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울산 현대 vs 전북 현대, 28일 9라운드 맞대결
울산 현대와 전북 현대가 28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20 9라운드 맞대결을 벌인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맞대결 당시. /한국프로축구연맹

[한국스포츠경제=이상빈 기자] 스페인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 양대 산맥 레알 마드리드 CF와 FC 바르셀로나 간 맞대결은 ‘전통의 승부’라는 뜻인 ‘엘 클라시코(El Clasico)’로 불린다. 20세기 초 각각 카스티야 지방과 카탈루냐 지방을 대표해 지역감정으로 얽혀 시작된 더비 경기가 21세기에 와서는 프리메라리가를 상징하는 동시에 전 세계 축구팬을 설레게 하는 유럽 축구 최고의 이벤트로 탈바꿈했다.

한국 프로축구 K리그에도 ‘엘 클라시코’에 버금가는 라이벌전 FC서울과 수원 삼성의 ‘슈퍼매치’가 있지만 두 팀 전력이 예전만 못하면서 과거 위용을 잃었다. 이런 상황에 지난해부터 엎치락뒤치락 전력을 뽐내며 K리그1에 흥미로운 우승 경쟁 이야기를 써 내려간 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가 새로운 라이벌로 자리매김했다. 올 시즌에도 다른 팀을 압도하는 양강 구도를 형성하며 ‘K-엘클라시코’ 주역으로의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그런 두 팀이 28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올해 첫 번째 맞대결을 벌인다.

레알 마드리드와 FC 바르셀로나 간 맞대결은 ‘전통의 승부’라는 뜻인 ‘엘 클라시코(El Clasico)’로 불린다. /레알 마드리드 트위터

8라운드까지 치른 현재 전북이 승점 21로 1위, 울산이 승점 20으로 2위에 올라 있다. 3위 상주가 승점 14인 것을 고려하면 전북, 울산은 중상위권 팀과 두 게임 이상 차이를 보인다. 정규리그 절반으로 향하는 약 36%를 소화한 시점에 두 팀이 일찌감치 독주하는 셈이다. 지난 시즌에도 두 팀은 마지막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레이스를 펼쳤고 우승컵은 다득점에서 1 앞선 전북의 몫으로 돌아갔다. 우승과 준우승 차이는 있었으나 승점이 79로 같아 성적의 차이는 없었다. 두 팀의 전력 차 역시 눈에 띄지 않았다. 이전까지 ‘1강’ 이미지를 굳힌 전북 앞에 최고의 라이벌 울산이 등장하면서 K리그1에도 프리메라리가 레알-바르사와 같은 양강 구도가 탄생했다. 리그 최고 전력을 자랑하는 팀답게 선수층도 두껍다. 후보 선수가 다른 팀에 가면 주전으로 활약해도 될 정도다. 1월과 6월 각각 전북, 울산에서 서울로 임대 이적한 미드필더 한승규(24)와 수비수 윤영선(32)이 대표적인 예다.

전북 이동국(왼쪽)과 한교원. /OSEN

우위를 논하기 어려울 만큼 팽팽한 전력의 두 팀엔 올 시즌 상반기 최고 빅매치를 빛낼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선수가 많다. 전북에서는 측면 미드필더 한교원(30)이 꼽힌다. 아시아축구연맹(AFC) A급 지도자 강습회 참가로 잠시 팀을 떠난 최다 득점자 이동국(41ㆍ4골)의 빈자리를 착실히 메우고 있다. 최전방 공격수가 아닌데도 최근 두 경기 연속 득점을 비롯해 시즌 3골로 이동국에 이어 물오른 골 감각을 뽐낸다. 21일 8라운드 광주FC 홈경기에선 후반 40분 결승골을 터뜨리며 팀에 귀중한 승리를 안겼다. 광주전에서 교체로 출전해 한교원의 골을 도운 측면 수비수 이주용(28)도 윙어까지 소화하는 멀티플레이어 능력으로 전력에 힘을 보탠다. 여기에 조금씩 경기력을 되찾는 2019 K리그1 최우수선수(MVP) 김보경(31)과 이승기(32), 무릴로(26ㆍ브라질) 등도 울산전에서 활약이 기대된다.

울산에서 가장 주목받는 선수는 공격수 주니오(34ㆍ브라질)다. 네 경기 연속 득점을 포함해 8경기 9골(2도움)을 뽑아내며 전체 1위를 질주하고 있다. 경기당 1골을 넘는 수치다. 기술적이거나 화려하지 않아도 어떤 상황에서든 골을 넣는다. 노르웨이 축구 국가대표팀 공격수 비욘 존슨(29)도 눈에 띈다. 두 경기 연속골로 K리그 적응을 끝마쳤다. 196㎝ 장신에 신체가 유연해 공중볼 다툼에서 손쉽게 상대 수비수를 따돌린다. 후반 교체로 투입될 때마다 다양한 득점 기회를 만들어내는 점은 대표팀 선배 올레 군나르 솔샤르(47)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을 연상케 한다. 리그 정상급 미드필더 윤빛가람(30)과 김인성(31), 부상에서 돌아와 출격이 유력한 이청용(32)도 전북전에 스타로 떠오를 자원이다.

비욘 존슨. /OSEN

이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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