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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경제=황보준엽 기자] 두산중공업이 채권단 지원에도 신용등급이 하락하면서 외국계 금융기관에서 빌린 차입금 상환 압박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금융계와 재계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은 일부 외국계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으면서 신용등급을 유지하지 못하면 만기 전에 돈을 갚는다는 약속을 했다.

SC제일은행과는 '차입 약정기간에 2개 이상의 신용평가기관에서 받은 회사채 신용등급을 BBB 이상으로 유지해야 하며 이를 준수하지 못하면 기한 이익상실 사유가 된다'고 약정했다. 기한 이익상실은 만기 전에 채권을 회수한다는 의미다. 차입금은 314억원이다.

이미 나이스신용평가가 지난 15일 두산중공업 장기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한 단계 떨어뜨렸다. 신규 수주 둔화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세를 보이고 재무 안정성 지표가 다소 불안정한 수준이라는 이유에서다.

나머지 국내 신용평가사 2곳 중 1곳에서 두산중공업 신용등급을 한 단계 낮게 보면 두산중공업은 SC제일은행에 차입금을 갚아야 한다.
두산중공업은 아랍에미리트(UAE)의 마쉬레크 뱅크(Mashreq Bank)와 맺은 약정도 지키지 못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마쉬레크 뱅크로부터 '차입 약정 기간 신용등급 BBB 이상(한국신용평가)을 유지해야 하고 부채비율 300% 미만,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이자 비용) 2.2배 초과를 유지하지 못하면 일정 기한 내 추가 출자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약정했다.

이 또한 지키지 못할 시 기한 이익상실 사유다. 

그러나 현재 3월 말 기준 두산중공업의 부채비율은 327%, 이자보상배율은 0.5배다.

두산중공업이 협상만 잘 된다면 '약정 면제'를 이끌어 낼 수도 있으나, 현 상황에선 녹록치 않아 보인다. 이미 SC제일은행이 두산중공업 여신을 회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한 이익상실 사유가 발생하기도 전이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SC제일은행의 두산중공업 대출금은 942억원이었는데 그해 12월 말 785억원, 올해 3월 말 314억원으로 줄었다.

 

황보준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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