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보험사를 향해 휴업보험금 지급을 독려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박대웅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미국 보험 업계가 떨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험사에서 돈 받으라"는 말 한 마디에 우려했던 코로나19 휴업보험금 청구 움직임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노심초사하고 있다. 세간의 관심은 미국프로야구 마이너리그 구단들이 보험사를 상대로 낸 '휴업보험금 지급' 소송으로 쏠리고 있다. 마이너리그 구단과 보험사의 소송 결과가 3월부터 계속돼 온 휴업보험금 지급 소송의 향방을 가를 바로미터로 주목 받고 있다. 

◆"코로나19 휴업보험금 달라" 마이너리그 구단 소송

AP통신 등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15개 마이너리그 구단들은 24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필라델피아 지방법원에 '코로나19로 인한 휴업보험금 지급을 거부하는 것은 계약 위반'이라며 5개 보험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메이저리그 구단에 비해 '곳간'이 빈약한 마이너리그 구단들은 3월부터 시즌이 무기한 중단되면서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입고 있다. 마이너리그 구단은 수입의 많은 부분을 관중 입장료에 의지하고 있지만 미국 정부의 집합금지 명령으로 수익이 크게 줄었다. 

롭 맨프레드 메이저리그 커미셔너의 직권 결정으로 정규시즌 60경기 체제로 개막하는 메이저리그와 달리 현재까지 마이너리그 개막 소식은 없다. 마이너리그 구단들은  보험사들이 매년 보험료를 받으면서도 3월 시즌이 중단된 이후 지속해서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구단들은 구장 임대 비용, 마케팅 비용, 식음료 공급비, 직원 연봉 등 평균 200만 달러(약 25억 원)를 떠맡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보험사들은 마이너리그 구단들이 입은 손실이 재산에 대한 직접적이고 물리적인 상실이나 손상에서 비롯한 게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며 지급을 거부하고 있다. 보험사들은 또 계약서에 '바이러스로 인한 휴업은 보상 범위에서 제외된다'는 약관이 있다고 힘주어 말하고 있다. 피소된 스코츠데일 인뎀너티와 스코츠데일 인슈어런스의 모회사인 네이션와이드 보험사는 "바이러스 유행으로 인한 휴업을 보장하는 것은 표준보험증권에서 제외된 내용"이라며 "위험이 너무 방대해 적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런 주장에 구단들은 정부 정책으로 팬들이 모이지 못해 야구장을 사용하지 못하는 상황이 물리적 손해에 해당하는 만큼 바이러스로 인한 손해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조항은 시행·적용이 불가능한 무효라고 맞서고 있다. 

코로나19로 문을 닫은 마이너리그 구단들이 미국 보험사를 상대로 휴업보험금 지급을 촉구하고 나섰다. 연합뉴스

◆트럼프 "보험사에서 돈 받으세요"

트럼프 대통령은 4월17일 백악관에서 코로나19 브리핑을 진행했다. 당시 그는 "보험사들이 코로나19로 보험금을 지급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진행은 빨라야 한다"며 "몇몇 게이스들은 전염병과 관련된 청구에서 제외되지만 대부분은 케이스는 제외될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해 코로나19에 따른 보험사의 휴업보상금 지급을 재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까지 보험료를 꾸준히 납입하고 보험금 청구를 한 번도 하지 않았다면 지금이야 말로 보험금을 받을 때"라면서 "보험이 필요한 시기에 보험사가 보험금 지급을 거부하는 건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보험사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보험사들은 "지금까지 보험상품들은 코로나19와 같은 전염성이 강한 질병을 염두에 두고 디자인된 보험이 아니다"라며 "회사가 보유한 여분의 펀드와 잔여 보험금은 현재 시행 중인 정책으로 인해 발생하는 미래를 대비해 확보한 금액"이라고 강조했다. 보험사들은 "애초 계획에 없던 위험을 부담하도록 강요한다면 현재까지 청구된 금액을 견주어 볼 때 보험산업이 극심한 재정난과 파산에 시달릴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보험사들은 정부의 재정 지출을 촉고했다. 보험사들은 '코로나19로 인한 비지니스, 근로자 회복 펀드'를 연방정부에 요구했다.  

박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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