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래미안슈르, 전용 136㎡ 8억6000만→9억9000만원
전문가 “규제 충격파 극복·대규모 입주 끝난 영향”
과천 아파트 단지 전경. /연합뉴스

[한스경제=황보준엽 기자] 청약제도 개편으로 폭락했던 과천시의 전셋값이 최근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직전 거래가 대비 많게는 8000만원까지 올랐다. 전셋값 하락에 영향을 미쳤던 규제 충격파가 어느 정도 흡수된데다, 대규모 입주가 일부 마무리됐기 때문이다.

2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5일 과천시 원문동 '래미안슈르' 전용면적 136㎡이 9억9000만원(19층)에 전세 계약됐다. 직전(3월) 거래가인 8억6000만원(15층) 보다 1억3000만원 상승했다. 전셋값이 한창 오르던 시기인 지난해 말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가격이다. 오히려 더 높기도 하다. 지난해 9월 거래가(9억6000만원) 보다 3000만원이 올랐다.

별양동 래미안과천센트럴스위트 전용 84㎡ 주택형은 지난 12일 9억원에 전세 거래됐는데, 지난 4월 거래가(8억2000만원)보다 8000만원 올랐다. 이 아파트 전세 시세는 저층을 제외하고는 8억원 후반대에서 9억원 중반대로 형성돼 있다.

구축 아파트 역시 전셋값이 회복세를 탔다. 중앙동 주공아파트 10단지 전용 124㎡는 6억원(5월)에서 5000만원 오른 6억5000만원에 계약됐다.

과천은 지난해 7월 상승 전환한 뒤 2%가 넘는 월간 상승률을 보이며 전셋값이 폭등했던 곳이다. 지난해 최고 상승률은 12월에 기록했던 3.95%였다.

그러다 2월 돌연 하락세로 전환하더니 5월까지 이어졌다. 12.16 부동산 대책에 따라 수도권 1순위 청약 자격 거주 요건을 2년으로 늘어나자 전세 수요가 줄어든 영향이다. 과천 지식정보타운 등 로또를 잡기 위해 청약 대기자들이 전세시장으로 몰려들면서 전셋값이 올랐었는데, 거주요건 강화로 이들의 ‘전세 러시’가 사라지면서 가격이 폭락해다는 것이다.

새 아파트 입주 물량이 증가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 4월 중앙동 '과천푸르지오써밋'(1571가구) 등이 본격적인 입주를 시작하면서 전셋값 하락에 기름을 부었다. 이 외에도 '과천 센트럴파크 푸르지오 써밋'(옛 주공 7-1단지) 등 올해 입주 물량만 3000가구에 육박한다.

과천 전셋값은 지난 15일 기준 하락세를 멈췄다. 0.06%가 올랐는데, 지난 2월 이후 4개여월 만이다. 전문가들은 규제 충격파를 시장에서 소화했고, 집 매매가 어려워지면서 전세로 수요가 몰려 전셋값이 오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규제 충격도 어느정도 가시기 시작했고, 대출 규제 등으로 매매시장 접근이 어려워지면서 전세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라며 “과천 전셋값이 오른 것도 이런 이유인 듯하다”고 말했다.

반대로 일각에서는 예정됐던 대규모 입주가 마무리되면서 일시적으로 진정된 것으로 보일 뿐 아직 대규모 입주 예정돼 있다는 점이 변수로 남았다고 평가한다. 아직 입주를 안한 과천 센트럴파크 푸르지오 써밋(1317가구)과 내년 입주 예정인 과천위버필드(2128가구), 과천자이(2099가구), 과천제이드자이(647가구)를 합치면 총 6191가구에 달한다. 부동산 업계 한 관계자는 “원래 입주가 완료되면 전셋값이 진정되기도 한다”며 “하지만 아직 입주량이 많이 남은 만큼 전셋값 추이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황보준엽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