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경은이 1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경기에서 시즌 3승이자 본인의 키움 상대 8연패의 악연을 끊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박대웅 기자] 괴력의 테니스 스타자매 세레나·비너스 윌리엄스 자매, 포뮬러원(F1) 황제 루이스 해밀턴, UFC 파이터 네이터 디아즈,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저메인 데포, 크리스 스몰링, 잭 윌셔, 엑토르 베예린, 파비안 델프 그리고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투수 노경은(36)의 공통점은 뭘까.

정답은 고기를 입에 대지 않는 채식주의자라는 것. 한편으로 의아하다. 경기력 유지를 위해 고기를 듬뿍 먹어 힘을 길러야 할 것처럼 보이지만 이들은 육류 보다는 채식 위주의 식단으로 정상급 성적을 거두고 있다. 속된 말로 '풀독'이 오를 것 같은 식단이 오히려 경기력 향상에 도움을 주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전 세계 프로스포츠계에서 채식 위주의 식단을 늘려가는 스포츠 스타들이 즐비하다. 가히 '채식주의 열풍'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다. 

채식과 경기력 향상은 직접적인 영향이 있는걸까.  지난해 영양학 학술지 '뉴트리언츠'에 채식과 운동능력의 상관 관계를 다룬 논문이 게재됐다. 논문의 저자인 제임스 루이스 미국 워싱턴 DC 바나드 병원 원장은 채식 위주의 식단이 인체에 충분한 탄수화물을 공급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탄수화물은 유산소운동의 기본적인 에너지원이며 탄수화물이 충분한 식사는 지구력 강화에 필수적이라고 말한다.

연구진은 앞으로 프로스포츠에서 채식주의가 큰 흐름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구자들은 채식이 혈액흐름을 원활하게 하고 세포에 산소공급을 늘려 산화 스트레스와 염증을 줄인다고 설명했다. 루이스 원장은 "운동선수들이 과일, 채소, 곡물류, 콩류에 비타민12 보충제를 먹으면 단백질, 칼슘, 철분 등 지구력에 필요한 필수영양소를 모두 섭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세레나(왼쪽)·비너스 윌리엄스 자매가 포옹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물론 채식 위주의 식단은 선수 개인별 성향에 따라 다른 결과를 낼 수 있다. 하지만 적어도 '돌아온 탕아' 노경은과 채식은 찰떡궁합이다. 최근 노경은은 지난 1년의 공백이 무색할 정도의 안정적인 모습으로 돌아왔다. 올 시즌 7경기에 선발로 나선 노경은은 3승(2패) 평균자책점 6.00을 기록 중이다. 특히 노경은은 1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경기에서 시즌 3승 이상의 의미 있는 기록을 썼다. 

이날 경기 전까지 롯데는 2018년 9월28일부터 고척돔에서 9연패를 기록 중이었다. 노경은 역시 2012년 10월2일 목동 넥센(현 키움) 전 이후 약 8년 간 승리 없이 8연패의 늪에 빠져 있었다. 노경은은 이날 6.0이닝을 투구하며 홈런 2방을 내주며 3실점했지만 피안타를 3개로 틀어 막으며 팀의 7-5 승리에 기여했다. 이로써 롯데는 9연패를 노경은은 8연패의 악연을 끊었다. 

노경은은 "채식 위주의 식단이 몸에 맞고 몸 역시 가볍다"고 말했다. 허문회 롯데 감독 역시 "노경은과 몇 차례 식사를 했는데 정말 채식만 하더라. 철저한 자기관리가 올 시즌 노경은에 대한 믿음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채식주의로 새로운 야구 인생을 연 노경은의 앞으로 행보가 기대된다.  

박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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