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캐시카우 두산인프라코어도 매물로 내놔... 2023년까지 3조원 마련 위해 불가피할 듯
두산 /연합뉴스

[한스경제=김창권 기자] 두산중공업 정상화를 위해 자산 매각에 나선 두산그룹이 그간 캐시카우(수익창출원) 역할을 한 핵심 계열사인 ‘두산인프라코어’를 팔겠다고 나서면서 경영 정상화에 속도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특히 두산그룹내 수소를 이용한 발전용 연료전지를 개발하는 두산퓨얼셀이 수소관련 테마주로 기업 가치가 급부상하고 있다. 이에 두산그룹이 두산퓨얼셀도 매각 대상으로 삼고 자구안에 포함시킬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두산퓨얼셀은 17일 코스피 시장에서 이날 12시 기준 시가총액이 1조3346억원에 이르면서 기업 가치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과 맞물려 신성장 사업에 대한 기대로 가치가 높게 평가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3개월 전만 해도 두산퓨얼셀 주가는 3월 24일 기준 종가가 4240원에 그쳤지만 이날은 2만4050까지 오르며 6배 가까이 상승하는 등 눈에 띄는 주가상승을 나타내고 있다.

앞서 두산그룹은 두산중공업의 유동성 위기로 촉발된 경영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채권단으로부터 3조6000억원을 긴급 지원받았다. 대신 가능한 한 모든 자산을 매각해 3조원 규모의 자구안을 마련하기로 했던 만큼 돈이 되는 계열사의 매각에 나서고 있다.

두산그룹과 채권단은 지난 7일 약정을 맺고 오는 2023년까지 3조원 규모의 자구안을 마련키로 했다. 산업은행·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이 두산에 계열사 매각에 속도를 내달라는 의사를 전달하자 빠른 자본 확보를 위해 주요 계열사 역시 매각 대상에 오르자 잠재 매물로 꼽히는 두산퓨얼셀도 언급되고 있다는 관측이다.

IB(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두산그룹은 지난 16일 크레디트스위스(CS)를 매각 주간사로 선정하고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대상은 두산중공업이 보유한 두산인프라코어 지분 36.27%다. 두산인프라코어가 보유한 두산밥캣 지분 51.05%는 매각 대상에서 빠졌다.

두산 측은 채권단으로부터 자금지원을 받으면서 “가능한 한 모든 자산을 매각해 3조원의 자금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상태지만 이미 시장에 나온 매물들은 판매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두산그룹은 비핵심 계열사인 두산솔루스와 모트롤BG, 두산타워에 이어 골프장 등 상대적으로 중요성이 낮은 자산의 매각을 추진해 왔으나 상황이 여의치 않자 이제는 그룹 핵심 계열사까지 매각에 나섰다.

실제로 건설기계와 엔진을 생산하는 두산인프라코어를 제외한 비핵심 계열사의 경우 두산그룹과 시장의 가격에 대한 눈높이 차이로 대부분 매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OLED 소재·전기차 배터리 동박을 생산하는 두산솔루스의 경우 사모투자펀드 운용사인 스카이레이크PE가 인수 의사를 밝혔지만 가격에 대한 시각차로 매각협상이 결렬됐다. 두산솔루스의 경우 두산과 대주주 지분 61% 가치는 현재 약 8000억원이다. 두산그룹은 여기에 경영권 웃돈을 얹어 1조원 이상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매각 대상인 모트롤BG의 경우 최근 예비입찰이 진행됐지만 기대보다 저조한 흥행으로 매각이 안 되고 있다.

현재 매각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곳은 두산타워로 가격은 8000억원 대로 평가받지만 부채를 제하고 나면 실제 손에 들어오는 금액은 약 2000억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두산그룹 측은 기업가치를 고려해 단순히 헐값에 매각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산그룹은 여러 계열사를 시장에 일단 내놓고 받을 수 있는 인수가격과 인수 희망자를 파악하고 있는 상태다.

두산 관계자는 “현재 여러 계열사들에 대해 IB업계가 관심을 보이고 있는 만큼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을 때 매각할 것”이라며 “자본금 확충을 위해 현재 거론되는 기업들 외에도 다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두산중공업은 올해 3월말 별도기준 부채비율이 241.5%, 순차입금의존도 39.1%로 재무구조가 악화된 상태로 유상증자, 주요 계열사 매각, 비핵심 자산 매각 등 재무구조 개선에 나서고 있다.

김창권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