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기성용 K리그 복귀 현실적인 걸림돌
기성용. /OSEN

[한국스포츠경제=이상빈 기자] 25일부터 프로축구 K리그 추가 선수 등록이 시작되자 주목받는 선수가 있다. 전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 기성용(31)이다. 기성용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레알 마요르카와 계약을 마친 뒤 얼마 전 귀국했다.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이 되면서 자연스럽게 K리그 복귀설이 피어났다. 그가 올 시즌 K리그를 누비려면 두 가지 길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 친정 FC서울 복귀 또는 리그 내 다른 팀 이적이다. 하지만 기성용의 K리그행(行)이 낙관적이지는 않다.

기성용의 K리그 복귀설은 이미 4개월 전 한국을 뜨겁게 달군 이슈다. 기성용은 2월 초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상호 합의로 계약을 마무리한 뒤 K리그 입단을 타진했다. 중국, 중동, 미국, 유럽 등 세계 여러 리그에서 러브콜을 보내도 그의 계획은 K리그 복귀로 향했다. 행선지는 서울이 유력했다. 2009년 12월 스코틀랜드 셀틱 FC로 떠나기 전 서울과 맺은 우선 복귀 조건 때문이다. 만약 그를 원하는 K리그 팀이 있다면 서울에 위약금 약 26억 원을 줘야 한다. ‘1강’ 전북 현대가 기성용 영입을 노렸지만 위약금에 부담을 느껴 손을 뗐다. 서울과 협상이 끝내 결렬됐고 기성용은 마요르카와 단기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기성용은 스페인으로 떠나기에 앞서 서울과 불거진 문제에 관한 심경을 밝혔다. “서울 기사를 보니 팀 구성이 완료되고 그때 제가 입단을 추진했다고 하는데 그건 잘못된 이야기다. 지난해 12월부터 서울에서 벌써 얘기하고 있었고 최종적으로 코치진과 상의한 뒤 제게 ‘계약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며 “10년간 여러 팀과 협상해보고 여러 감독을 만났다. ‘이 팀이 정말 저를 원하는구나’라는 게 느껴져야 하는데 그런 느낌을 못 받았다”고 설명했다.

4개월 만에 기성용의 상황이 원점으로 돌아왔다. FA로 풀리고 또다시 서울과 얽혔다. 그가 한국을 떠나 있는 사이 중국 우한에서 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를 덮쳤다. 그를 원하는 세계 여러 팀이 있지만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해외에서 활약하기가 까다롭다. 구성윤(26ㆍ대구FC), 나상호(24ㆍ성남FC) 등 이미 다수 해외파 선수가 여름 이적시장에 발맞춰 K리그로 왔다.

2월 마요르카로 떠나기 전 언론 인터뷰에 나선 기성용. /OSEN

전북 현대 사례로 그에게 걸린 거액 위약금을 선뜻 낼 팀이 없다는 게 증명됐다. K리그 최고의 자금력을 가진 전북도 영입전에서 물러나 기성용이 한국 무대를 누비는 방법은 사실상 서울 입단만 남았다. 최용수(47) 서울 감독도 다시 찾아온 기성용 영입 기회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다. 27일 인천 유나이티드와 하나원큐 K리그1 2020 9라운드 홈경기(1-0 승)를 마친 뒤 “기성용은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에서 100경기 이상을 뛰었다. 변함없이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라고 설명했다.

최 감독이 여전히 높이 평가하지만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기성용 영입은 힘들다. 이미 4개월 전 기성용과 서울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위약금 때문에 자신을 원하는 K리그 팀으로 가지 못하는 기성용의 상황을 두고 서울이 해결책을 내놓지 않는 것에 곱지 않은 시선도 존재한다. 영입은 하지 않으면서 기성용이 다른 팀으로 갈 길을 막고 있다는 것이다.

2월 언론과 인터뷰 당시 기성용은 “팩트를 넘어 언론에 거짓 정보가 나오는 것 같아 속상하다. 제가 생각한 것과 다른 상황이 펼쳐질 수도 있겠다는 걸 많이 느꼈다”며 “제게는 팬ㆍ구단과 함께 동기부여를 갖고 가면서 뭔가 이뤄낸다는 가치가 돈보다 더 특별하다. 그런 게 제 생각과 많이 달리 비치는 것 같다. 앞으로 한국에 올지 안 올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원만한 해결점이 보이지 않은 서울과 관계 속에 그가 다시 서울행을 저울질할 가능성은 희박해졌다.

이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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