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승리호' 예고편.

[한스경제=양지원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여름 극장이 재정비됐다. 당초 여름 개봉을 확정했던 송중기 주연 SF영화 ‘승리호’와 뮤지컬영화 ‘영웅’이 여름 개봉을 포기했다. 일찌감치 여름 개봉을 예고했던 ‘반도’만이 예정대로 7월에 개봉한다. 이어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와 ‘강철비’ 후속인 ‘강철비2: 정상회담’이 여름 극장에 간판을 건다. 극장가 성수기로 불리며 대작들이 쏟아지던 여름 시장이 전년 동기 대비 한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 ‘승리호’부터 ‘영웅’까지..하반기로 개봉 미룬 기대작들

뮤지컬영화 '영웅' 포스터./CJ엔터테인먼트 제공.

올 여름 개봉을 예정했던 한국영화 중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은 ‘승리호’는 추석 개봉을 논의 중이다. ‘승리호’ 측 관계자는 “올 여름 개봉하려고 했던 ‘승리호’가 추석 개봉을 목표로 날짜를 재조정 중이다”라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다시 증가하는 추세 속 추석 연휴 기간에 영화를 개봉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승리호’는 2092년, 우주쓰레기 청소선 승리호의 선원들이 대량살상무기로 알려진 인간형 로봇 도로시를 발견한 후 위험한 거래에 뛰어드는 이야기를 그린다. 투자배급사인 메리크리스마스가 순제작비 240억 원을 투입한 SF블록버스터로 송중기, 김태리의 조합으로 일찌감치 화제가 됐다.

‘영웅’ 역시 여름 시장이 아닌 하반기로 개봉을 미뤘다. ‘해운대’ ‘국제시장’ 등을 연출한 윤제균 감독의 신작으로 대한민국 최초 오리지널 뮤지컬 영화다. 1909년 10월,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뒤 일본 법정의 사형 판결을 받고 순국한 안중근 의사가 거사를 준비하던 때부터 죽음을 맞이하던 순간까지, 마지막 1년을 그린 영화다. ‘승리호’와 마찬가지로 200억 원 대의 제작비가 투입됐다. 뮤지컬 ‘영웅’에서 안중근 역을 연기한 정성화가 주연을 맡았고 김고은, 나문희, 조재윤, 배정남, 이현우, 박진주가 출연한다.

제작사 길영민 JK필름 대표는 개봉을 미룬 이유에 대해 “‘영웅’은 가족영화 콘셉트인데 아무래도 고령인 부모님이나 어린 아이들이 극장에 가기에는 이른 것 같다”며 “가족 관객층을 노린 상황에서 현 시기는 개봉하기에 부적절하다고 판단을 내렸다”라고 말했다.

‘영웅’ 대신 액션극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가 여름 개봉을 확정했다. 마지막 청부살인 미션 때문에 새로운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인남(황정민)과 그를 쫓는 무자비한 추격자 레이(이정재)의 추격과 사투를 그린 하드보일드 추격액션 영화다. ‘신세계’ 이후 7년 만에 재회한 황정민과 이정재의 호흡에 대한 관심이 높은 작품이기도 하다. 영상물등급위원회 등급분류에서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받았으나 최근 재심의를 신청했다.

■ ‘극장 가는 일상’..정상화 향한 희망

여름 개봉을 확정한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스틸./CJ엔터테인먼트 제공.

관객의 발길이 뚝 끊긴 극장의 가뭄은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가 발표한 5월 한국 영화산업 결산에 따르면 5월 외국영화 관객 수는 전년 동월 대비 86.2%(814만 명↓) 감소했다. 5월 관객 수는 전체·한국·외국 모두에서 2004년 이후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영진위는 영화산업이 정상화되기까지 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기적으로 보면 영화 관람이 여가 활동의 하나라는 점과 2년가량 소요되는 상품 생산 사이클의 영향으로, 영화산업의 경기회복은 타 산업 경기회복에 후행할지도 모른다”며 “현재의 제작 중단과 배급 일정 혼란은 미래의 공급 약화 요인이며, 1~2년 이후에도 그림자를 드리울 것”이라고 했다.

끝나지 않는 악재 속 영화인들은 하루빨리 극장이 정상화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길 대표는 “정답이 없는 상황이지만 그래도 극장을 가는 게 다시 일상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라며 “새로운 뉴노멀이 생겨서 편안하게 극장을 갈 수 있는 상황이 됐으면 한다”라고 했다.

양지원 기자 jwon04@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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