본지와 통화에서 ''누가 봐도 우리 팀 지명이 유력한 상황 아닌가. 선수가 명확하게 진로를 정해줘서 우리 구단으로선 고맙다''면서 ''올해 초 덕수고가 미국에서 전지훈련을 할 때도 스카우트를 파견해서 장재영을 체크했다. 꾸준히 지켜봐 왔던 선수다''라고 밝혔다.

키움이 장재영에게 어느 정도 규모의 계약금을 안길지도 관심사다. 역대 신인 최고 계약금은 2005년 한기주(33ㆍ은퇴)가 KIA 타이거즈에 1차 지명으로 입단하면서 받은 10억 원이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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