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리더들, 유료방으로 이동 권유
카카오톡 등에서 주식 리딩방이 성행하고 있어 금융당국이 주의를 당부했다./그래픽 김민경기자

[한스경제=김형일 기자] 카카오톡 등 소셜미디어에서 성행하는 주식 리딩방이 동학개미를 울리고 있다.

주식 리딩방은 매매 종목을 추천하는 단체 대화방이다. 동학개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투자에 나선 개인 투자자들을 뜻한다. 

23일 주식 리딩방을 취재한 결과 여러 가지 문제점이 포착됐다. 특히 금융 전문성이 검증되지 않은 유사투자자문업자나 일반 개인이 운영하고 있어 투자 손실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었다. 

먼저 주식 리딩방을 운영하는 주식 전문가(리더)들은 매수가와 매도가만 제시할 뿐 그 근거를 내놓지 않았다. 특정 종목을 추천하는 이유를 묻자 대부분 침묵으로 일관하거나 다른 화젯거리로 이야기를 돌렸다. 

한 리더는 "하나의 이유로 판단하지 않는다며 자신들의 분석기법으로 여러 가지를 고려해 기본적·기술적 분석으로 선별한다"고 답했다. 오히려 자신을 따라 투자하면 수익은 당연하고 교육부분까지 챙겨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무료 주식 리딩방은 종목만을 추천한다며 유료방으로 이동하면 매도가에 대한 질문, 각종 변수에 대응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리더들은 계속해서 유료방으로 이동을 권유했다. 

새로 주식 리딩방에 들어온 동학개미에게 리더는 짧은 인사를 건넨 뒤 바로 포섭에 들어갔다. 관심 종목과 매수 종목을 알려주며 자신의 지시에 따라 달라고 당부했다.

또  3%대 손실을 작은 손실로 치부하며 매도에 나서라고 귀띔했다. 리더는 절대 추천주 금액의 0.5% 이상 에서 매수하지 말 것을 요청했다.

주식 리딩방에서는 리더의 말을 듣고 특정 종목에 투자했다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해 고민에 빠진 동학개미들을 다수 볼 수 있었다. 그러나 동학개미들은 마이너스 수익률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리더에게 매도 시점을 묻는 등 굳건한 지지를 보내고 있었다. 

이처럼 동학개미들이 리더를 맹신하게 되는 이유가 있었다. 바로 ‘인증’ 때문이다. 자신이 얼마의 수익을 올렸는지 공유하는 인증은 동학개미들에게 일확천금의 꿈을 꾸게 했다.   

투자 손실이 발생한 동학개미./김형일 기자

금융감독원은 지난 22일 주식 리딩방에 대한 소비자 경보를 발령하며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발표했다. 

금감원은 수익률과 종목 적중률 등 근거 없는 실적을 내세우며 수백만원에 달하는 높은 이용료를 지불하도록 유인하는 경우가 다수라며 이용료 환불이 지연·거부되는 경우가 빈번하다고 밝혔다. 

또 추천대로 주식을 매매했다가 주가조작과 같은 중대 형사사건에 연루될 수 있다고 주의를 요했다. 금감원은 이러한 위험에도 많은 투자자들이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에 주식 리딩방에 계속 가입할 우려가 있어 소비자 경보를 발령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이 주식 리딩방에서 성행한다고 보는 범법행위는 크게 네 가지다. 

우선 허위·과장 광고로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 3조(부당한 표시 광고 행위의 금지)’를 위반했다고 봤다. 

또 금감원은 고급 투자정보를 미끼로 유료회원 계약 체결을 유도한 뒤 이용료 환금을 거부·지연하거나 위약금을 과다 청구하는 등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 제 32조(계약의 해지 또는 해제의 효과와 위약금 등)에 저촉된다고 판단했다. 

이 외에도 리더가 추천 예정 종목을 미리 매수한 후 회원들에게 매수를 요청하는 등의 방법으로 주가를 올려 이득을 취하기도 한다며 이는 ‘자본시장법 제176조(시세조종행위 등의 금지)’에 위배된다고 규정했다. 

끝으로 금감원은 리더가 일대일 투자상담 등을 통해 개별적으로 특정종목 주식의 매매를 추천하는 행위는 ‘무등록 투자자문’ 행위에 해당한다며 ‘자본시장법 제 17조(미등록 영업행위의 금지)’를 어긴 것으로 보고 있다. 

최창보 금감원 자산운용감독국 팀장은 “자산운용검사국에 있는 유사투자자문 전담팀이 곧 암행점검을 실시할 예정"이라며 "여러 가지 범법 행위가 성행하는 주식 리딩방은 불법”이라고 말했다. 

한 동학개미의 수익률을 공개하는 리더./김형일 기자
주식 리딩방이 동학개미들을 울리고 있다./연합뉴스

 

김형일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