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폼을 바꿔 입은 노수광(왼쪽)과 이태양. /OSEN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올 시즌 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SK 와이번스와 한화 이글스가 승부수를 던졌다. 서로의 약점을 보완하는 ‘윈윈(Win-Win) 트레이드’로 반등을 노린다. 

SK와 한화는 18일 "외야수 노수광과 오른손 투수 이태양(이상 30)을 맞바꾸는 1 대 1 트레이드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양팀은 중량감 있는 선수를 주고 받았다. SK의 리드오프로 활약한 노수광은 최근 3시즌 연속 100경기 이상 출장, 4시즌 연속 두 자릿수 도루를 기록한 호타준족 외야수다. 통산 500경기에서 타율 0.286, 21홈런, 156타점을 기록했다. 베테랑 이태양도 선발과 불펜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전천후 투수다. 통산 232경기에서 20승35패 1세이브 22홀드를 기록했다.

올해 하위권에 쳐진 SK와 한화는 시즌 초부터 꾸준히 트레이드 카드를 맞춰왔다. 양팀의 트레이드는 일주일 전부터 급물살을 탔다. 손차훈(50) SK 단장은 트레이드 직후 본지와 통화에서 “한화와 올해 초부터 트레이드 논의를 이어왔다. 이번 트레이드가 구체화한 건 일주일 전부터다”고 밝혔다. 

정민철(48) 단장도 이날 본지에 “리그 활성화 차원에서 SK뿐만 아니라 다른 팀과도 트레이드를 논의해왔다. SK와 트레이드는 일주일 전부터 이해관계가 맞으면서 합의점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SK는 불펜 안정화가 시급했다. 셋업맨 서진용(28)과 마무리 하재훈(30)이 부진을 거듭해 뒷문이 헐거워졌다. 불펜이 흔들리면서 내준 경기가 적지 않았다. 특히 SK는 17일과 18일 하재훈이 연이틀 블론세이브를 범하며 2경기 연속 역전패를 헌납했다. 

SK는 경험이 풍부한 이태양이 불펜의 중심을 잡아주길 기대하고 있다. 이태양은 2018시즌~2019시즌 2년 연속 불펜 투수로 50경기 이상 출장하며 두 자릿수 홀드를 기록했다. 1이닝은 물론 멀티이닝도 소화할 수 있어 활용도가 큰 투수다. 손차훈 단장은 “불펜이 약해진 상황이라 보강이 필요했다. 경험이 풍부한 이태양이 우리 팀에서 반등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화는 타선의 활력소가 필요했다. 한화는 18일 오전 현재 팀 타율 최하위(0.234)를 기록하고 있다. 출루율(0.301), OPS(0.630) 역시 최하위를 달리고 있다. 분위기를 바꿔줄 선수가 필요했고, 공ㆍ수ㆍ주를 두루 갖춘 ‘노토바이’ 노수광을 적임자로 낙점했다. 정민철 단장은 “노수광은 정확한 타격과 빠른 발을 갖춘 좋은 선수다. 최근 몇 년간 두 자릿수 도루를 한 선수여서 팀 공격의 첨병 노릇을 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최원호(47) 한화 감독대행 역시 “분위기 반전이 필요했는데 노수광이 활력소 노릇을 해줄 수 있을 것 같다. 이용규, 정은원과 기동성을 살린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를 해준다면 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반색했다. 노수광의 활용도에 대해선 “코치들과 의논해 보겠다. 주 포지션인 좌익수를 맡길 수 있고, 다른 외야 포지션에 쓸 수도 있다. 오늘(18일) 이성열과 최진행이 복귀하는데 다른 선수들과 조합도 고려해서 결정하겠다”고 언급했다. 

이번 트레이드로 노수광은 5년 만에 다시 친정 한화로 돌아왔고, 이태양은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유니폼을 바꿔 입었다. 양팀 단장은 이번 트레이드가 선수들의 앞날에도 도움이 되길 바라고 있다. 손 단장은 “올해 신인 최지훈이 1군 전력으로 자리 잡으면서 (노)수광이 활용도가 많이 떨어졌지만, 다른 팀에 가면 주전으로 뛸 수 있는 선수다. 이번 트레이드로 선수의 앞길이 열렸으면 좋겠다”라고 진심을 전했다. 정 단장 역시 “이태양 선수는 우리 팀에서 프렌차이즈 선수로 기대를 모았고, 2018년에 불펜 투수로 활약하며 가을야구 진출에 이바지했다. 필요 없는 선수여서가 아니고 팀 사정상 어쩔 수 없이 보내게 됐다. 달라진 환경에서 잘해줬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노수광은 이날 대전으로 내려가 한화 선수단에 합류했다. 이태양은 한화 2군 선수들과 퓨처스리그(2군) SK와 원정 경기를 위해 강화에 머물고 있다가 트레이드 소식을 들었고, 바로 인천으로 이동해 이날 오후 SK 1군 선수단에 합류했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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