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앞서 이종범(오른쪽)-이정후 부자가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박대웅 기자]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다. KBO리그에 아버지의 명성을 잇는 혹은 아버지보다 더 뛰어난 활약을 보이는 부자(父子) 야구 바람이 거세다. '부자 야구'는 1982년 출범 후 39년째를 맞이하는 KBO리그를 보는 새로운 재미로 떠오르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부자는 이종범(50)-이정후(22·키움 히어로즈)다. 이종범은 현역 시절 타격왕 1회, 득점왕 5회를 비롯해 한국시리즈 MVP 2회, 골든글러브 6회 수상에 빛나는 명실공히 한국 야구의 전설이다. 특히 도루왕만 4차례 차지하며 일명 '바람의 아들'로 팬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이런 아버지의 영향일까 '바람의 손자'로 불리는 이정후는 2017년 넥센(현 키움) 1차 지명으로 프로에 입문한 뒤 이종범의 명성에 못지 않은 활약으로 프로 데뷔 3년차 만에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로 성장했다. 특히 이정후는 이종범이 '양신' 양준혁(51)에 밀려 차지하지 못한 신인왕(2017년)을 거머쥔 것을 비롯해 2018년과 2019년 연속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와 2019년 KBO 플레이오프 MVP를 차지했다. 또한 이종범-이정후 부자는 2019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 코치와 선수로 함께해 금메달을 획득하며 한국 야구의 새 역사를 썼다. 박철우(56) 두산 베어스 2군 감독과 박세혁(30) 두산 포수 또한 부자지간이다. 박세혁은 지난해 양의지가 자유계약(FA)으로 NC 다이노스로 떠나면서 두산의 안방을 책임지며 두산의 2019시즌 한국시리즈 우승에 기여했다. 28일 현재 6경기에 나서 타율 0.333을 기록 중이다. 

이순철 해설위원의 아들 이성곤이 데뷔 7년 만에 1군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대기만성형 거포로 자리잡고 있다. 연합뉴스

아버지의 명성을 잇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는 이들도 있다. KBO리그 역대 최다승(210승) 기록을 가진 송진우(54) 한화 이글스 코치의 아들 송우현(24)은 현재 키움 히어로즈 소속으로 내일의 스타를 꿈꾸고 있다. 이순철(59) 해설위원의 아들 이성곤(28·삼성 라이온즈)은 데뷔 7년 만에 첫 홈런을 신고하며 대기만성형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성곤은 26일~2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경기에서 이틀 연속 대포를 가동했다. 26일 1군 무대 첫 홈런을 친 이성곤은 다음 날 두 번째 홈런 아치를 쏘아 올렸다. 연세대를 졸업하고 2014년 두산에 입단한 이성곤은 경찰청 복무 후 2018년 삼성으로 트레이드 됐다. 지난해까지 1군 무대에서 고작 30경기 출전해 57타수 11안타 타율 0.193에 그쳤다. 하지만 올 시즌 허삼영 감독이 지휘봉을 잡으면서 1군 출장이 늘었고, 거포로 자리잡고 있다. 

장정석 전 키움 감독의 아들 장재영이 한국 야구의 미래로 비상한 주목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미래의 꿈나무도 있다. 장정석(47) 전 키움 감독의 아들 장재영(19)은 올해 덕수고 3학년으로 프로 데뷔를 눈앞에 두고 있다. 고교 1학년이던 2018년 이미 최고구속 시속 154km를 기록하는 등 무서운 재능을 뽐내고 있다. 아버지 장정석 감독을 능가하는 KBO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로 벌써부터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박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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