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업계, "800㎞ 주행가능한 기술이지만 상용화까진 시일 걸릴듯" 관측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부터)과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올해 1월 2일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정부 신년합동인사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고혜진 기자]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이 주도해 국내 배터리업계를 끌어들인 전고체 배터리가 상용화까지는 갈 길이 멀어 보인다. 국내 4대 그룹이 나선만큼 전고체 배터리시장이 조만간 열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먼 미래일 수 있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24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전고체 배터리는 ‘꿈의 배터리’라고 불릴 정도로 차세대 기술로 꼽는다. 

전고체 배터리는 현재 전기차 시장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2차 전지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주행거리를 60% 늘릴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전고체 배터리는 1회 충전에 800km 주행이 가능해 국내 배터리 3사가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미래먹거리인 셈이다.

다만 전고체 배터리 기술 상용화는 미지수다. 관련 업계는 전고체 배터리 기술이 생산라인과 투자를 다시 설비해야하기 때문에 타산을 맞추는 것이 골자라는 입장이다. 일반적으로 배터리 재료는 전해질,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으로 구성돼 생산라인이 가동되고 있다.

생산과정에서 리튬이온배터리는 용기에 양극, 음극, 분리막, 전해액을 채워 만든다. 배터리 양극과 음극 사이에 있는 전해질이 액체가 들어간다. 리튬이온배터리는 LFP(리튬·인산·철), NCM(니켈·코발트·망간),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로 나눠져 국내 배터리 3사의 주력이라 볼 수 있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니켈·코발트·망간으로 구성된 NCM 배터리를 주로 이용한다. 삼성SDI도 NCM을 사용하다 최근 알루미늄을 더해 NCA를 사용하기로 했다. 그러나 현재 상용화된 배터리는 전해질이 액체이므로 폭발 가능성이 존재한다. 이에 국내 배터리 3사 모두 전해질을 고체로 대체하는 전고체 배터리 기술 개발에 전념하는 것이다.

문제는 생산라인만이 아닌 전고체 배터리만을 차세대 전지로 해석해야 되는가에 대한 원론부터 시작된다. 

업계 관계자는 “전고체 배터리는 현재 리튬이온배터리에 비해 기술력이 뛰어나 배터리 회사들이 각각 전고체 배터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다만 전고체 배터리만이 아니라 다른 배터리도 니켈 함량을 높이고 있어 오히려 상용화는 다른 배터리가 빨리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도 “기업 총수끼리 배터리 회동을 하면서 전고체 배터리가 언급이 많이 나왔으나 이는 미래 청사진을 제시한 것 뿐”이라며 “현재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가능성은 전혀 없으며 전고체 배터리는 차세대 전지라는 큰 카테고리에 개발 양산 중인 하나”라고 설명했다.

한편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은 앞서 지난달 13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도 전고체 배터리 회동을 진행한 바 있다. 삼성SDI의 천안공장에서 전고체 배터리의 개발 현황을 교환했다. 

지난 22일에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LG화학의 오창공장에서 차세대 배터리 기술을 논의했다. 이들은 LG화학이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긴 수명 배터리와 리튬·황 배터리, 전고체 배터리 등 미래 배터리 방향성을 공유했다.

조만간 최태원 SK회장과도 만남이 예정돼 있어 정 수석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배터리 동맹이 어떻게 확대될지 귀추가 주목받고 있다.

고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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