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서부선 지나는 관악구 봉천동, 은평구 응암동, 서대문구 가재울 등 관심 뜨거워
서부선 경전철 위치도. /서울시 제공

[한스경제=김준희 기자] 서울시 서북권과 서남권을 잇는 ‘서부선 경전철’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균형발전 차원에서 필수불가결한 시설이지만, 한편에선 정부가 잡으려고 애썼던 서울 집값을 다시 상승시키는 촉매제 구실을 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23일 서울시에 따르면 은평구 새절역(6호선)과 관악구 서울대입구역(2호선)을 오가는 서부선 경전철 민간투자사업이 한국개발연구원 공공투자관리센터의 민자적격성 조사를 통과했다. 총 연장 16.15㎞에 16개 정거장으로 건설되며 기존 5개 간선 도시철도와 환승하며 연계하는 지선노선이다.

해당 노선이 개통할 경우 새절역부터 서울대입구역까지 이동시간은 기존 약 36분에서 22분으로 14분 단축된다. 또 서울대입구역에서 노량진역까지는 약 23분에서 7분으로, 장승배기역까지는 약 22분에서 6분으로 최대 16분이 절약된다.

서울시는 “신촌, 여의도 같은 대학·상업·업무지구 등 통행 수요가 많은 지역까지 한 번에 연결될 뿐만 아니라 1·2·6·7·9호선과도 환승해 출퇴근 등 이동시간이 크게 감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서부선 경전철은 철도인프라 소외지역인 서북권과 서남권을 연결하는 새로운 교통축으로 고질적인 교통 정체를 해소하고 도심 접근성을 높여 균형발전을 앞당기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며 “20년간 기다린 지역주민 삶의 편의를 높이고 지역 활성화를 견인하는 계기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서부선 경전철 노선도. /서울시 제공

서부선 경전철 사업은 민간투자심의 등 관련 행정절차를 거쳐 올해 하반기 시행사·운영사 선정을 위한 제3자 제안공고를 진행할 예정이다. 2023년까지 실시설계를 완료하고 착공에 나서 2028년 개통을 목표로 두고 있다.

서부선 사업 통과 소식이 전해진 이후 인근 지역에 대한 관심은 뜨거워졌다. 부동산 정보 애플리케이션 ‘호갱노노’에 의하면 서부선이 지나는 관악구 봉천동과 그 안에 위치한 아파트 ‘관악드림타운’은 발표 직후 연일 검색어 상위권을 오르내리고 있다. 실거래가도 껑충 뛰었다. 지난해 6월까지 평균 6억1000만원 선이었던 전용면적 106.85㎡짜리 아파트는 이번 달 7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그 외에 새절역을 끼고 있는 은평구 응암동, 명지대역(가칭)이 지날 예정인 서대문구 가재울 뉴타운과 신림 인근도 호가가 직전 실거래가에 비해 평균 1억~2억원 오르는 등 이전보다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선 정부가 6.17 부동산 추가 대책까지 발표해 잡으려고 노력 중인 수도권, 특히 서울 집값이 상승세를 타는 계기가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사실상 수도권 전 지역이 규제 대상으로 지정된 가운데 키 맞추기 현상과 서부선 등 호재가 맞물리면서 서울로 수요가 몰릴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학회장(경인여자대학교 교수)은 “경전철은 서울 서부지역 교통 오지와 강남권을 연결함으로써 균형발전 측면에서 필요한 시설”이라며 “그러나 이로 인해 서울 상승 기조가 쭉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여의도와 장승배기, 신림 지역을 중심으로 수요가 몰릴 가능성이 높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김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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