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P=연합뉴스

[한스경제=박대웅 기자] 12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모터스포츠는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스포츠로 분류된 인기 종목이다. 국내에선 1982년 서울 잠실에서 16명이 참가한 자동차 대회가 시초다. 하지만 국내에선 여전히 낯선 종목이 바로 모터스포츠다. 20~21일 전남 영암군 코리아인터내셔널서킷(KIC)에서 올 시즌 국내 모터스포츠의 시작을 알리는 CJ대한통운 슈퍼레이스챔피언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 속에 무관중으로 열렸다. 2007년 대회 출범 후 올해 100번째 경주를 펼치는 슈퍼레이스를 맞아 그동안 알지 못했던 모터스포츠의 숨겨진 이야기들을 살펴봤다. -편집자 주-

극한의 속도 경쟁인 모터스포츠의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는 우승의 체크기를 받는 레이서에 쏠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레이서 혼자만이 할 수 없는 게 모터스포츠다. 화려한 레이서와 달리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서 레이싱을 만드는 숨은 조력자들을 조명해 본다. 

◆ 레이싱 미캐닉

레이싱 미캐닉(racing mechanic)은 스톡카 정비 전문가를 말한다. 최대 시속 300km에 달하는 스톡카가 겨루는 극한의 속도 경쟁에서 사소한 실수는 곧 큰 사고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그런 만큼 차량 정비와 안전을 책임지는 레이싱 미캐닉의 임무는 아주 중요하다. 

‘미캐닉’으로도 불리는 레이싱 미캐닉은 주로 선수와 스톡카를 유도하고 통제하는 오피셜과 함께 팀을 이뤄 근무한다. 이들은 스톡카가 최상의 상태에서 안전하게 달릴 수 있도록 돕는다. 시합 전에는 차량의 손상 및 고장 유무 그리고 성능 저하 여부 등을 살피고 시범 운전을 해 보기도 한다. 

경기 시작 후에는 피트인 때 재빠르게 타이어를 교환해주고 차량을 점검한다. 장거리 레이싱의 경우 연료 보급도 맡는다. 미캐닉의 차량 정비 시간 역시 레이싱 중 주행시간에 포함된다. 신속하고 일사불란하게 문제를 해결하는 것 역시 미캐닉을 필수요건이다. 
 

사진=픽사베이닷컴

◆ 연료분석가
레이싱에 나서는 스톡카들은 어떤 연료를 쓸까. 연료는 레이싱 카의 엔진 성능과 깊은 연관이 있는 만큼 모터스포츠 세계는 최고 품질의 연료를 얻기 위해 지속적인 연구개발에 힘쓰고 있다. 이처럼 연료분석가는 엔진 성능을 최대로 끌어낼 수 있는 연료를 만드는 데 집중한다. 이들은 엔진 출력과 연료 소모율, 엔진 내구성 및 조종성능에 미치는 영향, 안전성 등을 모두 고려해 연료를 점검하고, 개발에 필요한 데이터를 수집한다. 

과거에는 벤젠, 메탄올, 아세톤, 니트로벤젠 등의 배합을 달리해 경주용 차량 연료로 썼으며 1960년대에는 항공기 연료를 주유하기도 했다. 하지만 발화점이 낮아 화재사고가 잦았고 연료 탱크 안에서 빨리 증발하는 문제가 나타났다. 엔진에도 부담이 됐다. 이런 이유로 세계자동차연맹은 300가지 이하의 혼합물만 사용하기로 유류회사와 합의했다. 어떤 차량이 얼마만큼의 연료를 소모하는지는 1급 비밀이다. 
 
◆ 텔레메트리 모델러

레이싱은 수많은 데이터를 남긴다. RPM, 자동차의 속도, 타이어의 온도와 압력, 엔진과 브레이크 등의 요소들이 실시간으로 기록된다. 이런 레이싱과 관련된 데이터를 텔레메트리라고 한다. 텔레메트리 모델러는 여러 데이터를 확인하고 분석하는 일을 담당한다. 실시간으로 차량의 상태를 체크하면서도 더 나은 결과를 위해 레이서에게 피드백을 제공한다. 

레이서는 텔레메트리 모델러의 조언을 참고해 드라이빙 스타일을 개선하기도 한다. 영화 속에서 헤드기어를 장착한 채 모니터의 수치를 보며 드라이버와 소통하는 사람이 바로 텔레메트리 모델러다.  

코리아인터내셔널서킷(영암)=박대웅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