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중국, LCD 시장 사실상 독점...국내 업체들 QD, 롤러블 OLED 등 기술 차별화 안간힘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LCD 시장 점유율은 2022년까지 한 자릿수 진입이 예상된다. /SK증권 제공

[한스경제=마재완 기자] 중국의 디스플레이 시장 성장세가 매섭다.

글로벌 액정표시장치(LCD) 시장을 사실상 독점한데 이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까지 공략을 확대하고 있다. 2022년 중국의 글로벌 모바일 OLED 생산 비중은 50%까지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경제제재에도 불구하고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우는 중국에서의 디스플레이 시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국내 주요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연내 LCD 사업 철수를 고려 중인 가운데 OLED 기술을 통한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28일 디스플레이업계에 따르면 중국 대표 디스플레이 업체 BOE는 매월 약 10만장 규모 6세대 플렉시블 OLED를 생산 중이다. 중국 푸칭과 충칭에 진행중인 생산 라인 증설이 완료되면 매월 20만장에 가까운 생산 능력까지 가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CSOT, 티안마, 비전옥스 등 중국 주요 패널 업체들도 OLED 시장에 뛰어들고 있어 향후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 경쟁 과열은 불가피한 모양새다.

그간 BOE는 OLED 패널을 화웨이, 모토로라 등에 공급해왔으나 지난 5월부터는 'LG벨벳'에도 BOE OLED 패널이 사용됐다. 샤오미도 지난 2일 OLED 제조 설비 업체 '즈윈'에 한화 약 250억원을 투자해 OLED 산업에 뛰어들어 중국 업체들의 OLED 글로벌 시장 공략은 점차 가속화되고 있다.

많은 기업이 개발 비용을 감수하고 OLED 연구에 착수하는 배경에는 중국 정부의 지원금이 있다. 이를 통해 한국산 OLED보다 품질은 낮지만 평균 30% 정도 저렴한 가격으로 시장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국산 디스플레이 업계가 중국의 저가 공략에 대항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차별화된 기술 개발에 집중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지난달 열린 '2020년 상반기 디스플레이 기술 교육 세미나'에서 정원석 하이투자연구원은 "고객사에 대한 BOE의 제품 수율(결함이 없는 정상 제품 비율)은 50% 수준으로 아직 높지 않은 수준"이라며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폴더블 OLED 사업과 OLED TV 패널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시장을 넓혀 나가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삼성전자는 2019년 모바일 OLED 시장 점유율 93%를 차지하며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최근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의 추격 속도가 빨라지면서 퀀텀닷(QD) 기술과 폴더블 OLED를 앞세운 기술 '초격차' 유지를 위해 노력 중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내년 양산할 QD 디스플레이 초기 제품은 기존 OLED 제품에 퀀텀닷 컬러 필터를 사용해 색 재현력을 높인 제품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무기물인 QD 자체가 빛을 내 유기물을 사용한 OLED보다 수명이나 번인 현상 등의 문제 없이 한층 앞선 성능의 제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아울러 오는 2025년까지 13조1000억원을 투자해 QD 기반 차세대 디스플레이 생산 시설 구축에 나서는 삼성전자는 충남 아산 1캠퍼스에도 QD 디스플레이 생산 라인인 'Q1라인'을 세계 최초로 구축한다. 지난해 하반기 증설을 시작한 베트남 폴더블 OLED 모듈 생산 라인도 하반기 가동에 돌입해 폴더블 OLED 기존 글로벌 점유율 확보·유지에 고삐를 바투 잡는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폴더블폰에 사용되는 OLED 패널 출하량은 2026년까지 연평균 93.9%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의 폴더블 OLED 투자 행보는 이러한 시장 상황을 고려한 전략적 투자로 풀이된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소형은 폴더블, 대형은 QD를 차세대 기술로 보고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를 진행 중"이라고 언급했다.

CES 2020에서 공개된 LG전자의 '롤다운' 형식 OLED TV. /연합뉴스

LG 디스플레이는 OLED 패널에만 20조원을 투자하며 디스플레이 경쟁력 제고에 힘쓰고 있다. 이달안으로 광저우 공장 OLED TV 패널 생산 준비가 마무리되면 내달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한다. 아울러 2022년까지 경기도 파주에 10.5세대 OELD 신규 생산 라인을 가동해 연간 OLED TV 1000만대 분량의 OLED 패널 생산이 가능해진다.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20에서 선보인 48인치 OLED TV도 영국, 독일 등 유럽 시장에 출시된다. 해당 제품은 4K 해상도를 장착해 게이밍 성능을 강화한 제품으로 특히 중소형 프리미엄 TV 수요가 많은 유럽 지역 시장 확대를 노리려는 전략적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지난 24일에는 김인주 LG 디스플레이 팀장이 세계 최초 롤러블 OLED TV 패널 개발 공로를 인정받아 '올해의 발명왕'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당 기술을 바탕으로 LG는 CES 2020에서 '롤다운' 형식의 OLED TV를 선보이며 우수한 기술력을 입증하기도 했다.

LG 관계자는 “연초 CES에서 '롤다운' 형식의 롤러블 TV를 발표해 좋은 호응을 받았다”라며 “원가 경쟁력을 높이고 여러 가지 기술 보완을 통해 OLED TV 패널 시장 경쟁력을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영우 SK증권 연구원은 "폴더블 OELD 패널의 경우 수요 증가가 불가피하므로 원가 절감 등 가격 경쟁력 확보가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며 "OLED TV 패널 역시 롤러블, 벽걸이 TV 등 기존과 차별화된 제품 출시는 긍정적이나 여전히 부담스러운 가격대가 형성돼 있어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라고 말해 기술 개발과 제품 원가 절감이 함께 고민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재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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