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찬헌. /OSEN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완벽한 변신이다. 열흘에 한 번 마운드에 오르는 남자, 정찬헌(30)이 갈수록 위력적인 투구를 펼치고 있다.

정찬헌은 16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0 KBO 리그 한화 이글스와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6.2이닝 6피안타 1볼넷 4삼진 2실점(2자책)으로 역투하며 팀의 9-5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정찬헌은 최고 시속 143km에 이르는 빠른 공과 투심, 커브, 포크볼, 슬라이더를 섞어 한화 타선을 꽁꽁 묶었다. 2회와 3회를 제외하면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내지 않았다. 3회 2사 2, 3루 위기도 실점없이 넘겼다.

7회 투아웃까지 잘 잡았지만 노시환에게 볼넷, 조한민에게 안타를 내주며 득점권 위기를 맞았다. 불펜 투수 최성훈이 밀어내기 볼넷과 적시타를 허용해 자책점이 2점으로 늘어났다.

LG는 올 시즌 5선발에 베테랑 이민호와 루키 이민호를 번갈아 기용하고 있다. 고질적인 허리 통증을 갖고 있는 정찬헌의 신체적 부담과 경험이 적은 신인 이민호의 정신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다.

정찬헌과 이민호는 엔트리 조정으로 둘 다 갈수록 안정감 있는 투구를 펼치며 '열흘에 한번' 등판 간격을 지켜주는 류중일 감독의 기대에 완벽히 부응하고 있다.

특히 정찬헌은 이날 호투로 4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점 이하 투구)를 달성했다. 시즌 첫 등판인 지난달 7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4이닝 3실점으로 부진했을 뿐 이후 4경기 연속 선발로 제 몫을 했다. 신인 시절인 2008년 이후 12년 만에 선발로 복귀한 정찬헌은 우려를 불식시키고 LG의 확실한 선발 카드로 자리 잡았다.

이날 경기 뒤 류중일 LG 감독은 "정찬헌이 선발투수로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정찬헌은 "오늘(16일)은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커브가 빠지는 경향이 있었다. 대신 투심 패스트볼과 스플리터로 카운트를 잡으며 경기를 잘 운영한 것 같다"고 밝혔다.

열흘에 한 번 등판하는 것에 대해선 "몸이 회복하는데 있어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 아무래도 열흘을 쉬면 텀이 길다보니 집중력에 미치는 영향이 없지 않아 있다. 그러나 코치님들이 배려해 주신 만큼 더 잘 하라는 의미니까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찬헌은 "목표를 정하는 것은 사치다. 야구하는 것만으로 그저 감사하다.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하고 팀이 이기는 방향으로 가는데 집중할 뿐이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대전=이정인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