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출구 없는 추락 서울, 연패 사슬 언제 끊나
FC서울은 최근 5연패에 빠졌다. /한국프로축구연맹

[한국스포츠경제=이상빈 기자] 프로축구 K리그1(1부) FC서울의 추락에 날개가 없다. 1998년 전신인 안양LG 시절 역사로 남은 5연패 기록을 22년 만에 재현했다. 쇄신을 위해 김호영(51) 수석코치, 김진규(35) 코치를 새로 선임했지만 역부족이다. 2004년 안양에서 서울로 연고를 이전한 뒤 리그 우승컵을 세 차례 들며 영광을 누린 명문 구단이 벌써 다음 시즌 강등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역대 최악의 분위기를 맞으며 승강 플레이오프를 펼쳤던 2018년보다 전력이 더 떨어진다는 혹평도 고개를 들었다.

서울의 악몽은 지난달 31일로 거슬러 오른다. 시즌 초반 흐름은 그리 나쁘지 않았다. 1라운드 개막전에서 강원FC에 1-3으로 역전패했으나 2, 3라운드에서 각각 광주FC(1-0 승리)와 포항 스틸러스(2-1 승리)를 연파하고 승점을 쌓았다. 하지만 이후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부진의 터널에 갇혔다. 성남FC를 상대로 치른 4라운드 홈경기에서 0-1 패배를 당하면서 사슬에 묶이기 시작했다. 이후 전북 현대(1-4 패배), 대구FC(0-6 패배), 상주 상무(0-1 패배), 울산 현대(0-2 패배)에 연거푸 무너졌다. 성남전부터 5경기 연속 패배다. 결과와 내용이 모두 좋지 않다. 5연패 기간 동안 1득점 14실점으로 경기당 0.2골 넣고 2.8골 내줬다. 전북과 경기에서 박주영이 전반 45분 득점에 성공한 이후 무려 315분 동안 골 침묵에 시달리고 있다. 대구전에서는 6골 차 대패의 악몽을 겪기도 했다.

공격과 수비가 함께 흔들려 제대로 된 경기 운영을 할 수 없었다. 현재까지 리그 최소 득점(5골) 공동 2위, 최다 실점(18골) 1위다. 한두 경기의 부진으로 여기기 어려운 수준이다. 우승후보 평가를 뒤로 한 채 순위표 아래 쪽으로 처지면서 일각에선 1983년 창단 이후 최악의 부진으로 기록된 2018시즌과 똑같은 길을 걷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당시 서울은 리그 최종 11위에 그쳐 K리그2(2부) 부산 아이파크와 피 말리는 승강 플레이오프 2연전을 치렀다. 가까스로 상대 전적에서 1승 1무 우위를 점해 창단 첫 강등을 면했다. 서울이 올 시즌에도 강등권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2년 전 아픔을 되풀이한다.

8라운드까지 서울은 2승 6패 승점 6으로 리그 11위에 머물고 있다. 현재 상황은 지난 시즌 제주 유나이티드를 연상케 한다. 1년 전 제주는 9라운드까지 4무 5패 하는 극심한 부진을 겪다 리그 최하위에 그쳐 1982년 창단 이래 처음으로 K리그2 강등을 맛봤다. 2006년 2월 연고지 부천을 떠나 제주에 새롭게 안착하며 부천SK에서 지금의 이름으로 바꾼 것을 두고 원성이 자자했던 터라 K리그2행은 축구팬들에게 조롱거리가 됐다. 그동안 제주와 똑같은 연고 이전 역사를 가진 서울도 비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올 시즌 최악 부진까지 겹치면서 제주의 전철을 밟는 게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마저 나온다. 모든 정황이 묘하게 제주와 오버랩 되는 상황이다.

최용수(43) 서울 감독은 울산전을 마친 뒤 “팬들에게 죄송하다. 빨리 털어내기 위한 방법은 승리와 결과밖에 없다”며 “우리 힘으로 반전할 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문제를 인식하고 있지만 떨어질 대로 떨어진 경기력과 분위기를 다시 끌어올리기가 쉽지 않다. 아직 시즌 초반에 불과하다는 면죄부도 올해엔 받아들이기 힘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개막이 두 달 미뤄졌다. 또 2019시즌과 비교해 전체 일정에서 11경기나 줄었다. 상반기 성적이 예년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시즌 초 무려 9경기에서 무승에 빠진 제주가 끝내 강등된 사례는 확실한 참고서다.

서울은 27일 리그 최하위 인천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9라운드 홈경기에 나선다. 서울과 마찬가지로 최악의 부진을 겪으며 6연패 중인 인천과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 두 팀의 이번 승부가 팬들에게서 ‘멸망전(滅亡戰)’이라는 비아냥도 나온다. 인천전에서도 승점 사냥에 실패한다면 팬들의 인내심도 폭발한다. 승리하면 연패를 끊고 분위기 반전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다. 서울에 지금 필요한 것은 ‘승리’밖에 없다. 

이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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