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의 호잉(왼쪽)과 키움 히어로즈의 모터가 KBO리그를 떠나게 됐다. 연합뉴스

[한스경제=박대웅 기자] 2020 프로야구가 40경기 가량을 소화한 현재 외국인 선수 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애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메이저리그 뿐만 아니라 마이너리그까지 멈춰서면서 외국인 선수 교체는 어려울 것으로 점쳐졌지만 외국인 선수의 부족한 활약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중하위권 구단들은 이미 외국인 선수를 교체했거나 고민 중에 있다. 

가장 먼저 포문을 연 건 키움 히어로즈다. 키움은 극도의 부진과 여자 친구 문제로 논란이 됐던 테일러 모터를 지난달 30일 방출했다. 대신 내셔널리그 올스타 출신 유격수 에디슨 러셀(26)을 영입했다. 러셀은 개인 사정으로 빅리그에서 퇴출된 이후 새 둥지를 찾지 못하게 되자 키움의 손을 잡았다. 키움은 연봉 53만 달러라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빅리그 올스타 출신 내야수를 영입하게 됐다. 

키움의 바통을 이어 한화 이글스가 한때 '복덩이'로 평가 받았던 제러드 호잉과 결별했다. 대신 휴스턴, 클리블랜드, 콜로라도에서 빅리그 통산 484경기를 뛴 외야수 브랜드 반즈(34)를 총액 20만 달러에 대전한화이글스파크로 불러들였다. 반즈의 빅리그 통산 타율은 0.242, 홈런은 20개로 빅리그에서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고 보기 어렵다. 더욱이 30대 중반으로 향하는 나이도 강점이라고 할 수 없지만 한화는 반즈가 침체된 한화 타선에 활기를 불어 넣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외인 농사'가 한 시즌 성적을 좌우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외국인 선수는 팀 전력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이런 외국인 선수를 교체하는 건 단연 '분위기 쇄신'이라는 필요에서다. 키움은 경기 내외적인 문제로 선수단 전체의 분위기를 흐린다고 봤다. 18연패로 KBO리그 최다연패 타이를 기록한 한화 역시 감독 교체에 이어 외국인 선수 교체로 전력 상승과 분위기반등을 노리고 있다. 

키움과 한화 이외에도 삼성 라이온즈와 SK 와이번스 등도 외국인 교체 카드를 만지작 거리고 있다. SK는 에이스 역할을 기대하며 연봉 90만 달러(약 11억 원)에 영입한 닉 킹엄이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로 팀 전력에 도움이 되고 있지 않다고 보고 있다. 이런 이유로 SK는 대체 선수 물색을 시작한 상황이다. 

삼성 또한 벤 라이블리의 부상 이탈이 뼈아프다. 올 시즌을 앞두고 연봉 95만 달러(11억5000만 원)에 삼성과 재계약한 라이블리는 지난달 23일 옆구리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일단 삼성은 8주 진단을 받은 라이블리의 회복을 기다린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부상 회복이 장기화되고 기량이 정상 궤도에 오르지 못한다면 삼성 역시 라이블리 교체를 고민할 수 밖에 없다. 

KBO 관계자는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가 언제 문을 열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당장의 경제적 이유와 경기력 유지 차원에서도 KBO리그로 오고자 하는 선수가 많다"고 설명했다. 애초 걱정과 달리 코로나19가 오히려 수준 높은 외국인 선수를 수급할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다. 

박대웅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