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최지연 기자] 배우 김지영이 '굿캐스팅' 시즌 2를 희망했다. '굿캐스팅'은 현장에서 밀려난 여성 국정원 요원들이 우연히 현장으로 차출되며 벌어지는 액션 코미디 드라마다. 극 중 김지영은 잘 나가던 국정원 블랙요원으로 활약하다 현직에서 밀려난 후 잡무요원으로 전락한 황미순으로 분했다. 이를 통해 전에 볼 수 없었던 액션 연기를 선보이고 최강희, 유인영과의 워맨스를 군더더기 없이 선보였다. 김지영은 "촬영하는 동안 촬영장에 가는 게 정말 행복했다. 최강희, 유인영과의 호흡도 정말 잘 맞고 재미있어서 시즌 2를 또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라며 "내가 결정할 수 있는 일은 아니지만 다음은 '영화로 만들어볼까'라는 생각까지 했다"고 말했다.

- 사전제작이라 촬영은 한참 전에 끝났는데.

"촬영은 1월에 마쳤다. 촬영 마치고 조촐하게 파티를 하긴 했지만 원래는 드라마 끝나고 해외를 가려고 했다. 그런데 촬영 끝난 후에 코로나가 발현되기 시작하면서 계획이 무산됐다. 아쉬운 마음이 크지만 촬영을 구애받지 않고 끝낼 수 있었던 게 행운이었던 것 같다."

- 촬영을 마치고 시청자의 입장에서 볼 수 있었을 것 같다.

"아무 생각 없이 볼 수 있었다. 이 드라마로 어떤 큰 의미를 전달하거나 무언가를 하려는 게 아니라 지쳐 있는 사람들에게 편안한 웃음을 주고 힘든 일상을 내려놓을 수 있는 시간을 선물하는 게 목표였고 나름의 도전이었는데 그게 잘 전달된 것 같다. 만드는 사람들이 다 같이 한 마음으로 행복하게 촬영하니까 그것 자체로도 선물이었고. 예전 같으면 어떻게 나왔는지 신경 쓰면서 봤을 텐데 내려놓고 시청자 입장에서 편하게 볼 수 있었다. 이미 촬영은 마쳤고 내 손을 떠난 작품이었으니까."

- 그래도 걱정되는 부분은 있었을 것 같은데.

"당연히 걱정이 많았다. 사전제작은 처음이라 낯설기도 했고. 무엇보다 트렌드가 빠르게 지나가니까 유치하거나 옛날 거 같다고 하면 어떡하나 걱정을 했다. 그런데 콘셉트 자체가 복고여서 그런지 괜찮았던 것 같다. 다들 걱정했던 것보다 재미있게 봐준 것 같기도 하고. 다행이다."

- 주변 반응은 어땠나.

"친한 지인들은 내 모습이 많이 투영된 것 같다고 했다. 연기하는 게 아니라 놀고 온 것 아니냐고 물어보기도 하고. 다들 재미있다고 얘기해 줬다. 그런데 친한 선배나 남편은 배우로서 걱정하기도 했다. '이렇게 계속 갈 거냐'라고 하더라(웃음)."

- 액션 연기는 처음이었는데.

"이번을 계기로 액션 연기의 재미를 알게 됐는데 나이 때문에 관절염이 있다는 게 아쉬웠다. 예전에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할 때 무릎을 다쳐서 관절염이 있는데 그거 때문에 점프할 때마다 힘들었다. 그래도 (액션 연기가) 재미있어서 더 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있다. 칼이나 총도 써보고 싶고."

- 촬영 전에는 부담됐을 것 같다.

"아무래도 동생들한테 민폐가 되는 건 아닌가 하는 걱정을 했던 것 같다. 지치면 안 되니까 홍삼이나 유산균, 콜라겐 같은 것들 잘 챙겨 먹게 되고. 예전에는 주변에서 미친 체력이라고 할 정도로 체력이 좋았는데 이제는 하루 (액션 연기를)하면 힘들다는 걸 알게 됐다. 물건도 오래 쓰면 관리하고 수리 받아야 하는데 나도 슬슬 그럴 때가 된 것 같다(웃음)."

- 캐릭터를 위해서 체중 증량까지 했는데.

"12kg 정도 찌웠다. 화면으로 봤을 때 비주얼적으로 잘 보이지 않았지만 무게감이 느껴져서 좋았던 것 같다. 지금은 7kg 정도 다시 감량했는데 나머지 5kg가 잘 안 빠진다. 어릴 때는 굶어서 빼기도 했는데 이제는 피부도 지켜야 하니까 그렇게 할 수 없어서 더 잘 안 빠지는 것 같다. 먹고 싶은 것도 많고."

- 그런데도 작품을 선택하게 된 이유가 뭔가.

"액션에 처음 도전하는 것도 흥미가 있었는데 이게 국정원 이야기이고 전문성이 있을 것 같지만 사실은 일상을 담은 드라마다. 내 인생은 지질함과 힘듦의 연속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무언가를 놓지 않고 계속 앞으로 나아가고 서로 보듬으며 헤쳐나갈 수 있다는 게 좋았다. 그 자리에서 맡은 바 책임을 다하고 함께하는 사람들에 대해 소중하다고 느낄 수 있는 감성이 있어서 좋았다. 그래서 촬영하면서도 서로가 서로에게 중요한 존재로 남았다."

- 최강희, 유인영과의 워맨스가 돋보였는데.

"딱히 그런 걸 의도하진 않았는데도 자연스럽게 보였던 것 같다. 이성 간의 사랑은 예쁘고 가슴 시리고 아프지만 동성 간의 우정은 더 끈끈하고 의리가 있다. 그런 것들이 사람의 관계를 연결해주는 기본적인 거라 그대로 드러났던 것 같다. 같은 일을 하고 아픔을 겪었으니까 서로 더 보듬어 줄 수 있는 관계이기도 했고."

- 얘기할수록 애정이 묻어난다. '굿캐스팅'은 어떤 작품으로 남을 것 같나.

"힘든 시기에 시원하고 재미있는 작품으로 남았다. 그래서 보는 분들도 지치고 힘들 때 웃음을 줄 수 있는 작품으로 남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그 안에서 휴식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사진=임민환 기자

 

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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