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롯데케미칼·LG화학·SKC 기업 간 윈윈과 핵심역량 공유

 

임종훈 한화종합화학 대표(왼쪽)과 임병연 롯데케미칼 기초소재사업 대표가 15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PTA 업무 협약식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각 사 제공

[한스경제=고혜진 기자] 화학업계가 경쟁사와 협력하거나 스타트업 투자를 하는 등 ‘합종연횡’ 바람이 일고 있다. 기업 교류 확대로 ‘윈윈(winwin)’ 작용을 하는 동시에 핵심 기술 역량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한화종합화학과 합성섬유와 페트병을 만드는데 쓰이는 중간 원료인 ‘고순도 테레프탈산(PTA)’ 공급 관련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석유화학업계 경쟁사인 양사가 협력해 화학산업을 강화하는 데 의의가 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울산공장에 PTA 생산라인을 ‘고순도 이소프탈산(PIA)‘으로 전환하는 설비를 구축해왔다. PIA는 PET과 도료, 불포화 수지 등 원료로 사용되는 제품이다. 롯데케미칼은 PIA 연간 생산량이 52만톤으로 글로벌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반면 한화종합화학은 연간 200만톤 규모 국내 최대 PTA 생산시설을 보유했으며 40년동안 PTA 시장을 선두하고 있다. 

이번 협약으로 롯데케미칼은 수익성과 기술력 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관측된다. 롯데케미칼은 오는 7월부터 한화종합화학으로부터 연간 45만톤 규모 PTA 제품을 공급받는다. 한화종합화학 역시 가동이 중단됐던 울산공장 2호 PTA 생산설비를 재가동하기로 했다. 한화종합화학도 안정적인 수급처를 확보해 경쟁력을 키울 수 있어 긍정적인 평이다.

양사는 경쟁사지만 윈윈 효과를 기대한다고 업계는 평가하고 있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PTA 수요가 하락하면서 중국이 대규모 PTA 증설을 추진해 공급 과잉 현상이 일어났다. 

이런 측면에서 양사의 협약으로 롯데케미칼은 PTA보다 PIA 시장에 집중할 수 있고 한화종합화학은 PTA에 전념하게 돼 서로 윈윈하게 됐다.

대한민국에너지대전에서 참관객들이 LG화학의 리튬 폴리머 배터리를 장착한 현대자동차의 쏘나타 하이브리드 차량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화학업계의 합종연횡은 기업이 스타트업 투자도 직접 뛰어들면서 혁신을 도모하고 있다. LG화학은 이달 현대·기아자동차와 전기차 및 배터리 분야에서 스타트업 발굴에 나섰다. 스타트업과 교류를 확대하며 협업 기회를 통해 서비스 개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이다. 

‘전기차 배터리 챌린지(EV Battery Challenge)’ 공모 프로그램은 전기차와 배터리 분야에서 차별적인 혁신 기술과 사업 모델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외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한다.

배터리 효율과 생산성 향상, 품질관리를 위한 공정 기술 등 세부적으로 나뉜 응모 분야는 스타트업 기준에서 차세대 배터리 혁신 발판을 마련할 기회로 보여진다. 1차 심사에서 사업성을 인정받은 스타트업은 대면 심사를 통해 최종 선발된다. 선발된 스타트업은 상호 협업으로 사업을 구체화하는 논의를 이어간다.

김명환 LG화학 전지사업본부 CPO(사장)은 “LG화학은 배터리 분야 신기술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현대 기아차와 스타트업을 육성해 전기차 분야에서 함께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SKC도 ‘SKC 스타트업 플러스’로 스타트업과 중소기업 투자를 확대했다. ‘SKC 스타트업 플러스’는 올해 3회째로 유망기술을 가진 기업의 사업화를 돕는 프로그램이다. 

이처럼 화학업계에서 스타트업 투자와 경쟁사 간 협약 등 합종연횡 전략은 글로벌 선도 기업으로 다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해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화학업체도 생존 전략으로 함께 일을 도모하는 추세”라며 “기업 간의 합작은 경쟁사여도 서로의 강점을 증대할 수 있는 기회”라고 설명했다.

한상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화학 시장의 변동을 결정하는 핵심적인 요인은 수급 여건으로 올해 2분기 이후 대규모 증설에 따른 부담이 지속된다”며 “특히 이차전지는 화학시장의 성장과정에서 다양한 고객사들과의 협업 중요성이 확대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고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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