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적 기지 공격' 등 新방어 대책 논의…전쟁 야욕 되살리나
일본 '적 기지 공격' 등 新방어 대책 논의…전쟁 야욕 되살리나
  • 마재완 기자
  • 승인 2020.06.25 10:30
  • 수정 2020-06-25 11:14
  • 댓글 0

'이지스 어쇼어' 배치 중단 결정 후 첫 NSC 열어 대안 모색
아베 총리, 9월 중 새 대책 제시…'전수방위' 원칙 위배 논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오른쪽)가 자위대의 날 행사에서 자위대 사열에 나서는 모습. /연합뉴스

[한스경제=마재완 기자] 일본 정부가 지상에서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방어 체계인 '이지스 어쇼어' 배치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방어 대책 마련을 위한 논의를 시작했다. 새롭게 검토하는 대책은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가 핵심이다. 일본 헌법에 규정된 '전수방위'(專守防衛) 원칙에 어긋나 논란을 커지고 있다.

적 기지 공격 능력은 탄도미사일 발사 시설 등 적국 내에 있는 기지를 폭격기나 순항 크루즈 미사일로 공격해 파괴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일본 정부는 24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어 배치 중단이 결정된 이지스 어쇼어를 대체할 미사일 방어 전략 논의를 시작했다. 북한 탄도미사일 공격 가능성 등에 대비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2017년 12월부터 추진해 온 미국산 '이지스 어쇼어' 배치 계획을 기술적 결함 등을 이유로 중단한다고 지난 15일 발표했다.

교도통신은 이날 NSC에선 고노 다로(河野太郞) 방위상이 이와 관련한 경위를 보고하고 대응 방안을 찾기로 했다며 탄도 미사일 발사 기지를 겨냥하는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 등이 논의 범위에 들어 있다고 전했다. 아베 총리는 집권 자민당이 조만간 출범시키는 '미사일 방어 대책 검토팀'의 제안을 받아 이르면 올 9월 중 새로운 억지 대책의 방향성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교도통신은 아베 총리가 미사일 억지력을 포함한 안보 전략을 포괄적으로 검토해 외교·안보 장기 지침인 국가안보전략을 연내 개정을 서두를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방위력 정비 지침인 '방위 계획 대강'과 '중기 방위력 정비 계획'도 보완할 것으로도 전망했다. 아베 총리가 이미 '적 기지 공격 능력'을 갖출 필요성을 언급해 새로운 대책의 초점이 이 문제에 맞춰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013년 5월 12일 일본 미야기(宮城)현의 항공자위대 기지에서 T4훈련기 조종석에 앉아 사진 촬영에 응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연립 여당이 전수방위 원칙 훼손 등을 이유로 일단 부정적 입장을 내비치는 등 반대 목소리가 커 향후 논의 과정에서 논란이 불가피하다. 교도통신은 이지스 어쇼어 공백을 메울 대안의 하나로 아베 총리는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를 염두에 두고 있으며 자민당 내에서도 이를 지지하는 의견이 많지만 전수방위 원칙에서 벗어난 것이기 때문에 연립 여당인 공명당은 신중한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 전했다.

아사히(朝日)신문에 따르면 야마구치 나쓰오(山口那津男) 공명당 대표는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를 상정하고 있지 않다"는 일본 정부의 기존 견해를 거론하고서 "당으로서는 신중하게 논의하고 싶다"고 언급했다. 이어 "정부의 오랜 생각을 기본으로 앞으로 공명당으로서 신중하게 논의하고 싶다"고 말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야마구치 대표는 "무력 공격을 미연에 방지하는 외교적 대응에 더 힘을 쏟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공명당 내에서는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에 대한 부정적 의견이 강하며 야마구치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적 기지 공격 능력 논의에 쐐기를 박은 것이라고 아사히는 해석했다. 고이케 아키라(小池晃) 일본 공산당 서기국장은 적 기지 공격이 "선제공격이며 반격을 초래해 국토·국민에 심대한 피해를 낳는다"며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가 전수 방위 원칙과 완전히 모순된다고 22일 회견에서 크게 반발했다.

불가피한 경우 적 기지를 공격하는 것은 자위의 범위에 포함되고 헌법상 허용되지만, 정책상 적 기지 공격 능력을 일본이 보유하지 않는다는 것이 그간 일본 정부 입장이다.

일본 정부는 유도탄(미사일) 공격 등 긴박하고 부정한 침해에 대응해 다른 방어 수단이 없는 경우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자멸을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 헌법의 취지라고는 생각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해당 유형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꼭 필요한 최소한의 조치는 가능하다는 견해를 1956년 2월 국회에서 표명한 바 있다.

하지만 적 기지 공격 무기 자체는 전수 방위 원칙을 고려해 보유하지 않는다며 미국의 적 기지 공격 능력에 의지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이지스 어쇼어' 배치를 중단하기로 한 후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 논의를 본격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아베 총리는 지난 18일 기자회견에서 "상대의 능력이 점점 높아지는 가운데 지금까지의 논의 안에 틀어박혀 있어도 괜찮은가 하는 사고방식을 토대로 자민당의 국방부회 등에서 (적 기지 공격 능력을 보유하자는) 제안이 나왔다"며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 논의에 나설 뜻을 밝혔다.

그는 또 23일의 자민당 간부 회의에서 "억지력을 강화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 안보 전략의 이상적인 모습에 관해 철저하게 논의하고 싶다"며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에 관한 논의 의지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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