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최지연 기자] 배우 안은진의 재발견이다. 그동안 다양한 연극과 뮤지컬에서 활약하다가 2018년 웹드라마 '숫자녀 계숙자'를 시작으로 '라이프' '킹덤' '빙의' 등을 통해 드라마에 차츰 모습을 보인 안은진이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은 것. 안은진은 극 중 산부인과 레지던트 추민하로 분해 처음에는 얄미웠지만 이후 책임감 넘치는 모습과 양석형(김대명)에 대한 마음을 조심스럽게 드러내는 모습을 사랑스럽게 선보였다. 이에 대해 안은진은 "아련한 눈빛을 주고받는 러브라인이 아니라 일방적인 짝사랑이라 오히려 재미있었다. 석형 민하 커플은 시즌 2가 더 기대된다"며 "이전에는 겨울(신현빈) 정원(유연석) 커플 대주주라고 불릴 정도로 열심히 응원했는데 둘은 시즌 1에서 사랑이 이루어져서 시즌 2에는 석형 민하를 더 응원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 종영 소감은.

"작년 가을부터 함께 작품 만들었던 사람들이랑 헤어진다고 생각하니 정말 아쉽다. 그래도 다음이 있다고 생각하면 괜찮지만 마지막 방송을 보니까 다시 아쉽다. 지금이 6월이니까 몇 개월만 더 있으면 다시 만난다는 생각으로 달래고 있다."

- 오디션을 통해 '슬의생'에 출연하게 됐는데.

"나중에 알았는데 내가 오디션을 꽤 초반에 봤다고 하더라. 그때는 제목도 없었고 메디컬 드라마인 것만 알았는데 그 후로 몇 개월 동안 연락이 없어서 떨어진 줄 알았다. 그러다 캐스팅 연락을 받고 대본 리딩에 참석했는데 거의 마지막쯤에 합류했다고 하더라. 오디션은 가장 먼저 보고 합류는 가장 마지막에 했다(웃음)."

- 어떤 이유로 캐스팅됐는지 들었나.

"딱히 물어보진 않았다. 감독님은 나를 2017년에 했던 연극 '유도소년'에서 봤다고 했는데 민하와 다르지만 그걸 계기로 오디션을 보게 된 것 같다. 그리고 내 생각이지만 민하는 웃긴 부분이 있으니까 내 안에 어떤 웃음 코드를 발견하고 캐스팅하게 된 게 아닐까."

- 민하는 엉뚱 발랄하면서도 솔직한 매력이 있었다.

"3부까지는 민하 분량이 세 신밖에 없었다. 그런데 그 신들이 다 남들 뒷담화를 하거나 오해도 자주 해서 밉상인 모습들이었다. 후반부로 갈수록 그러지 않는다는 걸 알았지만 초반에는 그걸 확실하게 보여줘야 할 것 같아서 더 그런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다. 민하 자체가 느끼는 대로 표현하는 사람이니까. 그런 부분에 중점을 뒀다."

- 그럼 민하와 실제의 싱크로율은 어떤가.

"꽤 높은 편인 것 같다. 민하보다는 소심하고 조심스러운 면이 있지만 그 외에는 상당히 비슷하다. MBTI로 따지면 민하는 왠지 E로 시작할 것 같은데 나는 I로 시작하는 사람이다. 아마 저것만 다르고 다른 건 똑같을 것 같다. 친한 친구들이랑 있을 때는 민하 같은 모습도 있지만 실제로는 조심스럽고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이다."

- 평소에는 내성적인 편인가.

"‘아싸’인데 친한 친구들도 다 ‘아싸’다(웃음). 그 안에서 그나마 ‘인싸’다. 그래서인지 친구들 사이에서 별명도 UN이다. 친구들 모두와 친하다 보니 무슨 일 생기면 다 나한테 연락해서 물어본다. 왜 나한테 물어보냐고 하면 다 알고 있을 거 같아서 물어본다고 하더라. 그런데 어느 무리에 가느냐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는 것 같기도 하다."

- 많은 사랑 받았는데.

"신원호 감독님, 이우정 작가님과 같이한다고 해도 무조건적으로 잘 될 것 같다는 생각은 안 했다. 대본이 좋고 촬영장 분위기가 좋아서 좋은 드라마가 되겠다는 생각은 했지만 불안한 마음이 더 컸던 것 같다."

- 댓글 같은 건 많이 찾아봤나.

"영상이나 클립을 많이 찾아봤다. 특히 유튜브에 실제 의사 선생님이 올려준 리뷰가 정말 재미있었다. 미처 공부하지 못했던 부분까지 자세히 알려주니까 보면서 2차 공부도 다시 했다."

- 기억에 남는 댓글이 있나.

"어떤 영상 댓글에서 흑진주 메이크업 보고 TV가 고장 난 줄 알고 TV를 쳤다고 한 게 정말 웃겼다. 정말 센스 있으면서 재미있어서 기억에 남는다."

- 드라마 한 후에 의사나 간호사들에 대한 생각도 조금 달라졌을 것 같은데.

"존경하는 마음이 커졌다. 그리고 그런 만큼 친근해져서 의사 선생님이나 간호사 선생님들에게 동질감 같은 것이 생겼다. 여전히 의사 선생님이 하는 말은 어려워서 이해하지 못하지만. 그런데 드라마 찍으면서 어렸을 때 공부를 잘했어도 의사는 못 했을 것 같다. 피를 무서워해서."

- 어릴 때부터 배우를 꿈꿨나.

"중학교 3학년 때 뮤지컬 보고 배우를 꿈꾸게 됐다. 학교에 들어가서 레슨도 받고 하다가 2012년도에 공연을 시작하면서 연극과 뮤지컬을 열심히 했고 이후에는 학교에서 단편영화 작업하다가 '숫자녀 계숙자' '킹덤' 같은 작품에 참여하면서 더 매력을 느끼게 됐다. 20대 초반에는 예쁘고 말라야 TV에 나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작품을 몇 개 하고 나니까 나처럼 개성 있는 사람도 할 수 있는 역할이 있겠다고 생각하게 돼서 본격적으로 오디션을 보게 됐다."

- 필모그래피를 잘 쌓아가고 있는데 앞으로 해보고 싶은 장르나 캐릭터가 있나.

"욕심은 한도 끝도 없다. 어떤 역할이 잘 어울릴지를 매일 고민하고 어떤 작품을 보면 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긴다. 근데 그건 나한테 조금 욕심인 것 같아서 지금 하는 작품을 잘하려고 한다. 하나씩 해 나가다 보면 나중에는 여러 역할을 더 잘 해낼 수 있지 않을까."

사진=임민환 기자

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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