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김형일 기자] 다음 달부터 모든 부대에서 ‘일과 후 병사 휴대전화 사용’이 정식 시행된다. 

국방부는 지난 26일 정경두 장관 주재로 ‘20-1차 군인복무정책심의위원회를’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지난해부터 육해공군·해병대 군부대에서 시범 운영한 결과 큰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4월부터 국방부는 전 부대를 대상으로 일과 후 병사 휴대전화 사용을 시범 운영했다. 국방부는 이 기간 병사 휴대전화를 통한 군사비밀 외부 누출 등 보안 사고는 단 1건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부대 내 휴대전화 사진 촬영을 통한 보안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모든 부대 위병소 2400여곳에 보안통제체계 구축을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보안 애플리케이션이 깔린 휴대전화를 들고 위병소를 통과하면 카메라 기능이 차단되는 방식이다. 또 부대 밖으로 나갈 때는 위병소 밖에 설치된 비콘(근거리 무선 통신) 장치로 카메라 기능이 다시 작동된다. 

휴대전화사용이 병사들의 복무 적응과 임무 수행, 자기 계발 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국방부는 평가했다. 

한국국방연구원이 휴대전화 사용이 허용된 지난해 4월과 지난 2월 장병 7000여명과 민간인 10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식조사에 따르면 휴대전화 사용에 대한 인식 역시 긍정적으로 변한 것으로 조사됐다. 

휴대전화 사용이 병사의 심리적 안정에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는지 묻는 질문에 지난해 4월 응답자의 57%가 긍정적이라고 답했지만 지난 2월 조사에서는 긍정적이라는 답변이 97.8%로 두 배가량 늘었다. 

국방부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대책의 일환으로 장병들의 휴가·외박·외출 등을 통제했을 때 부대 안에 격리된 병사들의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에도 휴대전화가 큰 역할을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일각에선 병사들의 휴대전화 사용을 우려하고 있다. 잇단 사건·사고에 병사들의 휴대전화 사용이 문제로 떠올라서다. 

최근 성착취물 공유 텔레그램 대화방인 ‘박사방’ 운영진으로 활동한 육군 일병 이원호(19)는 복무 중에도 휴대전화를 이용해 디지털 성범죄를 이어갔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 2월에는 육군 일병이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서 암구호(피아 식별을 위해 정해 놓은 문어와 답어)를 공유했다가 적발된 사례도 있다.  지난해 7월에는 경기도 모 부대에서 병사 5명이 휴대전화로 수억원에 달하는 불법도박을 한 혐의로 조사를 받은 바 있다. 

김형일 기자 ktripod4@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