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퇴직연금 수수료 인하에 가입채널 확대, 경품제공 등 경쟁
퇴직연금 시장 규모가 매년 증가하면서 증권사들이 퇴직연금 고객확대에 나서고 있다./그래픽 김민경기자

[한스경제=김동호 기자] 정부의 퇴직연금 의무화 추진에 발맞춰 증권사들이 퇴직연금 고객 확대에 나서고 있다. 정부는 퇴직자들의 생활 안정을 위해 기존 퇴직금 제도를 폐지하고 퇴직연금 제도 도입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퇴직연금 시장 규모는 220조원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여기에 정부의 퇴직연금 의무화 제도가 법제화될 경우, 시장 규모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하지만 증권사들은 퇴직연금 시장 확대의 수혜를 크게 누리지 못하고 있다. 퇴직연금 시장의 절반 가량을 은행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어 보험사들이 30%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으며, 증권사들은 20%가 조금 안되는 점유율을 기록하며 시장 내 3등 플레이어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증권사들은 퇴직연금 가입자 확대를 위해 개인퇴직연금 계좌(IRP) 수수료 인하는 물론 비대면 가입절차 간소화, 경품 이벤트 실시 등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곳은 신한금융투자다. 신한금융투자는 이달 들어 개인퇴직연금 IRP 수수료를 국내 최저 수준으로 인하하고, 장기 가입고객에 대한 수수료 할인 폭도 확대했다.

신한금융투자의 개인퇴직연금 계좌 기본수수료는 연 0.2%(적립금 1.5억원 초과)에서 0.25%(적립금 1.5억원 이하)이며, 계약기간 2년차 이후부터는 기본수수료에 20%를 할인한 수수료를 적용받게 된다. 또한 11년차 이후부터는 기본 수수료에 25% 할인을 적용받게 된다.

예를 들어 퇴직연금 적립금이 1억5000만원을 넘는 개인 고객이 11년 이상 가입을 유지할 경우, 국내에서 가장 낮은 수준인 연 0.15%의 수수료로 개인퇴직연금 계좌를 운용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신한금융투자는 퇴직연금 가입 절차를 보다 간소화하고 가입 채널도 확대키로 했다. 기존에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뿐만 아니라 모바일웹(Web)을 통해서도 퇴직연금을 가입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편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고객의 수수료 부담을 완화해 효율적인 노후자금 마련에 도움이 되도록 할 것"이라며 "고객의 니즈에 부합하는 다양한 실적 배당 상품을 제공해 IRP 수익률을 향상시키고, 고객 편의를 증대시키기 위한 언택트 서비스도 지속적으로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대우의 경우, 개인고객뿐 아니라 법인고객에 대한 공략도 강화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 역시 이달 들어 퇴직연금 가입법인들의 업무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퇴직연금 사무담당자 모바일웹 서비스를 개시했다.

최근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기업 내 퇴직연금 담당자들의 대면 업무처리가 어려워짐에 따라 언제 어디서든 업무 신청과 접수가 가능하도록 모바일웹 서비스를 준비했다는 설명이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언택트 시대에 맞춰 퇴직연금 모바일웹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며 "미래에셋대우에 가입된 퇴직연금 법인들이 보다 빠르고 편리하게 업무를 처리할 수 있기 바란다"고 말했다.

미래에셋대우는 미래에셋은퇴연구소를 설립할 정도로 그간 퇴직연금 시장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왔다. 이를 기반으로 차별화된 연금상품과 우수한 수익률, 컨설팅 전문성, 인프라 편의성 등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1분기말 기준 최근 1년 IRP 실적배당 수익률에서 업권 내 1위를 차지한 바 있으며, 비대면 연금자산관리 전담 조직인 연금자산관리센터도 인력을 보강해 20여명의 직원들이 전문성 높은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이런 평가를 증명하듯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18일 기준 개인형 IRP 적립금이 2조 19억원을 기록, 국내 증권사 중 최초로 2조원을 돌파했다. 올 상반기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와중에도 최근 5개월 간 4311억원 가량 적립금이 늘었다.

또한 미래에셋대우의 퇴직연금 적립금(DB/DC/IRP)은 총 10조9718억원으로 11조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개인연금을 포함한 전체 연금자산은 14조7709억원으로, 이 역시 15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김기영 미래에셋대우 연금솔루션본부장은 “코로나19로 인해 대면 영업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고객의 니즈에 부합하는 차별화된 연금상품 공급과 수익률 관리가 어느때 보다 중요해졌다”며 “전 직원이 자산배분 역량을 바탕으로 균형 있는 포트폴리오 구성과 정기적 상담을 통한 리밸런싱으로 안정적 수익 추구와 위험관리를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신한금융투자와 한국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등 다수의 증권사들은 개인형 IRP 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기프트콘과 상품권, 1년간 수수료 면제 등의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증권사들이 퇴직연금 가입자 확대를 위한 다양한 마케팅 활동에 나섰다./픽사베이 제공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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