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최지연 기자] 배우 전소니가 첫사랑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전소니는 최근 종영한 tvN '화양연화-삶이 꽃이 되는 순간'에서 93학번 윤지수의 20대 시절로 분해 풋풋한 첫사랑의 모습을 그려냈다. 처음으로 2인 1역에 도전했지만 이질감 없이 안정적인 연기력을 선보였다는 호평을 받았다. 이에 대해 전소니는 "처음 글로 지수를 만날 때부터 좋아해서 끝까지 폐 끼치지 않고 마무리할 수 있기를 바랐는데 다들 많이 좋아해 주고 애정 표현 해줘서 행복했다. 마지막 화까지 무사히 마칠 수 있어서 다행이다"라고 소회를 전했다.

- 93학번 연기하기 어려웠을 것 같은데.

"힘들기보다는 재밌고 신나는 경험이었다. 그 시대에 대한 환상이 있어서 소품을 구경하는 재미도 있고. 특히 동아리방이 정말 예뻤다. 창문이 다이아몬드 모양으로 돼 있는 거나 무늬 있는 대리석 창틀이 많았던 게 어릴 때 봤던 것 같은 분위기라 그 세트 안에서 연기하면서 다 만져보고 꺼내 보고 그랬다."

- 시대적인 부분을 표현하려고 노력했을 것 같다.

"그런 부분은 재현 선배(박진영)가 많았을 것 같고 지수는 시대 배경을 잘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지수의 인생에 있어서 어떤 시기인가를 많이 생각했던 것 같다. 이제 막 대학에 입학했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그 안에 섞이기 시작하면서 사랑하는 상대를 만나기도 하고. 그런 새로운 환경이 지수에게는 설레는 시간이니까. 그래서 90년대라는 설정도 중요했지만 스무 살, 새로운 것들을 받아들이기 시작한 거에 중점을 뒀다."

- 옷이나 스타일에도 신경 많이 썼을 것 같다.

"옷에 대한 욕심이 많았다. 재미있는 거 입어보고 싶어서 스타일리스트 실장님, 작가님, 감독님이랑 의논하면서 세 번 이상 입어봤다. 예전 드라마 참고해서 여러 콘셉트로 입어보고 상의하면서 방향을 정하려고 했다. 지수가 옷도 다양하게 입을 수 있고 예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인물이라 좋았다."

- 어떤 드라마를 참고했나.

"93-4년도에 했던 드라마를 많이 참고했다. 고소영 선배님, 심은하 선배님, 김희선 선배님 스타일 많이 찾아보고 전지현 선배님 어릴 때 모습도 찾아봤다."

- 스타일이랑 배경이랑 잘 어울렸는데.

"장면 하나하나가 다 예뻤다. 특히나 시간대나 장소의 조화가 좋았는데 바다는 해 뜰 무렵이고 벤치는 여름날, 비 오는 날 공중전화 같은 날씨와 장소의 조화가 좋아서 더 예쁘게 나온 것 같다."

- 처음으로 2인 1역 연기했는데.

"이 캐릭터를 어떻게 공유하는 게 좋을지가 어려웠다. 부담감이 있었는데 둘 사이에 꽤 긴 시간이 지났고 그사이에 사람이 많이 변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조금씩 편해졌다. 과거의 지수와 현재의 지수가 얼마나 비슷하고 공통된 인물인지를 보여주는 것보다 세월이 지나 변한 것을 실감할 수 있게 하려고 노력했다. 통일성이나 일치감을 보여주기보다 개연성 있게 만들려고 했다."

- 이보영과 상의할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았을 텐데.

"전체 대본 리딩할 때 이야기를 많이 했고 현장에 네 명이 같이 나오지 않아도 로케 현장이 같으면 조금 일찍 가거나 끝나고 조금 기다리면 선배님을 만날 수 있으니까. 그럴 때도 이야기를 많이 했다. 사실 귀찮을 법도 한데 선배님이 잘 받아주셔서 감사했다."

- 그래도 대선배라 어렵지 않았나.

"그렇긴 했는데 그걸 잘 들키는 편은 아닌 것 같다. 선배님들이 나를 어렵게 하려고 있는 분들이 아니니까 불편해하는 게 더 안 좋을 것 같았다. 그래서 최대한 편하게 다가가려고 노력했다."

- 이번을 계기로 첫사랑의 아이콘이라는 수식어가 생겼다.

"감독님이 '첫사랑의 아이콘이 됐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한 적 있는데 사실 정말 그렇게 됐는지 잘 모르겠다. 그저 피해가 되지 않았으면 했고 잘 만들어놓은 작품에 흠이 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밖에 없었다."

- 그래도 멜로에 재미를 느끼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하기 전에는 엄청 두려웠다. 그런데 막상 하고 나니까 같이 연기하는 재미를 좀 알게 된 것 같다. 이 작품 안에서지만 연기를 하면서 재현 선배랑 한 연기도 그랬고 보영 선배랑 같은 역할을 한 것에 있어서도 외롭지 않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따뜻했다."

- 전작은 짝사랑이었는데 이번에는 사랑이 이루어져서 그런가.

"아무래도 그랬던 것 같다(웃음). 그런데 짝사랑 연기가 더 편하다. 짝사랑은 혼자서도 할 수 있는데 멜로 연기는 서로 마음을 주고받아야 하니까 상대방의 연기를 알아야 하니까. 그런데 같이하는 박진영 배우가 배려 할 줄 아는 사람이라 도움을 많이 받았다."

- 짝사랑도 해보고 멜로도 해봤다. 앞으로는 어떤 역할에 도전하고 싶나.

"역할에 대해서는 정해놓고 생각하지 않으려고 하지만 액션을 더 해보고 싶다. 영화 촬영하면서 조금 해봤는데 몸을 쓰면서 하는 연기에 재미를 느꼈다. 그런데 사실 어떤 역할이든 해보고 싶다. 아직 안 해본 게 많아서 어떤 장르든 해보고 싶다."

- 마지막으로 전소니에게 화양연화는.

"지수를 연기했던 시간이 화양연화가 된 것 같다. 지수의 화양연화인 시간을 내가 연기했기 때문에 그때의 감정, 경험들이 소중하게 남았다. 그때를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가득 차는 느낌이어서 그 시간 자체가 내 삶의 화양연화로 남은 것 같다."

사진=숲엔터테인먼트 제공

 

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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