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조합측 강남구청 집합금지명령 불구 임시총회 강행... 2차 투표로 시공사 선정
21일 한남3구역 시공사 선정 투표를 마친 조합원들이 총회장을 빠져나오고 있다. /황보준엽 기자

[한스경제=황보준엽 기자] 마지막까지 팽팽했다. 현대건설이 151표 차로 대림산업을 따돌리고 7조원 규모의 한남3구역 시공사로 선정됐다.

2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한남3구역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임시총회가 열렸다. 현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우려에도 불구하고 2000여명의 인파가 몰렸다.

앞서 강남구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내렸지만, 조합 측은 총회를 강행했다.

강남구청은 관련 법에 따라 총회 개최 주최인 조합과 참석 조합원 모두에게 벌금 부과 등의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이날 총회에서는 현대건설이 시공사로 최종 선정됐다. 투표는 총 2회에 걸쳐 진행됐다. 시공사로 선정되기 위해선 과반인 1401표를 얻어야 하는데, 앞서 조합은 과반 득표가 어려울 것으로 보고 미리 진행해 뒀던 현대건설과 대림산업의 투표지를 개표, 최종 시공사를 확정했다.

1차 투표 결과는 현대건설이 1167표, 대림산업은 1060표, GS건설은 497표의 지지를 각각 얻었다. 2차에서는 현대건설이 총 2724표 중 1409표로 과반을 획득했고 대림산업은 1258표를 받아 고배를 마셨다.

조합원들은 예정된 총회 시각인 오후 2시보다 1시간여 빠른 1시부터 코엑스 1층 전시관에 입장했다. 이후 총회는 오후 2시 20분께 개회했다. 참석한 조합원은 전체 3842명 중 2400여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이날 총회 결과는 예측이 어려웠다. 조합원 의견도 분분했다. 현대건설의 금전적인 제시조건이 마음에 든다는 조합원부터 랜드마크로 조성될 단지인 만큼 '대안설계'를 중점으로 살피는 조합원까지 저마다 생각을 얘기하기 바빴다.

21일 현대건설 관계자들이 서울 코엑스몰에서 열린 한남3구역 시공사 선정 총회에서 최종 시공사로 선정된 후 플래카드와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김준희 기자

그동안 치열하게 진행됐던 건설사들의 홍보전도 예상을 어렵게 했다. 단군이래 최대 사업이라 불릴만큼 사업비가 큰 데다 향후 한남 재건축·재개발 지역의 패권을 확보할 수 있다는 상징성 때문에 이들은 여느 때보다 홍보에 공을 들였다.

현대건설과 대림산업은 서로 비방전을 벌이기까지 했다. 또 현대건설은 언론에 입찰내용을 경고했다는 이유로 조합으로부터 언론보도 등 지침 위반으로 경고를, 대림산업은 대안설계로 제시한 ‘트위스트 타워’가 과장 홍보에 해당한다며 경고 조치를 받은 바 있다.

조합원 A씨는 "현대와 대림 모두 조건이 나쁘지 않다. 어디를 선택해야 할지는 잘 모르겠다"며 "조금 더 고민해보다 막판에 투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조합원들의 선택은 현대건설이었다. 조합의 금전적 부담을 덜어주는 조건을 제시했던 점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은 대안설계 공사비로 1조7377억원을 제시했는데, 이는 조합이 예상했던 가격(1조8880억원) 보다도 1000억원 이상 낮다.

거기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보증이 없이도 사업비와 이주비 대여가 가능하도록 했으며, 미분양 시 100% 대물변제하는 조건도 제시했다. 아파트 뿐만 아니라 상가도 포함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이번 시공사 선정 총회에서 현대건설은 업계 최고 수준의 탄탄한 재무구조와 풍부한 현금 유동성을 바탕으로 압도적인 사업조건을 제시, 사업을 안정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는 점과 뛰어난 기술력 등으로 조합원들의 표심을 얻은 것 같다"고 말했다.

윤영준 현대건설 주택사업 총괄대표는 "현대건설의 최고의 기술력과 경험 그리고 탄탄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한남3구역 조합원들의 선택을 받았다"며 "한남3구역이 강북을 대표하는 최고의 명품 단지 ‘디에이치 한남’으로 거듭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남3구역은 총사업비 약 7조원, 예정 공사비만 1조8880억원에 달하는 역대 최대의 재개발 사업지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 686일대에 지하 6층∼지상 22층, 197개 동, 5816가구(임대 876가구 포함)와 근린생활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2003년 뉴타운 지정 이후 2009년 정비구역 지정, 2012년 조합설립인가, 2017년 서울시 건축심의 통과, 지난 3월 말 사업시행인가를 받았다.

황보준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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