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최지연 기자] 문화 콘텐츠 산업은 여타 분야에 비해 압도적인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산업으로 선망의 대상이 된 지 오래입니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은 대중문화의 즐거움을 누리는 수요자에서 부가가치의 혜택을 누리는 공급자를 희망하고 있기도 하지요. 이에 한국스포츠경제 연예문화부 기자들이 나서 그 동안 전문가들이 미처 다루지 않았던 혹은 못했던 엔터테인먼트와 관련된 경제학 이면을 찾아보고 새로운 시각으로 조명하는 코너를 진행합니다. <편집자 주>

국내 OTT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최근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아클릭의 월간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통합 순 이용자 수 집계에 따르면 티빙이 5월 기준 약 394만7천 명으로 전월 대비 9%가량 증가한 수치를 보이며 국내 OTT 중 가장 많은 이용자를 기록한 데 반해 같은 기간 웨이브는 오히려 이용자 수가 줄었다. 5월 기준 웨이브의 이용자 수는 393만9천 명으로 전월 대비 4% 줄었다. 하지만 각 OTT 업체가 올 하반기 합작 법인 출범과 오리지널 콘텐츠 라인업 투자 확대 계획을 밝히며 반등을 노리고 있다.

■ 희비 엇갈린 티빙vs웨이브

티빙이 국내 OTT 중에서 가장 많은 이용자 수를 기록한 배경에는 tvN '사랑의 불시착' '하이바이,마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대탈출3' 등의 최근 인기작이 있다. 화제를 모은 프로그램의 VOD 서비스를 독점으로 제공해 이용자를 대거 유입했다.

또한 올해 2월부터 JTBC 독점 서비스를 시작하며 한층 더 인기를 끌었다. 서비스를 시작한 후 '이태원클라쓰' '부부의 세계' 등의 콘텐츠가 인기를 끌면서 지속적인 이용자 수 상승 곡선을 그렸다.

반면 웨이브는 출범 이후 이용자수를 유지하지 못하고 하락 곡선을 그리며 국내 OTT 업계 2위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이에 대해 웨이브 측은 "월별 순 이용자 수는 신작 콘텐츠의 인기에 따라 등락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유료가입자 수는 꾸준히 늘고 있다"고 밝혔다.

티빙의 순 이용자 수가 증가하는 동안 웨이브의 이용자 수가 줄어든 데에는 콘텐츠의 영향력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티빙에는 올해 상반기 tvN과 JTBC에서 시청률과 화제성을 모두 잡은 인기 프로그램이 대거 쏟아지면서 그에 따른 VOD 사용자도 자연스레 증가했다. 하지만 웨이브는 지상파 프로그램 중 눈에 띄는 히트작이 없어 이용자 수를 유지하지 못했다. 지난 후 출범 후 오리지널 콘텐츠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며 화제를 모았지만 지난해 방송된 KBS2 '조선로코-녹두전'과 MBC '꼰대인턴' 등 두 편에 투자했을 뿐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지 못했고 자연스레 OTT 사용자들에게 외면을 받는 수순을 밟았다.

■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 확대

하지만 하반기에는 국내 OTT 순위를 놓고 티빙과 웨이브의 경합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CJ ENM의 사업 부문인 티빙과 JTBC는 8월 1일 합작 법인을 출범한다. 이는 지난해 양 사가 체결한 'OTT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법적 구속력을 갖는 계약으로 구체화한 것. 당시 양 사는 합작법인이 CJ ENM-JTBC 콘텐츠를 독점하지 않고 경쟁 OTT에도 전략적으로 콘텐츠를 제공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합작법인은 CJ ENM이 보유한 티빙을 담당하는 사업 부문을 분할하고 JTBC가 2대 주주가 되는 방식이다. 이에 대해 CJ ENM 측은 "합작 법인이 보유한 투자금과 두 회사의 콘텐츠 제작 역량을 바탕으로 넷플릭스 같은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를 높였다.

그런가 하면 웨이브는 MBC 'SF8', SBS '앨리스', 채널A '거짓말의 거짓말' 등 드라마 4편에 대한 투자를 마치고 오리지널 콘텐츠 라인업을 구축했다. 이외에도 지상파-종편 드라마와 아이돌 예능 프로그램 3~4편을 오리지널 라인업에 추가하며 연내 총 600억 원 규모의 콘텐츠 제작 투자에 나선다. 각 작품들은 웨이브에서 온라인 독점으로 VOD를 제공할 예정이다.

지난해 출범 직후 처음 선보인 '조선로코-녹두전'의 경우 아시아, 중동, 유럽, 미주지역 등 전 세계에 수출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어 앞으로 공개되는 웨이브 오리지널 콘텐츠에 대한 기대 또한 높다. 웨이브는 신규 투자 작품들에 대해서도 독점공급에 따른 가입자 확보와 함께 국내 및 해외 유통수익을 활용해 콘텐츠 재투자로 이어간다. 이에 대해 이태현 웨이브 대표는 "웨이브 출범 가치는 콘텐츠 산업 기반을 건강하게 다지는 데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라며 "투자를 지속해 국내 콘텐츠 제작 활성화를 지원하는 가장 중요한 플랫폼으로 성장시켜 가겠다"고 말했다.

국내 OTT 업계에서 하반기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 확대로 기존의 이용자 수를 유지, 확대할 방침을 내세운 데에는 넷플릭스의 영향이 크다. 넷플릭스가 오리지널 콘텐츠를 확보하고 그를 통해 전 세계 1억3000만 명이 넘는 유료회원을 확보함에 따라 국내 OTT 업체 역시 콘텐츠 강화에 힘쓰게 됐다. 넷플릭스는 '블랙미러'나 '기묘한 이야기' '지정생존자' 등으로 부흥을 이끌었으며 '킹덤' '인간수업' '종이의 집' 등으로 업게 1위를 굳혔다.

■ 정부, 국내 OTT 규제 완화 계획 발표

더불어 정부 역시 국내 OTT 업체를 육성해 넷플릭스와 유튜브가 장악하고 있는 글로벌 시장 진출을 돕는다고 22일 밝혔다.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제12차 정보통신전략위원회를 열어 이런 내용을 담은 '디지털 미디어 생태계 발전방안'을 발표한 것이다. 정부는 "넷플릭스 등 OTT 수요가 전 세계적으로 급증하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비대면 활동이 늘어나면서 그 증가세가 가속화되고 있다. 국내 미디어 기업이 한류 및 단말-네트워크 경쟁력을 기반으로 (OTT 시장에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배경을 설명하며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와 인터넷 멀티미디어 방송(IPTV) 등 유료방송의 시장 점유율 규제를 폐지하고 인수합병 심사 시 범부처 협의체를 통해 신속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방송 이용요금 승인제도 신고제로 전환된다. 해외 수출되는 국산 스마트폰에는 국산 미디어 플랫폼이 추천 서비스로 노출 될 예정이다.

이처럼 각 OTT 업체에서는 합병과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 확대를 통해 다양한 콘텐츠 생산에 힘을 쏟고 정부는 규제 완화를 통해 국내 OTT 서비스에 지원을 쏟겠다고 밝힘에 따라 앞으로 OTT 업계의 순위가 어떻게 바뀔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CJ ENM, 웨이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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