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 오후 7시 44분께 경북 경주시 남서쪽 8㎞ 지점에서 규모 5.1 지진이 발생했다. 사진은 지진이 난 직후 경주시 황성동 아파트 주민들이 인근 초등학교 운동장으로 대피해 비를 맞으며 불안에 떠는 모습. [독자 제공=연합뉴스]

12일 경북 경주에서 규모 5.3의 지진이 발생한 데 이어 규모 5.8의 여진이 재차 발생하면서 부산에서는 80층짜리 고층 건물이 휘청거리는 등 진동으로 시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일부 시민들은 놀라 건물 밖으로 긴급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고, 지진 피해를 우려한 부산지역 고교는 야간자율학습을 중단했다.

12일 오후 7시 44분께 경북 경주시 남서쪽 8㎞ 지점에서 발생한 규모 5.3의 지진이 부산에서 감지됐다.

이어 8시 33분에는 규모 5.8로 처음보다 더 강한 지진동이 재차 감지됐다.

이날 부산소방 119안전센터는 지진으로 건물이 흔들렸다는 신고가 수천 건이 쏟아졌다.
해운대구의 한 아파트 20층에 사는 김모(73.여)는 "10초가량 바닥이 덜덜덜 하면서 식탁 위에 있는 등이 흔들거려 급히 식탁 밑으로 몸을 숨겼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울산에서 큰 지진이 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이게 무슨 일이냐"면서 "무서워서 심장이 벌렁벌렁해서 말이 잘 안 나온다"고 심호흡을 했다.

▲ 12일 저녁 경주에서 규모 5.1 지진이 발생한 가운데 부산 금정구의 한 가정집에 놓여 있던 장식장에서 장식용 돌멩이가 떨어지는 등 피해가 있었다. [독자 제공=연합뉴스]

남구 문현동 63층짜리 부산국제금융센터 50층 상황실에 근무하는 추성철씨는 "건물이 좌우로 심하게 흔들렸다"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여진이 발생한 뒤에는 아예 시민들이 건물 밖으로 대피한 모습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해운대 한신휴플러스 아파트 13층 거주 김모(61·여)씨는 "두 번째 지진 때는 소파가 쿵쾅거리고 거실의 큰 화분이 기우뚱했다"면서 "너무 불안해서 일단 집밖으로 나왔다"고 설명했다.

대피한 시민들은 가족에게도 전화를 걸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니 일단 안전한 곳에 있는 게 좋겠다"고 당부하고 있다. 하지만 통화량이 폭주하면서 휴대전화 통화가 제대로 되지 않자 발을 동동 구르기도 했다.

지진이 난 직후부터 카카오톡도 먹통이 되면서 불안감을 호소하는 시민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동래구의 한 다세대 주택에 사는 최모(43)씨도 "쿵 소리가 나서 집 밖으로 대피했다"면서 "아직도 손과 다리가 후들후들 거린다"고 말했다.

해운대구 80층짜리 아파트에 거주하는 김모(33)씨도 "건물이 6∼8초간 두 차례나 좌우로 흔들렸다"면서 "아이랑 함께 있는데 너무 무섭다"고 신고했다.

각 아파트들에서는 지진 발생 뒤 아파트를 비상점검하고 있다는 안내방송도 잇따르고 있다.

부산지역 고교와 학원들은 지진 피해를 우려해 야간자율학습과 수업을 중단하고 학생들을 귀가시키고 있다.

고리원자력 본부는 이번 지진으로 인해 피해는 없다고 밝혔다.

계획 예방정비 중인 고리2호기와 신고리2호기는 가동이 중지된 상태이고, 나머지 4기(고리1·3·4호기, 신고리1호기)는 모두 정상 가동하고 있다.

고리 1호기는 규모 5.9(수직), 6.3(수평)에서 자동정지하고, 고리 2호기부터는 규모 6.3∼6.8에서 자동으로 정지한다.

고리원전은 "진도 6.5∼7.0 규모의 지진에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며 "추가적인 여진에 대비해 중요지점에서 시설점검을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리원전 직원들은 지진이 발생하자 비상소집돼 발전소로 복귀해 비상근무에 들어갔다.

부산시 재난상황실에 관계자는 "지진을 느꼈다는 전화는 많지만 아직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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