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영종도 운항훈련센터까지 매물로 내놔... 송현동 부지는 서울시 방해로 매각 중단
대한항공 사옥. /연합뉴스

[한스경제=김호연 기자] 대한항공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영난을 극복하기 위해 유동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진행하는 작업마다 어려움을 겪고 있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든 코로나19 국면에서 2조원의 자구안을 어떻게 마련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인천 영종도에 있는 조종사 운항훈련센터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운항훈련센터는 2016년 대한항공과 미국 항공기 제조회사 보잉이 합작 투자로 신설한 시설로 부지는 3만2614㎡에 달한다. 현재 보잉 787·777·747·737, 에어버스 380·330 등 보유 항공기 전 기종의 시뮬레이터를 운영하며 자산가치는 4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운항훈련센터는 대한항공의 대표적인 ‘캐시카우’였기 때문에 항공업계에서 다소 의외라는 반응까지 나온다.

운항훈련센터는 연간 3500여명의 조종사를 훈련시킬 수 있다. 대한항공의 핵심 교육 관련 자산인 동시에 타 항공사 소속 조종사 위탁 교육까지 가능하다.

조종사들은 자격증 갱신을 위해 일정한 의무교육을 받아야 한다. 따라서 운항훈련센터는 항상 일정한 수요가 깔려 있어 알짜배기 자산으로 꼽혀왔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말 그대로 ‘검토’ 단계라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의 송현동 부지 매각이 난항에 봉착하면서 알짜자산인 항공운항센터 매각 카드까지 만지작거리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대한항공은 코로나19 사태로 심각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으로부터 1조2000억원 규모의 지원을 받았고, 내년 말까지 2조원 규모의 자본 확충을 해야한다.

이에 대한항공은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왕산레저개발, 송현동 부지 등을 정리해 유동성을 확보할 계획이었다.

인허가권을 가진 서울시가 송현동 부지에 대한 문화공원 지정 절차를 밟으면서 큰 차질이 생겼다.

대한항공은 이 땅을 최소 5000억원 이상 받고 매각할 계획이었지만 서울시가 2022년까지 4671억3300만원을 나눠서 지급하겠다고 나서면서 입찰자가 아무도 나타나지 않았다.

이에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등을 통한 자산 매각을 검토하고 있지만 캠코의 자산매입 프로그램이 송현동 부지 매각을 지원할지는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다.

대한항공 송현동 부지. /연합뉴스

운영수익이 적자인 노선도 운행을 중단하며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섰다.

대한항공은 김포~여수 노선을 오는 하반기 전면 중단할 예정이다. 승객 감소로 인해 지난해 1일 2회에서 1회로 감축했으나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경영난에 시달리면서 적자 노선을 정리하기로 결정했다.

이러한 결정은 지역사회의 반발에 부딪혔다. 여수상공회의소는 지난 22일 대한항공 운행 중단 결정을 철회해 줄 것을 국토교통부와 전남도, 지역 국회의원, 대한항공 등에 건의했다.

여수상공회의소는 “대한항공은 국내 대표 항공사로서의 책무가 있다”며 “1개 남은 김포∼여수 노선마저 철수를 결정하게 된다면, 추가 민간 투자를 유도해야 하는 우리 경제에 장애 요인으로 작용할까 지역 사회는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한 몸부림이 이어지고 있지만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대한항공의 시련은 계속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대한항공이 큰 타격을 입었지만 자산 매입 주체의 여건도 좋지 않아 주요 자산 및 사업을 더 내놓아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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