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알칸타라. /OSEN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잠실벌 에이스의 위엄을 보여줬다. 라울 알칸타라(28ㆍ두산 베어스)가 ‘천적’ LG 트윈스도 넘어서며 다승 단독 1위로 올라섰다.

알칸타라는 2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0 KBO 리그 LG 트윈스와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8이닝 7피안타 무사사구 5탈삼진 1실점(1자책)으로 역투하며 팀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두산은 이날 승리로 LG와 주말 3연전을 싹쓸이하며 4연승을 내달렸다.

지난 시즌 KT 위즈 유니폼을 입고 KBO 리그에 데뷔한 그는 LG전에 유독 약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LG전에 5차례 선발 등판했지만, 단 1승도 없이 5패만 떠안았다. 완투패도 한 차례 포함돼 있다. 평균자책점은 6.00, WHIP(이닝당 출루 허용률)는 1.40에 이르렀다. 지난달 5일 LG와 개막전에선 6이닝 6피안타(1홈런) 2볼넷 3실점(3자책)으로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했으나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해 패전 투수가 됐다.

알칸타라는 마침내 ‘천적’ LG를 뛰어넘는데 성공했다. 이날 그는 최고 시속 156km에 이르는 빠른 공과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 포크볼 등 다양한 변화구를 섞어 LG 타선을 꽁꽁 묶었다. 총 102개를 던졌고, 이중 스트라이크는 71개를 꽂았다. 8회 실점하기 전까지 완봉을 노릴 수 있는 페이스였을 정도로 좋은 컨디션을 과시했다.

1회를 삼자범퇴로 처리하며 기분 좋게 출발한 알칸타라는 2회와 3회 안타를 허용했으나 후속타자를 범타 처리했다. 4회는 공 7개로 삼자범퇴 처리했다.

5회엔 박용택과 정근우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득점권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유강남을 3루수 땅볼, 구본혁을 유격수 병살타로 요리하며 무실점을 기록했다. 6회도 삼자범퇴로 막은 알칸타라는 7회 선두타자 로베르트 라모스에게 2루타를 허용했으나 후속 세타자를 모두 범타 처리하며 실점하지 않았다.

8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라모스는 선두타자 유강남에게 우월 2루타를 맞았다. 후속타자 김호은과 이천웅을 범타로 돌려세웠지만, 오지환에게 적시타를 허용해 첫 실점을 허용했다. 알칸타라는 다음타자 김현수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이날 임무를 마쳤다.

9회 말 등판한 홍건희가 1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 막고 두산으로 이적 후 첫 세이브를 올렸다. 경기 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오늘 경기는 투수 2명이 정말 잘해줬다. 알칸타라가 자신있게 본인의 공을 던지며 승리를 가져올 수 있었다. 더워지는 날씨에 우리 선수들 고생 많았다"고 밝혔다.

경기 뒤 알칸타라는 "오늘 승리해서 기쁘다. 포수 박세혁과 경기 전 전략을 세웠는데 계획대로 던져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소감을 밝혔다.

시즌 6승을 올린 알칸타라는 NC 구창모와 키움 에릭 요키시 따돌리고 다승 단독 1위로 올라섰다. 두산은 알칸타라가 등판한 9경기에서 7승 2패를 기록 중이다. 에이스라는 칭호가 아깝지 않은 활약이다. 알칼타라는 "평균자책점이나 다른 기록은 좋지 못한 데 에이스라고 불러주셔서 감사하고 자신감이 생긴다. 앞으로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도 든다"고 웃었다.

잠실=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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