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자유연대 등 “평화의 소녀상 훼손하겠다”…경찰, 종로구 시설보호 요청 접수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 옆에서 대학생이 1인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김호연 기자] 28년 동안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 촉구 수요시위가 처음으로 보수단체에게 자리를 빼앗기면서 소녀상의 훼손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자유연대 등 수요시위 자리를 선점한 보수단체는 ‘평화의 소녀상’을 훼손하겠다는 등 적대적인 발언을 하고 있다. 자리에서 밀려난 정의기역연대(정의연)도 바로 옆에서 시위를 진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적잖은 마찰이 예상된다.

경찰은 수요시위 참가자들이 자유연대 집회와 거리를 두도록 완충지대를 만들고, 종로구의 시설보호 요청에 따라 자유연대 측에 소녀상 주변에서 떨어질 것을 요청했다.

22일 경찰에 따르면 보수단체 자유연대는 이달 23일 자정부터 7월 중순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서울 종로구 중학동 옛 일본대사관 앞에 집회 신고를 했다.

이에 따라 정의연은 24일 돌아오는 수요일에 평화의 소녀상이 있는 원래 장소 대신 남서쪽으로 10미터(m)가량 떨어진 연합뉴스 사옥 앞에 무대를 만들고 시위를 진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연대의 반대 집회는 당분간 평화의 소녀상 근처에서 진행한다.

수요시위는 1992년 미야자와 기이치(宮澤喜一) 당시 일본 총리의 방한에 앞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회원 30여명이 1월 8일 정오 일본대사관 앞에서 연 집회를 시작으로 28년 동안 이어져왔다.

수요시위가 장소 선점으로 원래 자리에서 열리지 못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시위 취지에 반대하며 근처에서 야유하거나 ‘맞불 집회’를 여는 사람은 있었지만 아예 시위장소를 선점해 방해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자유연대는 밤을 새워가며 집회 신고를 시도해 정의연의 각성과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사퇴 까지 시위를 진행할 예정이다.

경찰은 두 단체 사이의 마찰을 우려해 여러 대책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두 단체 사이에 완중지대를 마련해 정의연과 자유연대가 약 13m 떨어진 거리에서 시위를 진행하도록 한다.

또 소녀상을 훼손하겠다는 식의 발언을 이어가는 자유연대를 의식해 자유연대 측에 소녀상 주변에서 1~2m 떨어져 시위할 것을 요청했다.

종로구는 이미 경찰에 시설 보호 요청을 한 상태다.

또 경찰은 일본대사관 방면으로 불순물 투척이나 과도한 소음 송출, 진입 시도 등 외교기관을 위협하는 일이 없도록 자유연대와 정의연 등에 제한 통고를 전달할 예정이다.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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