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사자기 정상에 오른 김해고. /연합뉴스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그야말로 ‘언더독의 대반란’이다. 고교야구의 변방으로 불린 김해고가 기적 같은 역전 드라마를 쓰며 전국대회 첫 우승을 거머쥐었다.

김해고는 22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74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결승전에서 강릉고에 4-3 역전승을 거두며 정상에 올랐다. ‘제2의 류현진’으로 불리는 강릉고 에이스 김진욱(18)의 호투에 막혀 1-3으로 뒤지며 패색이 짙었으나 마지막 이닝에서 대역전극을 만들어내며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는 야구격언을 증명했다. 

9회초 1사 후 김해고 리드오프 황인서가 좌월 2루타를 치고 나가며 포문을 열었고, 허지원의 적시타로 1점 차로 추격했다. 이어 박진영이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하며 기회를 이어갔다. 2사 1, 2루의 찬스에서 김진욱을 투구수 제한에 걸리게 하며 마운드에서 끌어내렸다. 이어 김해고 서준교가 내야안타를 기록하며 만루를 만들었고, 투수 김준수가 바뀐 투수 최지민을 상대로 밀어내기 몸에 맞는 공을 얻어내며 스코어를 뒤집었다. 

9회초 타석에서 결승 밀어내기 타점을 기록한 김해고 투수 김준수는 9회말 각이 큰 변화구를 앞세워 강릉고 타선을 삼자범퇴로 돌려세웠다. 김해고 선수들은 김준수가 4-3 승리를 지켜내자 마운드를 향해 달려 나와 첫 전국대회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이날 구원승을 올린 김준수는 대회 최우수선수상을 수상했다. 이번 대회 3경기에 출전해 6.1이닝을 던지며 2승 무패 7삼진 평균자책점 0을 기록했다. NC 다이노스의 1차 지명이 유력한 김해고 에이스 김유성은 대회 우수투수상을 받았다. 

김해고는 2003년 창단된 비교적 역사가 짧은 팀으로 그동안 만년 약체로 평가 받았다. 창단 후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지만 지난해 박무승 감독이 부임한 뒤 강팀의 반열에 올랐다. 지난해 봉황대기 16강, 대통령배 8강 진출 성과를 냈고, 올해는 창단 17년 만에 첫 우승이라는 대형사고를 쳤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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