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강철비2' 포스터./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한스경제=양지원 기자] 영화 ‘강철비2: 정상회담’(강철비2)을 향한 예비 관객들의 관심이 뜨겁다. 북한이 남북연락사무소 폭파 이후 군사도발을 시사하는 등 긴장 국면을 맞이한 남북관계 속 묘하게 시의성이 맞는 작품으로 주목 받고 있다.

■ 통일이라는 과제 속 주변국의 현실

영화 '강철비2' 스틸./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강철비2’는 남북미 정상회담 중에 북의 쿠데타로 세 정상이 북의 핵잠수함에 납치된 후 벌어지는 전쟁 직전의 위기 상황을 그리는 영화다. 전작인 ‘강철비’와 내용적으로 연결되지는 않지만 한반도의 평화체제로 가는 길과 통일이라는 문제의식을 공유하며, 북한 내 정변 발생과 이로 인한 전쟁 위기라는 출발점은 같다.

중국이 패권국가로 급부상하면서 심화된 미-중 갈등의 한가운데에 휘말린 한반도라는 확장된 시야, 그 속에서 한반도의 평화체제에 대한 해법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강철비’와는 상호보완적인 속편인 셈이다.

‘강철비’는 북한 쿠데타 발생 직후 생사의 기로에 놓인 북의 최고지도자가 남으로 넘어오는 데서 시작해 남의 청와대 외교안보수석과 북의 특수요원 사이의 케미를 통해 평화로 가는 새로운 행로를 보여줬다. ‘강철비2’는 남, 북, 미 세 정상이 북한 핵잠수함에 납치된 후 동북아에 드리운 전쟁 직전의 위기 상황을 촘촘하게 담아낸다.

양우석 감독은 “‘강철비’가 ‘한반도의 평화 문제에 대한 결정권이 완전히 남과 북의 손에 맡겨져 있었다면 어땠을까?’라는 판타지에서 시작한 변화구라면 ‘강철비2’는 미-중 갈등과 일본의 견제 등 복잡한 지형 속에 휘말려 들어간 한반도라는 리얼리티에서 시작한 돌직구”라고 밝혔다.

■ 정우성부터 유연석까지..새로운 캐릭터 구도

영화 '강철비2' 스틸./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내용적으로 연결되는 후속편은 아니지만 ‘강철비2’에는 전작에 등장했던 배우들이 각기 다른 역할로 또 얼굴을 내민다.

‘강철비’에서 남다른 브로맨스를 보여준 정우성과 곽도원이 함께 출연한다. 새로운 캐릭터와 상황을 풀어내는 도전임에도 배우들은 흔쾌히 출연에 임했다. 정우성이 남,북,미 평화협정을 성공적으로 이뤄 내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대한민국 대통령을 맡아 이성과 인간적인 모습을 겸비한 인물로 분한다. ‘강철비’에서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곽철우였던 곽도원은 호위총국장 역을 맡아 북의 쿠데타를 일으키는 주동자로 팽팽한 긴장감을 형성한다. 정우성과 곽도원은 전작과 달리 이해관계가 다른 캐릭터로 만나 날 선 대립을 보여줄 전망이다.

새롭게 합류한 유연석은 평화협정을 유도하는 북한 위원장을 연기하며 외형적으로 파격적인 변신에 나선다. 영국배우 앵거스 맥페이든이 미국 대통령으로 분한다.

흥미로운 새로운 캐릭터 구축과 함께 양우석 감독은 한반도와 미·중 갈등, 일본의 견제 등 주변국들의 현실을 담아 문제의식을 확장했다.

한층 커진 스케일 역시 돋보인다. ‘강철비’가 남북의 평화, 공존의 상징 같은 개성공단에서 시작해 주로 한반도의 곳곳을 누볐다면 ‘강철비2’는 서울의 청와대와 북의 원산 초대소, 워싱턴의 백악관 등의 각국의 주요 공간에 이어 세 정상이 납치된 북핵 잠수함이 잠항해 들어가는 독도 앞바다 속으로 관객들을 초대한다.

광활한 스케일로 전쟁 위기 속 인물들의 대립과 막후 공동전선을 그린 ‘강철비2’가 경색된 남북관계 속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된다.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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