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부산 감천항에 정박중인 러시아 국적 냉동 화물선 A호 인근에서 서구 보건소 관계자들이 방역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권혁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지속해서 확산하는 가운데, 최근 문제가 된 부산항 검역 확진 사례가 앞서 5차례나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9일부터 23일까지 최근 2주간 방역당국에 신고된 신규 확진자 633명 중 해외유입 사례는 총 171명으로, 신규 환자 4명 중 1명꼴이다.

특히 부산 감천항에 입항한 러시아 국적 화물선에서 17명의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온 것을 계기로 형식적인 '서류 검역' 등 항만 방역의 구멍이 드러난 만큼 이제라도 실질적인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오고 있다.

더욱이 이번 감천항 감염 사례 이전에도 부산항 검역 과정에서 4차례나 확진자가 나왔던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관계 부처가 미리미리 항만 방역을 강화했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23일까지 국내 항만 검역소의 검역 과정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은 총 21명으로 모두 부산 검역소에서 나왔으며, 다른 지역 검역소에서는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았다.

날짜별로 보면 지난 4월 28일과 29일에 각 1명, 그리고 5월 11일과 15일에 1명씩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들 4명이 북항·남항·감천항·다대항·부산 신항 등 5개 부산항 중 어느 곳을 통해 들어오다 확진됐는지는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22일 감천항에 입항한 러시아 국적 냉동 화물선에서 확진자가 속출했다.

해당 화물선은 지난 21일 오전 입항했지만, 서류만 제출하는 '전자 검역'을 통해 무사통과했다.

이후 검역 당국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선원 교대가 있었고 당시 하선한 선장 1명이 코로나19에 확진됐다'는 해운 대리점의 신고를 받고 나서야 배에 올라타 '승선 검역'을 해 확진자를 찾아냈다. 하지만 이미 하역작업을 한 부산항운노조원 등 90여명과 밀접접촉을 한 후였다.

그간 주요 항만 검역소에서는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꾸준히 해왔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지난 22일까지 부산에서는 227건, 여수에서는 178건의 진단 검사가 각각 이뤄졌다.

제주는 항만과 공항을 모두 포함해서 총 584건의 진단 검사를 했다.

부산의 경우 이번 감천항 무더기 확진 이전까지 나온 감염자가 다소 적은 숫자이긴 하지만 확진자가 지속해서 나왔던 점을 고려하면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 흐름에 맞춰 미리 검역 절차를 강화하는 등 선제적으로 대응했어야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전세계 누적 확진자가 900만명을 넘어서고 '재유행'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돼 왔던 만큼 발 빠르게 대응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권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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