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렌시아CF 이강인이 19일(한국 시각) 열린 레알 마드리드와 2019-2020시즌 프리메라리가 경기에서 퇴장을 당했다. /발렌시아 구단 제공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과유불급(過猶不及). 스페인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 발렌시아CF 이강인(19)의 승부욕을 두고 하는 말이다.

이강인은 지난 19일(이하 한국 시각) 레알 마드리드와 2019-2020시즌 프리메라리가 29라운드 원정 경기(0-3 패)에서 팀이 0-2로 끌려가던 후반 31분 교체 선수로 출전했지만, 투입 13분 만에 레드 카드를 받고 퇴장 당했다. 벌써 시즌 2번째 퇴장이다. 지난 2월 23일 레알 소시에다드전(0-3 패) 이후 넉 달 만의 공식 경기 출전으로 기대가 컸던 터라 실망감도 컸다.

이강인의 행동은 상대 선수 입장에서 충분히 위협적이었다. 이강인은 상대 수비수 세르히오 라모스(34)로부터 공을 빼앗기 위해 뒤에서 거칠게 밀며 3차례나 발길질을 했다. 그 과정에서 다치면 치명적일 수 있는 아킬레스건까지 건드렸다.

한준희(50) SPOTV 축구 해설위원은 “주심이 이강인의 3차례 가격을 다 좋지 않았다고 본 것 같다. 짧은 시간 동안의 연타들이 좋지 않았다고 본 것이다”라며 “충격적이다. 정말 어렵게 출전 기회를 얻었던 터라 더 그렇다”고 아쉬워했다. 이 퇴장으로 이강인은 22일 열리는 CA 오사수나와 30라운드 홈 경기에 나서지 못한다.

만 20세가 되지 않은 어린 선수인데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전에도 좀처럼 경기에 중용되지 못한 탓에 승부욕과 함께 조급함이 앞섰던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이번 퇴장이 불러올 나비 효과다. 향후 그의 출전 기회가 마련되는데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 한동안 이적설까지 제기되며 팀 내 입지가 좁아진 그에겐 분명 달갑지 않은 상황이다.

레드 카드를 받은 후 벤치로 걸어 들어가는 장면 역시 실망감을 안겼다. 중계 화면에 잡힌 그는 불만 가득한 손짓과 표정으로 여전히 분이 풀리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이강인이 깊이 새겨야 할 레드 카드다. 손흥민(28ㆍ토트넘 홋스퍼)과 이승우(22ㆍ신트트라위던 VV) 등 일찍이 ‘축구 천재’로 여겨졌던 선수들은 승부욕이 남달랐던 동시에 경기가 잘 풀리지 않으면 지나치게 흥분하는 등 감정 조절에 어려움을 겪었다.

과거 인천 유나이티드 12세 이하(U-12) 팀에서 코치로 이강인을 지도한 바 있는 김선우 포천 키미테 축구센터 감독은 기자와 통화에서 “워낙 잘 했기 때문에 초등학교 3학년이었지만 4학년으로 월반을 시켰다. 한 번은 MBC 주최 유소년 8 대 8 축구 대회에 나갔는데 팀이 졌다. 또래 아이들은 울지 않았는데 (이)강인이는 많이 울더라. 그만큼 승부욕이 강했다”고 옛 기억을 떠올렸다.

그로부터 10여 년이라는 세월이 훌쩍 지났다. 이강인은 같은 연령대 선수들 중 축구 기량만큼은 단연 ‘톱 클래스’가 됐다. 물론 더 대단한 선수가 되기 위해선 감정을 적절히 통제하는 능력도 필요해 보인다. 승부욕에 따른 의욕적인 플레이와 비매너 플레이는 ‘한 끗 차이’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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