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페이스북, 국내서 페이스북 샵스 오픈...수수료X
결제 시스템 부족, 배송 문제 등은 해결해야 할 과제
페이스북 제공

[한스경제=변세영 기자] 전 세계 월간 이용자 24억명을 두고 있는 글로벌 그룹 페이스북이 한국에서 쇼핑서비스를 시작한다. 네이버·이베이코리아·쿠팡이 선점한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페이스북이 이름값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전개하는 페이스북은 이번 달 국내에 쇼핑 플랫폼 ‘페이스북 샵스(Facebook Shops)’ 서비스를 시작한다.

페이스북 샵스는 페이스북에서 원하는 물건을 찾고 판매자 상품을 구경하고 쇼핑할 수 있는 전자상거래 플랫폼이다. 개인과 소규모 판매업체 등이 페이지에 샵을 만들고 자유롭게 상품을 거래할 수 있는 ‘오픈마켓’ 서비스인 격이다.

페이스북이 말하는 공식적인 쇼핑 서비스 도입 취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타격을 입은 소상공인을 돕기 위함이다. 오프라인 상점으로 발길이 끊겨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온라인 판로를 열어주고 자생을 활성화한다는 취지다. 그 이면에는 페이스북이 SNS 광고 서비스를 넘어 사업 다각화를 위해 아마존 등과 같이 전자상거래에 뛰어들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브랜드 가치만 보면 단연 압도적이다. 국내 SNS 이용자 절반이 페이스북 혹은 인스타그램을 사용하고 있다. 페이스북 쇼핑은 수많은 서비스 이용자를 잠재적 고객으로 만들 수 있는 막강한 메리트가 있다. 여기에 일정 기준만 맞으면 상점을 설립할 수 있고, 개설하는 비용도 무료에 매출 발생 시 지불하는 수수료도 없다.

인스타그램과도 연동된다. 인스타그램 프로필, 스토리 등에 제품을 등록하고 ‘페이스북 샵스’와 연결할 수 있다. 인스타그램 스토리나 라이브 서비스를 이용해 ‘라이브커머스’ 기능까지 활용할 수 있어 소통을 좋아하는 젊은세대 수요 공략이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다.

페이스북 제공

그러나 페이스북 샵스가 한국 이커머스 시장에서 얼마나 영향력을 행사할 지와 관련해 아직까지 전망은 미지수다.

우선 페이스북 샵스는 결제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 사이트 내 자체적인 결제 서비스가 없어 전적으로 판매자에 달렸다. 사업자가 일반 웹사이트 쇼핑몰처럼 결제 에이전시를 통한 시스템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무통장입금 등의 방법을 통해 결제를 진행해야 한다. 자체 페이 및 직접 결제 시스템이 없어 구매 편의성이 낮다. 주문 취소나 환불도 판매자와 직접 진행해야 한다. 페이스북은 단지 ‘연결’만 해줄 뿐이다.

페이스북 관계자는 “페이스북은 소셜미디어고 플랫폼을 제공한다. 전자상거래 업체가 아니다 보니 결제 시스템을 제공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 온라인 전자상거래를 선도하는 네이버와 이베이코리아, 쿠팡의 경우 모두 각자의 페이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네이버는 네이버페이, 이베이코리아는 스마일페이, 쿠팡은 쿠페이를 전개하는 중이다. 간편결제 시스템은 카드 번호를 입력하거나 공인인증서 등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버튼 하나만 누르면 결제가 완료된다. 편의성과 확고한 기반층을 쌓기 위해 간편 결제는 필수 수단으로 꼽힌다. 

쿠팡 풀필먼트서비스센터 / 쿠팡홈페이지

배송도 관여하지 않는다. 페이스북이 연결에 그치다 보니 기존의 커머스처럼 한곳에서 진행상황을 모두 파악하기 어렵고 배송도 판매자에 의존한다. 쿠팡을 비롯한 SSG등 이커머스는 최근 ‘풀필먼트’ 제도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풀필먼트는 주문을 받고, 상품의 입고부터 출고까지 한자리에서 처리해 고객에게 직접 배송하는 시스템이다. 이커머스 업계가 속도의 경쟁을 벌이는 상황과 대비해 배송 만족도를 확보하지 못한 페이스북의 경쟁력이 떨어진 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다만 시장 확대 전망은 남아있다. 페이스북은 가상화폐 ‘리브라’ 등 자사 페이를 페이스북 샵스에 연계할 방안을 구상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동안 페이스북은 가상자산 리브라를 발행해 실시간 글로벌 송금과 결제를 확대한다는 사업안을 밝혀왔다. 인스타그램도 현재 미국에서 판매자가 설정 시 샵 인앱에서 결제까지 진행된다. 이들이 페이시스템을 확대한다면 커머스 판이 상당히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페이스북 관계자는 “페이스북은 현재 해당 모델을 수익화하지 않고 있다”라면서 “앞으로도 사업을 아예 안한다고 단정할 순 없지만, 아직까지 전자상거래와 확대와 관련해 결정된 바는 없다”라고 설명했다.

변세영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