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외국 투수 닉 킹엄(왼쪽)과 리카르토 핀도. /OSEN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결단을 내려야 할 시점이다. 더 늦기 전에 승부수를 던져야 한다.

SK 와이번스가 21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2-7로 패하며 속절없이 6연패에 빠졌다. SK는 개막 직후인 지난달 7일 인천 한화 이글스전부터 10연패를 당했다. 창단 원년인 2000년(11연패) 이후 20년 만의 최다 연패에 빠지며 최악의 5월을 보냈다. 지난달 20일 고척 키움전 승리로 간신히 연패를 끊고 반등하는 듯했지만, 최근 4연속 루징시리즈와 6연패에 그치며 바닥을 찍고 있다.

헐거워진 불펜, 끝을 모를 타선 침체 등이 SK의 부진 원인으로 꼽힌다. 반등의 여지가 잘 보이지 않아 더 답답하다. 외국 선수들의 부진도 SK의 추락에 한몫했다. 타자 제이미 로맥(35)은 22일 현재 타율 0.273(139타수 38안타) 7홈런 23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리그 정상급 성적은 아니지만, 나름 제 몫을 하고 있다. 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로맥의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기여도)은 1.30으로 최정(34)에 이어 팀내 2위다.

‘골칫거리’로 전락한 투수 닉 킹엄(29)과 리카르도 핀토(26)가 문제다. 시즌 전 뛰어난 구위와 적응력으로 에이스 노릇을 해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 킹엄은 1군에서 자취를 감춘 지 오래다. 올 시즌 2경기를 던지고 팔꿈치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5월 12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3.2닝 8실점(5자책)을 기록한 이후에 팔꿈치 통증을 호소했다. 애초 두 차례 정도 선발 로테이션에서 빠지고 쉬면 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회복 시간이 점점 뒤로 미뤄졌다. 최대 2주 정도면 복귀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여전히 ‘함흥차사’다. 재활군에 머무르고 있는 그는 최근 가벼운 캐치볼을 시작했다. 그러나 몸 상태 회복을 장담할 수 없는 상태다. SK관계자는 22일 본지와 통화에서 “캐치볼을 시작했는데 아직 통증이 남아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복귀 시기는 미정이다”라고 밝혔다. 

핀토는 킹엄보단 낫다. 올 시즌 9경기 50.2이닝 3승 3패 평균자책점 4.26을 기록 중이다. 아픈 곳 없이 꾸준히 로테이션을 돌고 있다. SK 투수 중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지난달 30일 한화전부터 16일 KT 위즈전까지 4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점 이하 투구)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치명적인 약점을 극복하지 못해 아쉽다. 그의 고질적인 문제점은 약한 멘털. 시즌 전부터 좋은 공을 가졌음에도 제구가 들쑥날쑥 하고, 예민한 성격 탓에 실책이 나오거나 주자만 나가면 한 번에 무너질 때가 많았다. 개막 후에도 마운드에서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 동료의 수비 실책이 나오면 불만을 그대로 드러내기도 했다. 21일 키움전에서도 이재원에게 왜 3루 주자를 잡지 않았느냐며 항의하는 듯한 모션을 취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핀토의 멘털 문제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과도 같다. 코칭스태프도 핀토 본인도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쉽게 나아지지 않고 있다. 핀토의 멘털 문제는 팀워크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핀토가 선발 출전하는 경기마다 야수들은 큰 압박감을 안고 출전해야 한다.

올 시즌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외국인 선수 교체가 힘들다. 하지만 외인 교체는 가장 즉각적으로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카드다. SK도 준비는 하고 있다. 대체 선수를 리스트업 중이다. 빠른 결단이 필요하다. 여전히 100경기 넘게 남은 시즌 초반이지만, 더 늦어진다면 회복 불능 상태에 빠질 수도 있다.

이정인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